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mr.총알- 24. 방아쇠는 당겨졌다. -비와 콘티회의.-

mssun
2006년 06월 11일 15시 02분 53초 1956
6월10일 토요일. -비가 온다.―

여관방에서 눈을 떴다.
선영이의 전화가 있었다.
시간은 11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선영의 전화에, 빨리 들어오라는 전화일거란 생각에 짜증이 밀려왔다.
‘오빠 선영인데요. 어디세요?’
‘오빠 식사하셔야죠.’
‘네 그래야죠. 금방 들어갈게요.’
‘아니 그게 아니고 식사 때문에 전화했어요. 드시고 오는지 아닌지…….’
‘아, 네. 들어가서 먹을게요.’
참착한 선영씨. 어제의 과음으로 해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조감독님과 진섭씨, 상현은 한명씩 부스스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사무실에는 간만에 하정씨도 나왔다.
반가운 인사.
며칠 보지 못했다고 어색해진다.
하정이는 붙임성 좋게 다가와 ‘오빠 저 보고 싶었죠.’한다.
얼굴이 빨개질 뻔 했다.
1차 콘티가 완성되었다며 기뻐하는 하정이

사무실에 앉아 1차 테스트촬영 계획표를 들여다본다.
태욱이는 날씨관련 보고서와 회의보고서정리를 하고 있다.
7월 중순에 시작되는 촬영일정을 짜기 위해서는 장마나 기후 등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테스트 촬영 시 연락이 누락되거나 준비가 미비한 부분을 체크해 본다.
다 됐다 싶었다. 어김없이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감독님이 500T 2개를 추가 주문했다 한다.
필름을 다시 주문하고,
CG팀은 자신들의 분량에 맞게 3시 이후에 들른다고 한다.
스케줄을 수정하고.
조명팀의 탑차와 발전차를 확인했다.

월요일에 있을 첫 테스트촬영을 앞두고 하늘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게 되면 공기 중에는 음이온이 많아져 사람자체를 우수에 젖게 만든다.
지금 동네를 나가보면 보따리를 가슴에 안고 각 동네를 대표하는 누나들이 동네어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 듯 서성이고 있을 것이다.
오늘 나는 자리에 진득하게 앉질 못하고 사무실 입구를 자꾸 서성인다.
미친놈처럼.
이번 첫 촬영이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맘이 간절하고
내게는 첫 촬영이라 부담도 많이 된다.
하지만 잘 될 것이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앗싸 파이팅. 제작부 파이팅. 'mr.총알'팀 파이팅.

오늘은 점심과 저녁 모두 중식을 먹었다.
과음 후에 먹는 볶음밥은 좋지 않다.
저녁으로 먹은 간짜장도 속에 부대낀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았는가.
모든 것이 용서되는 하루이다.

오늘따라 차부장님이 귀여워 보이는 것은 음주 때문인가.
비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미쳤는가?

콘티 회의.
조감독님이 콘티회의를 제안했다.
시간적으로 오늘이 좋다고 한다.
대표님이 제작부에게 콘티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을 한 이후여서 우리제작부도 연출부와 함께 콘티회의에 참석을 했다.
9시에 시작된 회의는 11시면 끝날 듯 했지만 다음날 아침5시에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용어들이 낯설어 어색했지만 차차 적응이 되었고 씬과 컷, 카메라장비, CG, 보출, 소품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영화’ 즐거운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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