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출근해 밀린 제직일지를 정리했다.
하나둘 밀리기 시작하니 양도 많아졌고 내용도 부실하다.
-죄송합니다.―
빨리 정리를 하고 하루 분씩을 꼼꼼히 올리면 양질의 일지가 나오지 않을까
그래야 하는데…….
아무튼 오전 두 시간은 일지를 정리했고 오후 4시간은 약도 정리와 헌팅보고서 정리를 했다.
이후에는 헌팅을 나섰다.
확인헌팅 차원의 미비한 사진을 보충하는 헌팅이어서 수월했다.
왕십리막창골목은 다음으로 미뤘다.
한번 들어가면 한 시간을 고스란히 도로에 헌납해야 한다는 결론에서였다.
사무실로 돌아와 차를 반납하고 퇴근을 했다. 다들 술이 생각나는 분위기.
나는 오늘 집에 간다.
집에 가는 전철에서 차부장님과 잠시 동행했다.
20여분동안 체크카드에서부터 할인카드 등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부장님 말이-
‘남자들, 남자들 대부분이 이런 걸 창피해해. 하지만 그건 바보 같은 거야. 열 번하면 한번 공짜로 주는 것도 다 내 돈이야. 안 그래? 다 받아먹어야해.
나도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내 몫을 챙겨먹어야지.
-누구든 카드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전문가 차부장님을 추천해 드립니다.―
-진섭씨 제작일지에 대해 입을 열다.
‘왜 나 지각 한 걸 거기다 적고 그래 당신. 자기가 지각한 건 쏙 빼놓고 말이야. 당신 너무 치사한 거 아냐?’
내가 지각한 것도 적었고 진섭씨가 지각한 것도 적었는데.
진섭씨는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창피한 것 같다.
웃음.
누가 그랬다.
-세상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다.―
사무실 사람들의 반응이 느껴진다. 서로 할 말 없이 인사만 하고 지나칠 때.
‘일지 잘 보고 있어요.’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
그래도 일상의 주전부리처럼 여기저기서 바스락대는 소리가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