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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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28일 01시 17분 56초 2973 3 4
날이 더워지니 요즘은 세팅을 기다리는 동안
제작부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다주고는 한다.
그런 때는 남은 아이스크림과 물, 음료를 아이스박스에 넣어두기 위해
덩어리 얼음도 두 개씩 따라온다.

엊그제 사온 검은 비닐봉지 안의 얼음에서는
비린내가 났다.
들으니, 얼음가게가 없어 닭집에서 사온 것이라고 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이맘때였다.
이틀째 되는 날
삼촌 고모들도 모두 지쳐 장례식장 방안에서 눈을 붙이고 계시고
내가 심부름으로 얼음을 사러 나갔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가면 얼음파는 데가 있다고 아버지는 일러주셨다.
봄날 한낮의 도매시장은 한산했다.
시장 냄새.
나는 장례식장에서 빌려입은 검은 상복차림이었다.
천정이 높은 창고 건물로 들어가 기둥에 매달린 버저를 누르니
때르릉 큰 벨소리가 들린다.
사람이 나와, 내 얘기를 듣더니
두툼한 털잠바를 입고 얼음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집게로 큰 얼음덩이를 끌어와서 기계톱으로 반을 썰어준다.
얼음덩어리가 든 검은 비닐봉투를
가슴에 끌어안고 창고를 나왔다.
해가 쨍하고 가슴이 차겁고 머리가 핑 돌던 느낌.

더 어렸을 때, 한여름에 돌아가신 이용수아저씨 장례 때는
시신을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비닐로 싸맸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비닐 속에 물이 차 출렁이고 터질듯이 부풀었다고.
출상 때는 사람이 없어 우리 아버지가 상여에 올라가 종을 울리면서
이제 가면 언제 오나 하는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냥, 그 덩어리 얼음을 보니 생각이 났다.
폴라포 스포츠맛 속에는
의문의 성분 '빙빙단A'가 들어있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ilbob
2004.04.28 01:25
http://kin.naver.com/browse/db_detail.php?dir_id=80608&docid=192189
lifesky
2004.04.29 17:15
그렇군요.. 세상에나..
빙빙단 A가 뭘까 폴라포먹으면서 열라 궁금했는데..
감솨....
ryoranki
2004.05.18 00:13
아 그런게 있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