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18일 월요일 / 어제날씨: 개판 오분전(눈 왔다가 비 왔다가 해 떳다가 바람 졸라 불다가 말다가....) / 6회촬영 끝난날 (무사고 18일째)
- 앞으로 수유리는 비인간적 촬영구역(Anti human shuting area- 아싸 잘도 지어낸다)으로 선포하겠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 이런 낙후된 시민의식을 가진 곳이 있는지 비통함을 감출길이 없습니다. 더불어 덜생긴 우리 두명의 주연배우로도 구름같은 인파를 생성할수있다는 것에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하며 위로를 삼아봅니다.
-배우라는 직업 어떻게 보면 참으로 못해먹을 짓입니다. 좌불안석 조감독의 농락에 슛들어가기 6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다려야 하질 않나... (쩝 진영씨 동근씨 지송 합니다 ㅡ.ㅡ; 뭘 먼저 찍을지 도통 말을 해줘야 말이죠. 이해하시죠?) 또, 촬영할때나 안할때나 그들의 팬들은 이름뒤에 ~씨,~님, ~군,~양 따위를 붙여주는일이 결코 없습니다. 좋습니다. 공인으로서 이름석자가 대표적 고유명사가 될수있는 인물들이기에.... 그러나 "예수 믿으세요" 에서 예수에 "님"짜 안붙이는건 좀 심한거 아냐? 예수가 니 친구냐?(참고로 전 철저한 무교론자입니다. 예수넘, 부처넘이라 부르고 살고있으며 그 연유로 벼락 한번 맞은일 없으며 구덩이에 빠져 본 일도 없습니다)
-한채영 첫 분량의 촬영을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단지 한채영의 육신에 눈이 멀어 아무관련 없이 참석해 준 수 많은 떨거지 식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채영의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하여 간략하게나마 소개하자면...
쩌억~ 침질질... 입니다. 제 뜻이 여러분들과 통했으리라 믿고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18일간의 강행군으로 드디어 오야붕의 몸상태에 적색 경보가 켜졌습니다. 평균 24시간 촬영에 밤마다 추위와 바람에 견뎌야 하는 쌩고생으로 감독님과 조감독, 제작부 두명이 동시에 감기 몸살에 시달렸습니다. 어제 새벽 3시경에 콧물을 입술 바로윗까지 흘러내린 상태로 제 방에 들어와 내일 촬영을 빵구내자고 눈물을 흘리며 간곡히 부탁 하시던 감독님에게 "수많은 스텝들이 원하는 걸 절대 해줄수 없지 않느냐?. 그런 나약한 정신 상태로 어떻게 스텝을 괴롭힐 수 있겠는가? 라며 촬영강행군을 조장한 자랑스런 조감독 덕에 오야봉의 건강 상태는 더욱 악화 되었고 더불어 조감독의 성대는 금이 가고 메가폰에서 흘러나오는 쉔 목소리는 스텝들의 고막을 괴롭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죄송 합니다
-섹션TV에 첫 홍보 방송이 나간 이후 주변의 반응들이 열화와 같습니다. 덜생긴 주연배우들의 호흡도 이젠 어느정도 잘 맞아 가는듯 하고 오야붕을 비롯한 스텝 분들의 호홉도 척척 맞아 떨어집니다. 현장에서 큰소리 내지르는 사람 하나없이(보조출연 월드에 장실장님은 제외... 장실장님 제발 현장에서 분위기 삭막해지는 행동은 자제해 주세요 ㅠ.ㅠ) 현장 분위기는 아주 짱입니다. 내성적인 힙합가이 양동근도 서서히 스텝들과 눈웃을 치며 농담을 하기 시작했고 초록물고기 연출부 출신의 정진영씨는 원래 스텝들의 배려로는 충무로에서 으뜸으로 알려져 있죠. 게다가 그 중심에 꼰대 감독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되려 분위기가 않 좋아진다는것이 불가능 할 정도입니다.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지금보다 더욱 더 추워지겠죠. 아직까진 저희 조감독들이 "내가 니 시다바리가?" 라는 발언을 하지않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끔 스치는 싸늘한 눈빛을 보면 언젠간 "내가 니 시다바리가?" 라는 말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습니다. 조심해야지.... 안 그럴꺼지? 저희 조감독들보면 스타크래프트 유닛을 연상케 합니다.
희찬군-> 질럿, 하루종일 뛰어다닙니다. 누가 와서 욕하건 말건 떄리건 말건 자기 할일만 하는 무대포 형이죠. 거기다 발업까지되면 동에번쩍 서에 번쩍 정신없이 뛰어다니는데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윤미군-> 히드라, 업그레이드 하기 전까진 의상팀이나 분장팀에 속해 있으면 찾기 어려울정도로 얌전하지만 발업과 사업을 끝낸후엔 막강으로 돌변하죠. 게다가 럴커로 변태를 하면 조심 해야 합니다. 언제 똥침이 들어갈지 모르죠.
명인군-> 메딕, 특유의 말재간과 독특한 행동으로 상처받은 스텝들을 치유해주는 능력을 가지고있습니다. 뭇 남성 스텝들의 유혹을 받고있지만 명인인 오로지 동근이 뿐입니다.
상원군-> 고스트, 공격력 별로에 방어력도 별로 입니다. 숨기 시작하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현장도 처음이고 나이도 어립니다. 그러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 녀석에게 뉴클리어를 장착 시키면 어딜 폭파할지 모를녀석입니다.
-촬영이후 처음갖게 되는 휴일입니다. 황금같은 시기인 만큼 밀린 빨래며 청소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겠네요. 스텝 여러분들 모두 편안한 휴일 되십시요. 오늘 같은날 전화하면 저에게 욕좀 얻어 먹을 겁니다. 각오하십쇼.^^;
첫 촬영때는 저도 질럿이었습니다...아~~~~ 근데 이번엔 아마도 이번 영화가 촬영에 들어간다면
저역시 고스트가 되겠죠...크핫핫핫핫 -_-; 모처럼의 휴일 푹쉬세요..
p.s : 얼마전 퇴근하는 길에 디자이너스 클럽 앞에서 촬영세팅하는거 보았습니다. 아는 분들도 몇분 계시더군요..
그럼 추운날씨 열촬하십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