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총,균,쇠"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인간문명의 차이가 인종간 유전자 차이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외부환경인 무기, 세균, 철에 의해서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책입니다. 즉 선천적인 유전자나 인간의 지능 차이가 아닌 환경에 차이에 의해 생겨났다고 주장합니다.
좀 더 예를들어보죠. 아프리카 원주민은 유럽을 정복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유럽은 아프리카를 정복하고 식민지화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왜 이런일이 생겼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제까지는 유럽인이 똑똑해서 거나 부지런해서 그랬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주장이 틀렸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차이가 생겨났을까요? 이 책에서 말한 모든 내용을 다룰 수는 없지만, 당장 생각나는 두가지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세균에 대한 내성
유럽인에 의해 죽임당한 아프리카인들 중, 무기에 의한 죽음보다 병으로 인한 죽음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나요? 무기로 살상당한 인구보다 병이 옮아서 사망한 인구가 더 많다고 합니다. 유럽인들은 집약적인 농업과 가축으로 인해 동물의 치명적인 질병이 옮아왔습니다.
천연두 같은 질병은 소에게서 옮은 대표적인 질병이죠. 많은 인구가 사망하긴 했지만, 살아남은 인류는 해당 균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그 내성을 자손에게 물려주었습니다.
반면 아프리카는 이런 집약적인 농업과 가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말은 가축화에 성공했지만 아프리카 얼룩말은 가축화에 지금까지도 실패한 상태입니다. 유럽 소도 가축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동물이지만, 아프리카 들소는 가축화에 실패했습니다. 유럽인이 아프리카로 왔을 때 본인들은 내성이 있는 천연두같은 균을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 가져왔습니다.아프리카인들은 해당 균에 대한 내성이 없었고 질병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인구가 사망합니다.
2. 대륙의 모양
유라시아 지역의 대륙은 가로로 긴 형상입니다. 반명에 아메리카, 아프리카등은 세로로 긴 형상입니다. 이것은 후에 엄청난 차이를 만듭니다. 유라시아는 가로로 긴 대륙의 형상으로 인해 농작물의 전파가 쉬웠습니다. 기후나 환경은 주로 위도(가로축)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곳에서 작물화에 성공한 품종은 다른 지역으로 전파가 용이했습니다. 당연히 혁신의 속도가 빨랐습니다.
반면에 아메리카 대륙이나 아프리카 대륙은 세로로 길었기 때문에 위도가 하나의 대륙안에서 여러번 바뀌어서 기후나 환경의 차이가 심했습니다. 식량을 효율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나왔다고 해도 다른 지역으로의 전파는 느리거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집약적인 농업화가 불가능했습니다. 늦은 농업혁명은 도시화를 늦췄고 분업화를 늦춰서 사회의 발전속도에서 유라시아대륙과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인간의 문명은 해당 인종의 유전자, 지능, 의지력에 따라 차이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생겨난 결과입니다. 인간의 역사 자체에서 환경과 조건이 가장 중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삶에서도 똑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