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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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아침노을

ty6646
2009년 11월 04일 07시 15분 29초 2687
http://www.youtube.com/watch?v=FHAgSz1itcs
감히 아마추어라고 할수 없는 이사람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느 맨션 10층 계단을 내려오다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본 저멀리 빌딩숲 사이로 보이는 새빨간 지평선,
새벽이라고 해야할 시간 5시반경에 바라본
저 하늘때문에 살짝 감동했다.
때론 너무나 선명한 모습에 가슴 쏠린다
비갠뒤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아스팔트위로 햇살이 부서질때
태풍이 깨끗이 쓸고간 청명한 푸른 하늘
일상의 어느 한컷을 잡은 너무나 선명한 사진한장
그리고 오늘아침에 바라본 검은 건물뒤로
너무나 빨간 새벽하늘의 조화
그래서 살짝 감동까지 해버렸다.



30년전, 한겨울의 어느 새벽에 뜬금없이 눈이 떠진 한 소년은
출근하시는 아버지를 배웅하기위해 쫄래쫄래 엄마따라 밖으로 나갔다가
새벽겨울의 찬 바람에 사시나무 떨듯 엄마치마폭에 안겨
추운 새벽길을 나서서 걸어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그때 아버지가 걸어가시던 길끝위의 너무나도 선명하던 그 아침노을이
문득 오늘 아침에 다시 떠올랐다.
돌아가신 아버지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침노을이 너무나 예뻤기 때문이었을까
눈물이 날것같고해서 코한번 시원하게 풀었다.



나는 지금도 '아버지 보고싶습니다' 라기보다는
'아버지 미안합니다' 라고 달려가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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