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찍 등산을 가려고 했는데..
어제 외국인 친구 "샤"와 울릉도 막걸리(울릉도 막걸리는 신맛이 좀 강하더군요. 단맛은 거의 없어서 사이다를 타먹기도 한답니다. 알콜도수는 9도!)를 먹고, 또 이친구가 일본에서 먹었다며 "진로소주"를 외치는 바람에 과음을 했습니다.
-.-;; 그래서 결국 늦잠을 잤다는 말씀
그래서 오늘은 느즈막히 동네를 한번 휘휘 돌아댕기고,
(주변분들이 제가 울릉도 주민 다됐다고 하네요. 중매를 서겠다는
아주머니도 한분 계십니다)
죽도에 갔습니다.
죽도는 아마 대나무가 많아 죽도인가 봅니다.
제가 민박하고 있는 저동에서 죽도로 바로 가는 배가 2시간 간격으로 있습니다. 죽도까지는 한 15분 거리인데, 참 좋더군요.
(왕복요금 7천원, 죽도입장료 천이백원)
섬이 생긴건 꼭 찌그러진 케익같이 생겨서 아담한 것이, 2시간 정도 걸으면 섬일주를 할 수 있습니다.
주변 바닷물도 얼마나 맑은지 가까운 곳은 바닷속 자갈이랑 미역이
다 비칩니다. 물색이 꼭 사파이어 같더군요.
큰 더덕밭도 있길래 더덕을 좀 샀습니다. 사고보니 일일이 까서 요리해야 되기에 좀 귀찮은 생각은 듭니다만...(귀찮은데 핑크멜한테나 선물로 줄까?) 냄새는 참 좋습니다.
죽도에서 낚시하면서 짜장면을 시키신 아저씨들이 계셔서 낚시얘기도 하고 배달오신 분하고도 울릉도 얘기 좀 했습니다.
울릉도는 올해 퍽 가뭄이 심하다고 합니다. (특히 죽도 가실때는 물을 꼭 지참하세요, 물티슈도요!) 비가 딱 두번왔다고 하더군요.
울릉도에는 몇가지 없는것이 있는데 도둑, 차선, 신호등(울릉도에 딱 한군데만 신호등이 있답니다)등등...
배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에 딱 세가구가 살았고, 학생도 세명인 분교가 있다가 폐교가 되었다는 이야기...
어쨌든 울릉도는 참 재밌는 곳이고, 사람들이 굉장히 순박합니다.
(제 선글라스를 온동네 아줌마들이 멋지다고 다 껴봤습니다)
어쨌든...죽도 여행을 마치고 나서는 저희 민박집 주인아주머니하고
마실을 갔습니다. 가서 복분자주를 맥주잔 만한 잔에 두잔 얻어 마시고(이동네에서 제가 어제 외국인하고 다녔다고 통역하는 아가씨라고 소문이 났답니다), 아저씨한테는 낚시대도 빌리고 했습니다.
복분자주에 취해서 잠시 쉬다가 집 앞에 낚시를 갔습니다.
하얀 오징어 내장과 새우를 미끼로 가져갔는데, 저녁무렵이라 그랬는지, 쬐그만 아지(고등어랑 비슷한 생선)만 겨우 두마리 낚고 말았습니다.
내일은,
오늘 민박집에 이웃하게 된 나주출신 두자매하고 저희 민박집에 꼭 묵고 싶어한 해남아저씨하고 등산과 택시관광을 갑니다.
새벽5시에는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여행은 바쁜일정으로 와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것 보다는
느긋하게 몇군데 안가더라도, 깊게 보는 편이 좋은것 같습니다.
핑크멜님의 요청으로 사진을 찍고는 있는데...
잘 나와서 나중에 게시판에 올리면 좋겠네요. 제 썬그라스 끼고 찍은 저희 민박집 아주머니와 이웃 아주머니 사진도 있답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