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weirdo
2004년 07월 15일 01시 24분 08초 2708 4
잠깐 이상 증세를 보이던 오른쪽 눈이 말끔해지자,
이번엔 왼쪽눈에 염증이 생겨 퉁퉁 부어버렸습니다.
기억 가물거리는 어린시절 이후 이런 '눈병'은 처음인가 봅니다.

'눈병' 걸린 아이들이 적잖이 등장하는 '꽃봄'인 탓에
"나야말로 제대로 '꽃봄'에 빠져든 것"이라고 거들먹 거려 보기도 합니다.

눈에 안약을 넣어준 뒤
흐르는 약물을 능숙하게 훔쳐주던 간호사양의 손가락이 인상적이었고요.


오늘은, 키가 6~7미터쯤은 되는 나무 한그루를 덕소 어느 가게 앞으로 옮겨다 심어 놓았습니다.
내일, 현우가 두번쯤 만나게 될 나무죠.
나뭇잎 뜯기고 밑둥이 잘린 채, 낯선 곳 시멘트 구덩이에 파묻히고, 하루면 다시 끌려나갈.
고마워.


네, 내일 15일,
현우가 사는 남양주 덕소에서의 촬영이 끝나면
우리 제작부 김호세군은 더 이상 밥집을 섭외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입니다.



이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요.

비가 많이 오면 내일 촬영은 못하게 될텐데요.

이제 마지막이란 말입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marlowe71
2004.07.15 01:57
드디어 마지막이로군요. ^^;; ...이대로 본다면 비가 올듯도 싶은데.
수고하셨어요. 마지막 수고가 되시길 빌겠사옵니다.
weirdo
글쓴이
2004.07.15 11:54
네, 촬영이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사무실에 모여 인사 나누는 스탶들의 얼굴은 -헛탕 친 것 치고는- 밝은 편입니다.
천안에서 부랴부랴 올라온 어느 분 까지도.
hose0403
2004.07.15 13:37
그렇게 꼭 집어서 내 이름을 넣다니. 그래도 형 ! 당분간은 계속 밥집 섭외하고 싶네요..
아쉬움이 남아서......
uni592
2004.07.15 23:50
그 날은 눈이 너무 많이 오던 날이었습니다. 집이 먼 저는 아침에 일찍 출발을 했더랬습니다. 결국 중간에 촬영취소결정이 났고 스텝들에게 부지런히 전화가 갔습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일찍 나와야만 하는 일부 스텝들이 있지요. 연출,제작, 촬영 뭐 그런 부서들 말입니다. 결국 모인 사람은 허한 마음을 부여잡고 신선설농탕에서 아침을 먹구 사무실로 돌아와 인터넷 좀 하다가... (중간에 반은 갔음) 감독님이 쏘셔서 "영웅"을 보러 메가박스로 갔습니다. 감독님 싸랑해요!!! (맛있는 차도 사주셨어요.) 영웅 재밌었고. 많이 오던 그날의 눈도 좋았더랬습니다. 과연 그게 언제였던가 싶군요. 기나긴 행군을 해오셨던 꽃봄의 스텝분들 수고하셨어요. 아울러 제가 아는 몇몇 분들도... 영화, 너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X드X님 어서 촬영을 끝내고 술을 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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