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7시30분, 알람시계에 눈을 뜬다.

샤워를 하고, 어머니가 차려주신 아침을 대충 먹고

출근 준비를 한다.

작지만 내차인 프라이드-베타에 몸을 싣고 길을 나선다.

주차비가 부담되긴 하지만 가호를 죽일순 없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교통방송소리가 귀를 울린다...

점심엔 거래처 사람들과 점심 약속이 있다...

회나 먹자고 할까?


나...

11시...스크립터인 이모양의 모닝콜 전화에 눈을 뜬다.

'...감독님 나왔냐? ...전화오면 일 있어서 요앞에 나갔다 그래...

...출근은 했는데 나갔다 그래..알았지?

...같이 밥먹자...기달려...'

빗으로 대충 머리를 진정시키고 집을 나선다.

택시를 탈까하다 이왕늦은거 담배한대 꼬나물고

전철역으로 뛰어간다.

전화가 울린다.

'NTN에 빈과장입니다...점심이나 같이하지?'

개고기나 사달라고 할까?


내친구...

업무처리에 정신이 없다.

외국에서 들어온 e-mail을 채크하고 견적서를 보낸다.

잠시 짬을내 복도에서 동료들과 커피한잔에 담배한모금의

여유를 갖는다.

들어와 PC에 앉으니 쪽지가 날라와 있다...

이런...여직원이 보낸거다...이 여자 왜 이리 적극적이지?

남들이 보기전에 잽싸게 지운다.

과장이 날 부른다.

다음주 출장과 관련 여러 이야기를 했다.

저녁엔 진급자 회식이 있단다...


나...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스포츠 신문을 들고 똥 때리러 간다.

오늘의 운세가 별로다.

들어와 PC에 앉으니 e-mail이 날라와 있다.

이런...카드회사 여직원이 보낸거다...

이 여자 왜 이리 적극적이지?

남들이 보기전에 잽싸게 지운다.

담달에 계약하면 빨리 갚아야지....그놈의 카드빛...

감독님이 날 찾는다.

한번만 더 늦으면 짤라 버린단다...

'시나리오나 빨리 쓰세요'라고 말대꾸 할려다 참는다...

진짜 짤리면 카드빛 땜시 좆된다...

친한 다른 연출팀들 계약했다고 한다.

한잔 쏘라고 할까?


내친구...

이런...등심에 백세주, 양주에 폭탄주, 마무리 맥주...정말

지겹다...

진급자들은 미친듯이 술을 들이 붓는다.

정말 부럽다.

아까 쪽지 보낸 여직원이 자꾸 시나루를 준다.

못이기는 척 꼬셔볼까 하다 참는다.

사내 스캔들이 역여서 좋을것 하나도 없다.

대리운전을 불렀다.

프라이드라 쪽팔렸다.

나도 진급을 해서 어여 차를 바꿔야 하는데...

아직도 밤기운이 차다...


나...

이런...짬뽕국물에 쏘주는...정말 지겹다...

이거 오바이트하면 코속이 다 얼얼하다...

계약한 연출부들은 그리 밝은 표정들은 아니다.

하긴...빛갚고 얼마 남겠어...?

하지만 얻어먹는 우리는 미친듯이 먹는다.

꽁짜가 무섭다.

스크립터 이모양이 술 그만 처먹으라고 자꾸 시나루를 준다.

못본척 계속 쳐먹다 술잔 빼앗겼다...

술좀 그만 먹고 내일은 일찍 나오란다.

내가 뭐 술땜에 늦나? 시나리오 고민하다...늦는거지...

연출부 사이에 쌈나서 좋을것 없다...내가 참는다.

막차 시간이 빠듯해 좆나게 뛰었다.

여름철도 아닌데 이마에 땀이 난다...

밤기운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