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2일 월요일
주말에 집을 다녀왔다. 식구들을 만나고 엄마가 해주신 맛있는 밥도 먹고 푹 쉬다 올라왔다.
저녁에는 친구들과 소주를 마셨는데 예전 같지 않았다. 내일을 생각하니 술이 달지 않았다.
아직 적응기간이 필요한 거다.
은행에 볼일이 있어 출근을 서둘렀다.
비가 주적주적 도로를 적시고 있다.
회사에 도착해서 한국제작부 협회 제작일지에 들어갔다. 아직 ‘총알’의 자리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기획실장님의 호출이 있었다. 계약 때문이었다. 도장을 찍고 주소를 기재하고 이름을 적었다.
‘넌 이제 큰일 났다. 이게 노예문서야.’ 라며 농담을 거시는 한실장님의 농담에 같은 미소를 보냈지만.
마음 한 구석이 무거운 것은 왜일까?
아무튼 무사히 계약을 마쳤다.
진섭씨와 헌팅을 나왔다.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굵어져 운전이 힘들 정도로 퍼붓기 시작했다. 진섭씨는 창밖을 바라보며 잠깐 고민을 하는 듯하다.
우리는 화성으로 기수를 돌리기로 결정했다.
서울을 빠져나오니 모내기를 끝낸 논의 벼들이 내리는 빗속에 아련히 푸르렀다.
진섭씨는 ‘촬영이 한참일 때면 쟤네들의 키가 많이 자라있겠죠.’하며 웃었다.
우리에게는 넓은 들이 펼쳐진 공간이 필요했다. 진섭씨는 꼼꼼히 장소를 살폈지만
나는 모든 들과 산이 예쁘고 아름다웠다.
멀리 화성까지 오느라 점심을 거른 상태였다. 오후 3시를 넘긴 시간.
진섭씨는 배가 고프냐고 물어왔다. 나는 괜찮다고, 때를 지나니 배고프지 않다고 말했다.
진섭씨는 하늘이 어두워서 금방 깜깜해질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결국 점심을 7시 이후로 미루고 헌팅장소를 찾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회사에 돌아오자 8시가 넘고 있었다. 헌팅장소 사진과 보고서를 정리하고 제작부회의에 들어갔다.
제작부장: ppl관련 업체들과 접촉중입니다.
제작실장: 꼼꼼히 확인하시고 꼭 필요한 물품은 신경 써야 합니다.
제작부장: 경찰서는 서울에서 힘들 것 같습니다.
제작실장: 청주나 성남 쪽에 전화해 둘 테니 내일 확인하세요.
그리고 부장님은 병원과 강당, 빠 등에 대해 말했고 실장님은 예산안 보고 등을 말했다.
회의 내용이 어느 정도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일은 과천인근지역에서 2층 고급 단독주택을 물색할 것이다.
헌팅 하는 팀이 많아 내일은 진섭씨가 자기 차를 가져오기로 했다.
오늘 대표님이 제작일지가 뭐냐며 어떻게 구성되고 어디에 기제가 되는지를 물어왔다.
음
심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