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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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에게 가장 큰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본 나..

ukoasisliam
2001년 08월 09일 16시 17분 24초 1329 1 2
오늘 새벽은 항상 커다란 벽처럼 저를 지켜주시던 아버지가  제 앞에서 처음으로 서럽게 우시던 날입니다. 이유를 알고싶었지만 아버지 앞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제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제 방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아들아..이 아버지가 많이 늙었구나..."
정말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으로만 알았던 아버지도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이 제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고 슬픔이었습니다.
이젠 아버지도 누군가 자신에게 큰 사람이 되어주길 바라나 봅니다. 그 큰사람이 제가 되고싶지만 저는 아직도 눈물을 흘리는 어린 약자입니다. 얼른 우리 아버지처럼 되고 싶습니다. 보살핌만 받았던 이 약한 자식이 아버지의 큰 사람, 큰 벽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그 눈물로 저는 제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본 나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hjh718
2001.08.11 11:28
아버지.... 단 세글자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크게느껴지는 이유는
아버지이기 때문 입니다. 나를 만드신 나만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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