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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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로손에서

ty6646
2006년 08월 14일 05시 13분 09초 1333 2
역앞에 있는 로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돈이 다 떨어졌을 때 모아둔 동전을 꺼내서 로손에 간 적이 있다. 합계 260을 전부 10엥짜리로만 들고 간 것이다. 그러니까 10엥짜리 26개를 카운터 테이블에 내 놓은 것이다. 눈앞에 쏟아진 동전들을 본 점장이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는 동전을 24개 까지만 받습니다』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한편으론 불만스런 표정을 얼굴에 잔뜩 달고서는 계산을 해 준 것이다.



그런 규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로손 규정 제0조 : 손님으로부터 동전을 받을땐 잘 세어보고 24개 까지만 받도록 하라. 다만 24개를 넘기면 인상을 팍팍 쓰면서 면박을 주고, 계산은 해주어라



얼마전에 TV의 한 경제프로그램에 로손의 젊은 사장이 나와서 로손을 선전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편의점의 선전이란 새로운 상품과 친절한 서비스외엔 없다.



그날 그 점장의 기분상, 혹은 규정상으로 볼 때 그의 행동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한다. 그가 잘못한 것도 없지만 잘한 것도 없다. 그와 난 서로의 필요에 의한 ‘거래’를 했을 뿐이다. 다만, 내가 갔던 로손에선 사장이 땀까지 흘려가면서 선전할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잠깐 내가 다시는 이 따위 로손에 갈까보냐하고 생각도 했지만 그건 나에게 마이너스다. 로손은 24시간 나의 편의를 위해 내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일 뿐이다. 눈앞의 로손을 놔두고 ‘한때의 기분’ 따위로 세븐일레븐을 찾아서 돌아간다라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일 뿐이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hifive
2006.08.14 20:47
이글을 읽고 한참 웃었습니다. 며칠 전, 저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작업실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동전을 한손 가득 가져가서는 담배와 물을 샀는데.
100원짜리 25개와 50원짜리 8개.10원짜리 30개..처음 담배값으로 지불했던 100원짜리엔 별 반응이' 없던 편의점 아주머니가 50원짜리와 10원짜리 동전들을 보고서는 "앞에 은행에 가면 동전 교환해주는 기계가 있습니다!"라며 핀잔 섞인 말을 하시더군요.
순간. 무한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요.
'모두 돈인데...'라는 생각과 '나는 왜 은행에 가서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나의 게으름에 말이지요.
결론은 저 역시 다신 이 편의점에 오지 말아야지 였는데... 후후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동전이 생기면 그때 그때 바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73lang
2006.08.14 22:48
저는 한때 십원짜리모아서 버스탔습니다요.

한움쿰을 쳐넣을때 나는 소리는 예술이지라...

우겔겔





뱀발 : 10원짜리 인생을 위한 생활정보 3

자판기에 10원짜리 열개 넣고 동전반환기 돌리면 100원짜리가 나옵니다요

50원과 500원 짜리로도 교환됩니다요

은행이 멀때는 자판기를 이용하는 쎈쓰!...

우겔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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