6월5일 월요일
상현과 헌팅을 나섰다.
주된 헌팅장소는 막창집과 홍릉수목원, 북촌한옥마을이었다.
막창집은 기석 엄마의 일터이고
홍릉수목원은 비밀이다.
북촌한옥마을은 골목을 보기 위함이었다.
막창집은 왕십리를 찾아가 보았다. 워낙 유명한 곳인지라…….
하지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화적으로 그림이 좋지 않고 촬영하기에도 공간이 너무 열악하다.
제일 중요한 점은 불친절한 아주머니.
물론 아주머니에게 뭐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 더운 날씨에 웃으며 맞아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절대 뭐라 하는 것은 아니다.
홍릉수목원은 장소만 생각하고 찾아간 나의 실수였다.
일요일만 시민에게 개장을 한다고 한다.
역시 문을 지키는 아저씨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계셨지만 담당자의 연락처를 친절히 가르쳐주셨다.
담당자분은 영화사라는 말에 꼼꼼히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절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방침이 그렇다는 말을 더했고. 나는 다른 방법은 없냐고 물어보았지만 그런 방법은 없다고 한다.
과연 사실일까.
아무튼 홍릉수목원은 포기했다.
수목원이 거기뿐이겠는가.
음
수목원을 나와 영화진흥위원회를 지나 세종대왕기념관을 끼고 불법 좌회전을 하면 비탈진 언덕이 나온다.
우리는 골목을 살피러 언덕 위로 올라갔다.
언덕 위에서는 세종대왕기념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골목은 재미있게 구불구불했다.
상현은 만족해했고 나도 재미있어서, 거의 1시간을 투자해 둘러보았다.
날씨는 무지 더웠다.
상현이는 바지를 걷어붙이고 언덕을 오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골목을 뒤지다보니 ‘그리스도의 교회’가 있었다.
청량리 어린이집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교회 내부가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영진에 찾아오는 일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 봐도 좋을 것이다.
주차는 제일 슈퍼마켓 앞 쪽에 해야 한다.
어쩌면 감독님도 만족해하실 것 같고.
사진을 곧 올리겠음.
놀이터도 예쁘고 꼬마들도 귀엽고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예쁘고.
들어가서 앉아 있으면 내가 정말 착한사람이 될 것 같은 그런 예쁜 교회.
언덕을 내려오며 좋은 곳을 찾았다며
금광을 찾은 모험가보다 더 기뻐하는 상현.
나도 덩달아 기분이 날아갈 듯.
정작 골목을 보기위해 찾아간 북촌한옥마을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길은 비좁고 여기저기서 공사가 진행 중이고
언덕은 가파른 곳이 많아 이동도 불편했다.
전경도 높은 곳에서 보는 기와가 전부 일뿐 개개의 집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볼품이 없었다.
예전의 집도 지금의 집도 아닌 변종들이 대부분이었다.
상현은 괜찮은 골목을 찾아 사진을 찍었고 그 뒤를 따라 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다.
상현이는 체력도 무지 좋은 듯.
헌팅에서 돌아와 밥을 먹고 헌팅보고서를 정리했다.
회의도 했다.
회의 때는 태극기팀의 양식을 건네받았다.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이 맡은 부분의 양식을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다.
태극기팀의 양식을 보고 있자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태욱이와 나, 선영이는 기죽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하다보면 정상은 우리의 발아래 멋진 전경과 함께 펼쳐질 것이다.
그때까지 mr.총알 제작부 파이팅.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