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 후반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계가 해결되고,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존중받으며, 내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며 살고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감독님들도 작품을 같이 하자고 먼저 연락을 주신다.
물론 누군가 봤을 때, 이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월 1천만 원씩 버는 사람들, 억 단위 광고 제안을 먼저 받는 사람들, 3~4개 작품을 동시에 러브콜 받는 스타들에게는 이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원하는 꿈을 이루며 산다는 점에서 감사한 인생을 살고 있다. 내가 무언가를 타고나서일까? 절대 아니다. 나도 프로필 엄청 돌려도 연락 안 올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핵심 법칙만 알고 정말로 지킨다면, 당신도 이 글을 읽고 변하게 될 것이다.
<잘 되는 배우 따로 있다>
잘 안되는 배우일수록, 자신의 '의지'만을 믿는다. 배우가 되고자 하는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잘 되는 배우는 본인의 의지가 약한 것을 인정하고, 환경 구축을 잘 해둔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찾아서 스스로를 밀어 넣는다.
이 글을 보는 10명 중에 9명은 아마 그렇게 못 하고 있을 것이다. ① 스스로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인정해야 하며, ② 먼저 두드릴 용기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래 법칙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당신의 인생은 절대 지금과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환경 구축
환경 구축에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나를 끌어줄 수 있는 사람 = 멘토
두 번째,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 동료
첫 번째. [멘토]
멘토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정말 큰 영향력을 가진다. 나를 끌어줄 수 있는 멘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속도'와 '방향'에 있어서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벌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나본 적도 없다. 만나 본 적이 없으니 그 필요성 또한 잘 못 느낀다.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내가 꿈꾸는 삶이 불가능한 게 아니었구나’를 눈앞에서 보며 성장한다는 것은, 그 힘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열심히 달린 후 뒤돌아보면, 내가 그 모습이 되어있으니 말이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런 멘토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도움받을 수 있는 멘토는 절대 나에게 먼저 오지 않는다.”
왜냐, 내가 그 사람한테는 별로 필요가 없거든.
마음이 아픈가?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래서 무조건 먼저 찾아가야 한다. 멘토는 이마에 <나는 좋은 멘토>라고 써 붙이고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찾아가야 한다. 그러니 용기가 필요하고, 아무나 못한다. 근데 용기 내서 찾아가면 나를 반갑게 만나주는가? 당연히 아니다. 이유는 아까와 같다. 내가 그 사람한테는 별로 필요가 없거든...
사람과 사람이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주고받는 가치가 비슷해야만 한다. 사람이란 자신에게 필요할 때만 시간과 돈을 쓴다. 당신도 그러하듯.
그래서 처음에 그런 멘토를 만나려면 무조건 돈을 내고 배워야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처음에는 다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다. 돈이라도 내고 배울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것이다. 돈 내고도 못 배우는 경우가 더 많으니. (워린 버핏과 한 끼 식사를 하려면, 54억 원을 내야 한다.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돈이 오가지 않아도 그 관계는 유지된다. 하지만 그만큼 못 따라가면?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다.
‘돈을 내고 배운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 마인드, 법칙, 기술 등을 배우는 것이다. 근데 누군가는 같은 금액을 내도 한 분야 기술만 배우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똑똑한 소수는 멘토의 성공 방식을 계속 배우려 한다.
똑같이 기실에 와도 누군가는 연기만 배우는데, 누군가는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한 마인드부터 법칙들까지 다 배워간다. 그러니 1년 뒤에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지.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것을 배워갔으니 그 사람의 인생은 그러고 싶지 않아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내 인생을 뭔가 더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가? 근데 왜 가만히 있는가? 그게 말도 안 되는 것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절대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20살 이후부터는 당신이 만날 사람은 오로지 당신이 결정하는 것이며, 그 책임도 오로지 당신한테 있다. 질이 좋은 사람을 만나든 질이 나쁜 사람을 만나든, 다 당신 책임이다.
한 번은 제자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인복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제 주변에는 다 너무 좋은 사람들만 있어요. 전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왜 그럴까?
'그 제자가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주변에 괜찮은 사람들이 자꾸 붙는 것이다.
두 번째. [동료]
기실의 장점 중 하나가, ‘같은 꿈을 바라보는 좋은 동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근데 이 글을 보고 이런 마인드로 기실을 찾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게으르니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 좀 나아지겠지?’
... 그러면 그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도대체 무슨 죄인가.
