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 연기 이론과 노하우
1,076 개

보조 출연+이미지 단역, 현장 경험에 도움이 진짜 안 될까? (아무도 안 하는 이야기)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2025년 03월 31일 01시 39분 50초 29

모가디슈 1.jpg

 

보조출연은 현장에서 '출연자'라고 불리고, 배우로 대우해 주지는 않아요. 그리고 NG가 나도 왜 그런지 자세하게 설명을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번 찍으면 ‘뭐지?’ 싶어도 그냥 시키는 대로 반복해야 해요. 그림이 빌 때 배경처럼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전에 대본을 받지는 못하고, 현장 가서 촬영 직전에 어떤 상황인지/어떤 식으로 연기하면 되는지 설명 듣고 즉석에서 간단한(어렵지 않은) 연기를 하게 됩니다.

이미지 단역, 대사는 없지만 촬영 전 대본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씬에 본인이 출연하는지,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대사가 필요한 경우, 즉석에서 요청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보조 출연자와 구분되어, '배우'로 불립니다. 그러나 단체로 들어가는 씬(떼씬)에서 분량이 적은 이미지 단역의 경우 보조출연자와 같이 연기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내가 보출인지 이미지 단역인지 헷갈릴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좀 더 화면에 집중해서 잡혀야 하는 씬일 때, 연기력이 필요할 때, 혹은 외모가 더 뛰어나야 할 때는 보조출연자를 뒤로 미루고 이미지 단역을 카메라 앞쪽으로 세웁니다.

이때!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 보조출연으로 참여한 경우, 멘탈이 많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단순 돈벌이가 아니라, 그래도 배우라는 꿈을 갖고 화면에 한 번이라도 잡혀보고 싶은 마음을 속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배우처럼 촬영이란 걸 해보고 싶어 그 자리에 간 건데, 카메라 뒤쪽으로 쉽게 보내지고, 더 심한 경우 외모가 떨어진다고 멀리 보내거나 하는 등 비교적 가볍게 취급되어지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습니다.

모가디슈 2.jpg

 

캐스팅 과정은 이렇습니다. 제작사에서 작품 오디션을 볼 때 이미지 단역을 모집한다고 처음부터 명시할 수도 있고요. 혹은 주요 배역을 오디션을 보고, 오디션장에서 만약 주요 배역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지 단역도 가능하냐고 질문 후 기록해갑니다. 제작사, 캐스팅 디렉터,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이미지 단역도 작은 역할이지만 절대 촬영을 펑크 내면 안 되기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연기자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롤이 주어지기 때문에 연기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하고요.

보출은 보조출연 업체들이 여러 군데 있어요. 자기가 원할 때 스케줄을 조정해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현장마다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너무 춥거나 더운 날씨에 야외 촬영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촬영장 가서 시간을 좀 보내면 돈을 나쁘지 않게 주니 한번 시작하면 오래 일하는 분들이 많아요. 촬영보다는 사실 대기 시간이 더 길 때가 많아서 쉬고 놀 시간이 더 많고요. 그 시간에 다른 보조출연자들과 부담 없이 담소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숙박 촬영이면, 숙소도 알아서 잡아주고 거기서 보출 친구들하고 놀 수도 있어요. 그래서 유대가 끈끈하고, 몇 년씩 돈벌이 직업으로 이 일을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모가디슈 3.jpg

근데.. 이미지 단역은 몰라도 보조출연은 배우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좋아요. 자존감을 위해서라도요.

배우를 꿈꾸고 나서 처음에는 잘 모른 채, 우선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보조출연부터 두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보조 출연 열심히 한다고 좋은 배우가 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보조출연은 일반인들도 합니다. 연기력이 그렇게 필요 없다는 겁니다. 연기력이 필요 없는 곳에 자주 노출되는데, 실력이 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단순 돈을 벌기 위해서, 다른 알바 대신 보조출연하는 것은 괜찮아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하는 행동이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그러나 만약 당신이 배우가 되기 위해/현장 경험을 위해 보조출연을 하려는 것이라면, 그건 다시 생각해 보세요.

좋은 배우가 되고자 한다면, 보조출연 횟수를 늘릴 게 아니라 연기를 제대로 배워서 연기 실력을 먼저 올리고, 작아도 제대로 된 배역을 맡아 인물을 분석하고 연기할 수 있는 작품에, 당당히 배우라는 이름으로 참여하세요. 그래야 연기도 늡니다.

모가디슈 4.jpg

물론 현장에 나가면, 자존감은 떨어져도 좋은 동기부여는 될 수 있어요. 독기가 생길 순 있습니다. '보조출연하면, 좀 더 해서 단역이라도 해야겠다. 단역이면 더 잘 되어서 조연, 주연해야겠다.'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런 마음을 얻고자 가는 거라면 1~2번은 나쁘지는 않은데, 그 이상은 추천하지 않아요. 그보단 실력을 쌓는데 집중하는 것이 본인 목표를 이루는 데 더 이득일 겁니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철학과 시스템>

https://movie119.modoo.at/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조회
보조 출연+이미지 단역, 현장 경험에 도움이 진짜 안 될까? (아무도 안 하는 이야기)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29
감독님들 안녕하십니까 sugo1018 59
넷플릭스 미드 <소년의 시간>, 단 한 명도 NG 내면 안 된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75
연기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데, 잘 되기를 바란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53
“연기할 때, 웃는 게 어려워요” 해결 방법 3가지 + 이순재 배우 인터뷰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50
해외에서 이 카메라가 폭발적으로 팔리는 이유! 블랙매직 Pyxis 6K 완벽 분석 편집하는남자 47
[희/락 연기] 나는 왜 밝은 연기가 어려울까? - 원인 6가지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54
매체/방송연기학원, 10명 중 9명은 후회하는 이유 언화연기학원 60
연기에, 당신의 단점을 활용해라.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75
이 사이트의 성격상 배우 분들이나 배우를 지망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글을 씁니다. nataikun74 99
분석이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연기 접근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데니스2000 69
자동 초점으로 더 편하게! AF로 진화한 아나몰픽 렌즈 편집하는남자 62
'가상의 상황을 믿고 상상하는 게 어려울 때' 기억할 것.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49
상대 배우와 연기할 때, 결과물 300% 뽑는 마인드 (필독)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67
[원본영상 제공] 넷플릭스급 색감! 나 혼자서도 만든다! 블랙매직 Pyxis 6K VS F 편집하는남자 79
겨울왕국 '안나'가, 신인 배우들에게 전한 것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41
충동에 의한, 자유로운 연기를 하려면.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48
배우 필수 능력 [전달력] - 초보자 독학 연습 방법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79
배우 프로필 잘 찍는 법, 딱 3가지만 기억하세요 루카스리 133
'연기 같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면.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77
1 / 54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