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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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우린 다 지구를 떠나야한다...

winslet
2001년 09월 27일 18시 07분 24초 1155 5 2
새벽 두시..왕십리는 조용하다..

가끔 소릴 질러대며 싸워대는 아저씨들 빼고는..

심호흡 한번하고..쌀쌀해진 바람에 옷깃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왕십리가 테러당하는 상상을 하면서..

내가 저 지구핵 까지 무너져 내리는 상상을 하면서..

수억년 전 그곳에서 살았을 미지의 생물의 흔적과 조우하는

망상을 하면서..

그렇게 지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 투성이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숙집들 대문 이곳저곳에서

하릴없는 남정네들의 속삭임..

모두들 전화기를 잡고..

한넘은 술에 꼴았는지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야..내가 너 좋아하는거 아냐..'

한넘은 파자마 차림에 안감은 머리에 담배 꼴아물고

'사랑하는거 알잖냐..'
(그여자는 자길 사랑하는 남자의 차림이 저럴줄 어찌아리)

남정네들의 애처로운 사랑별곡을 다 들으면

조그만 반지하 내 보금자리가 있는,내 방..


고개를 들면 반짝이는 별빛...

만성피로와 만성우울증을 떨쳐내는

상큼한 하루를 꿈꾸며

저 별에서 날 데리고갈 어떤 외계생물로 인해

지구를 떠나는 꿈을 꾸며



난 새벽 세시가 되어서야

그렇게 잠이 든다.....



망상, 상상..

사랑에 대한 바보같은 환상...

우린..다 지구를 떠나야한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yethink
2001.09.27 21:19
난 지금 사무실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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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1.09.28 03:40
그럼... 지구는 누가 지키나요? 독수리 오형제는 전원일기 본다는 루머가 있고 마징가 z는 비너스와 바람났다. 그러고... 슈퍼맨은 테러 났는 데 어디 갔는 지 보이 질 않고.... 그래도 님아 나는 지구 중에 한국을 지키렵니다 ^^;;
videorental
2001.09.28 14:44
모...화성쯤에 새살림이나....쩝
winslet
글쓴이
2001.09.28 22:37
생각보다 지구를 사랑하는 님이 많군여...^^;;;;나만그런거였어..흐흑..
vincent
2001.09.29 06:34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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