내가 그 분위기를 만들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왔으면 좋겠다. 결국 무임승차하러 오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좋은 환경 속에서 홀로 낙오되기 때문이다. 주도적인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만이 기실에 와서 더 빛을 보고 잘 되어 나간다.
현재 기실 내부에는 배우들끼리 만든 크고 작은 연기 스터디들이 있다. 그중에서 여러 반이 모인 '기실 수련 배우 대표 공식 스터디'가 있다. 주도적으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연기력, 인성, 성실도는 말 할 것도 없다. 수업 외적으로 본인들끼리 연기 준비도 해보고, 촬영 실습도 해본다. 또 독서 스터디를 커리큘럼에 넣어서 다 같이 책을 읽고 나눔을 한다. (실제로 기실에는 독서를 하지 않는 배우가 거의 없다.) 그러니 그들의 성장도는 기대될 수밖에 없다.
기실 수련 배우 스터디 (촬영 실습)
동료라는 것도 ‘수준’이 맞아야 한다. 멘토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철학’은 비슷해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내 옆 사람은 내 수준을 말해준다. '나는 더 우위에 있는데 왜 이런 사람들하고 같이 지내야 하나.' 불만을 품을 이유가 하나 없다. 똑같으니까 만나고 있는 거다.
실력 있고 인성 되는 사람들끼리는 함께 가려 하지, 서로 질투하고 끌어내리지 않는다. 시기 질투가 왜 벌어지는지 아는가? 자기 주제를 모르고, 기본적으로 지능이 낮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핵심 키
동료든 멘토든, 가장 중요한 핵심 키는 이것이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
기실 수련 배우 스터디
“당신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가요?”
“네 맞습니다. 저는 착하거든요”라는 말은 하지 마라.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은 필요한 사람인가요?”를 묻는 것이다.
작품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작품에 필요한 사람'이다.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작품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멘토든 동료든, 배우 캐스팅이든 “당신이 나를 왜 만나야 하는가”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까 '멘토는 돈을 내고 만나야 한다'라는 말 역시, 멘토가 나를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서는 돈이 오가지는 않으니, 정말 더 필요한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니 끼리끼리 만날 수밖에.
솔직히 나는 처음에 배우가 되려면, ‘열심히 연기 공부하고, 오디션 보고 합격하면 작품 하는 것이고, 떨어지면 못하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다. 되돌아보니 그런 하찮은 마인드를 갖고 있었으니 당연히 안 되는 것이었다. 안 될 만했다. 이 마인드이면 5년 이상 노력해도 활동하기는 어렵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정말 이게 핵심 키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갈고닦고 있으면, 어떻게든 기회가 온다. 주변에서 당신과 함께 가고 싶어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니까. 이건 정말 진심이다.
기실 수련 배우들의 스터디가 있다면, 1년을 잘 수료한 졸업 배우들끼리 만든 스터디도 있다.
이들은 기실에 새로운 배우들이 들어오면, 1년 동안 매주 쓰는 수업 일지와 코치/동료들 사이의 평판, 성실도 등을 뒤에서 몰래(?) 지켜보다가, 좋은 배우가 있으면 미리 봐둔 후 졸업할 때 스터디 합류를 먼저 제안한다. 그러니 연기력, 인성, 성실도, 평판이 검증된 친구들만 모이게 된다.
기실 졸업 배우 스터디 '굴뚝' (대본 리딩 중)
이렇게 제대로 할 사람들은 기실의 커리큘럼이 끝나도 그들끼리 모여, ‘연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구축해나간다. 이번에는 서로 뜻을 모아 대학로 연극 무대를 기획하였고, 각본부터 연출, 배우까지 다 맡아 극을 만드는 중이다.
꾸준한 배우들끼리 모인 연극<열아홉 문유수>는 현재 텀블벅으로 6월 30일까지 예매가 가능하다. (하단 링크)
연기를 하는데 눈 떠보면 다 열심히 안 하는 사람들이고, 그다지 열정도 목표도 의지도 없다? 근데 그 와중에 나도 거기에 계속 몸담고 있다? 그곳에 계속 있다는 건 나도 그렇게 지속될 거라는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멘토까지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결과는 뻔하다.
이 글을 보고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꿈은 정말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10명 중 9명은 여전히 믿지 않고 안 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 글조차도 끝까지 못 읽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다 읽은 당신이 용기 내어 행동 하나라도 변화를 준다면, 당신의 인생은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원했던 인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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