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이엠티, 저엠티, 오리엔테이션....
아무튼 4년을 통털어 두번인가 밖에는 가본적이 없습니다...
여러사람들과 어울리는걸 싫어하는 탓이죠.
극도의 개인주의.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지난 주말, 제가 속한 한 단체에서 엠티를 간다고 해서.....
오랜 망설임 끝에, 그곳에 가입한 이유를 자문하다가 뒤늦게 신청하고 함께 했습니다.
강촌 1박2일.
초등학교 3학년 아이부터 50대 어른까지 한 30명쯤?
(그중 여성이 네명뿐이었다는 사실이 좀 슬프긴 했지만....
하긴, 화장실이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에 비하면 뭐....)
강촌중에서도 북적거리는 곳 아닌 깊숙한 산속에 홀로 묻힌 민박집이었습니다.
주변엔 오직 숲과 작은 개울뿐.
낮엔,
고개넘어 홍천강에 가서 입은 옷 그대로 물속에 빠진 채, 전원이 수구를 했습니다.
운동역시 혼자하는 것만을 즐기다가....
이렇게 수십명이 함께한 "스포츠"는 고등학교 체육시간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너무 재미있었지요.
저녁엔,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고 술을 마시고,
여기저기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데뷔전의 서태지와 음악친구였다는 분의 노래도 듣고.
한사람씩 억지로 노래를 시키려는 분위기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날의 히트곡은 "천년여왕" 이었습니다.
밤엔,
태어나서 가장 또렷하고 가깝게 북두칠성을 볼 수 있었고,
하늘을 가득 메운(정말 가득!) 별들에 두 눈이 행복해질 지경이었습니다.
경희대학교 천문대에서 일하는 분도 계셨는데, 이정도면 '굉장히' 잘 보이는거라며 놀라워 하셨어요.
그분의 설명으로 여러 별자리에 대한 현장학습을 했지만, 기억나는건 거의 없네요.
은하수도 보았고, 별똥별도 두 번이나 보았고, 한 친구는 유.에프.오. 도 봤다고 했지요.
(전 외계인에 대한 존재를 99% 믿습니다. 저역시 유에프오를 본적이 있고. --;)
밤하늘에 인공위성이 육안으로 보인다는걸 아십니까?
한 10분만 올려보고 있으면 한 대씩(--;) 지나간다고....
더 늦은 밤엔,
혹시, "마피아 게임"을 아세요?
한 10명이상은 모여야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던데....
전 처음이었는데. 설명을 듣고 연습게임 한번 하는 순간까지도 그저그렇던 것이,
게임을 거듭할수록 즐거움이 넘치더군요.
돈이 걸린것도 아니고 벌칙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과정만을 즐기는.. 아주 건전한....
결국 동이 틀 때까지 한숨도 쉬지 않고 마피아 색출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어찌나 흥미진진하던지.... 시간 가는줄 몰랐죠.
아침엔,
어설프게 밥을 만들어먹고, 청량리 역으로 잘 돌아와서 짜장면을 먹고,
몇몇의 뒷풀이팀과, 저를 포함한 복귀팀으로 나뉘어지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간만에 기차를 타보는것이라 기대됐었는데,
이번에 이용한 무궁화호는, 너무 부드러운 것이.... 영 재미가 없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무박2일을 보내고.... 잘 돌아와서.... 월요일까지 비몽사몽 기분좋게 보냈으나....
화요일의 잔인한 사건.... 그리고 오늘 수요일까지....
자폭 직전까지 이르다가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뭐라도 해보려다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네요.
힘든 이틀, 그리고 내일.... 일겁니다.
음.... 결론이 뭐냐면.... 엠티 즐거웠습니다.
이 더위에 다들 바삐 일하시는데 혼자 놀다 와서.... ^^;
1박2일. 주말을 이용해보자구요.
sadsong / 4444 / ㅈ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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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너무 평온하다 했어.... 한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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