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 목요일 -태욱과 서울을 서성이다-
사무실에 일찍 출근을 했다.
‘니네들 나없다고 늦게 출근하고 그러면 사람들 보기가 어떻겠나. 무슨 말하는지 알겠지,’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선영이가 걸레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다.
성실하고 참 착한 아가씨다.
태욱도 곧 달라붙는다.
귀찮을 것 같았던 청소가 즐겁게 느껴진다.
청소가 끝날 즘에 차 한대가 도착했다.
2박3일간 사용할 차량이었다.
태욱과 나는 작은 승용차(베르나)를 타고 신나게 헌팅에 나섰다.
골목과 공사장을 찾기 위해 신림동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다.
허나 무당파의 고수가 쳐놓은 진에 빠진 듯 비슷비슷한 골목에, 도로에 정신만 혼미해지고 졸음이 쏟아졌다.
그 와중에 세군데 정도를 찍긴 했지만 괜찮은 장소라고 말하기에는 뭐한 그저 그런 장소들이었다.
-공사장은 도로에 인접해 있고 병원의 진료실은 작았다.―
준비해 온 곳을 다 돌고 사무실로 향했다.
일정은 빡빡했으나 남는 게 없는 장사인 듯, 마음은 무겁다.
사무실 복귀 후 태욱과 밀린 업무를 확인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시간은 전과 다름없이 1초씩 동일하게 움직이지만 느껴지기에는 한없이 경쾌하고 리드미컬했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다.
다들 6시 칼퇴근을 다짐했지만(감독님, 조감독님, 제작실장님, 부장님 등등이 모두 없는 상황),
모두 정신없이 일에 빠져 있다.
얼마간의 일이 정리된 것일까.
선영이와 태욱이, 우리 셋은 회의실에서 조용히 회의를 했다.
지방팀이 복귀했을 때 욕먹지 않기 위해 하나씩 짚어가며 일을 확인했다.
사무실을 나서며 뒤를 돌아본다.
아직 할 일이 남은 듯, 발걸음이 무겁다.
무엇을 해야 하나.
내일은 좀 더 꼼꼼히 확인을 해 보아야겠다.
-지방헌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정말.
정말 집중해서 준비하고 계신듯.,
멋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