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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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어젯밤 비내린 오늘...

kinoson kinoson
2006년 11월 09일 10시 54분 01초 1570 1
* 어젯밤 비내린 오늘 *


어젯밤 비내린 오늘

갑작스레 차가워진 겨울 바람에

호주머니 깊숙히 두 손 넣고

종종걸음 길을 걷다가

스치듯 지나가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지난 세월

참 많이도 생각하고

소주잔에 눈물도 흘려보고

그런 내가 보기 싫어

잘된거라 위안도 해보고...



하지만 이제

변하지 않은 그대의 미소곁엔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멀어져 가는 그녀

뒤돌아보지 말자 되뇌이며

저만치 앞만보고 걸어가는데

왜이리도 정신이 없던지



너무도 많이 갈 곳을

지나쳐 있는 나를 보고

쓴 웃음지며 되돌아섰습니다.



다시 보이지 않는 그녀

이유 모를 한숨 한 번 내쉬고

한발짝 한발짝 딛는 발걸음에

눈물은 왜 또 나려하던지...



길 옆 빈 건물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태웠습니다.



어젯밤 비내린 오늘

가슴 한편 도려낸 듯한 시려옴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이겠지요.

내일이면 괜찮을 그런 일이겠지요...
[불비불명(不蜚不鳴)]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dinka
2006.11.23 13:01
마음이 아프네요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고 새로운 여인이 생기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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