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손에서

ty6646 2006.08.14 05:13:09
역앞에 있는 로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돈이 다 떨어졌을 때 모아둔 동전을 꺼내서 로손에 간 적이 있다. 합계 260을 전부 10엥짜리로만 들고 간 것이다. 그러니까 10엥짜리 26개를 카운터 테이블에 내 놓은 것이다. 눈앞에 쏟아진 동전들을 본 점장이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는 동전을 24개 까지만 받습니다』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한편으론 불만스런 표정을 얼굴에 잔뜩 달고서는 계산을 해 준 것이다.



그런 규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로손 규정 제0조 : 손님으로부터 동전을 받을땐 잘 세어보고 24개 까지만 받도록 하라. 다만 24개를 넘기면 인상을 팍팍 쓰면서 면박을 주고, 계산은 해주어라



얼마전에 TV의 한 경제프로그램에 로손의 젊은 사장이 나와서 로손을 선전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편의점의 선전이란 새로운 상품과 친절한 서비스외엔 없다.



그날 그 점장의 기분상, 혹은 규정상으로 볼 때 그의 행동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한다. 그가 잘못한 것도 없지만 잘한 것도 없다. 그와 난 서로의 필요에 의한 ‘거래’를 했을 뿐이다. 다만, 내가 갔던 로손에선 사장이 땀까지 흘려가면서 선전할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잠깐 내가 다시는 이 따위 로손에 갈까보냐하고 생각도 했지만 그건 나에게 마이너스다. 로손은 24시간 나의 편의를 위해 내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일 뿐이다. 눈앞의 로손을 놔두고 ‘한때의 기분’ 따위로 세븐일레븐을 찾아서 돌아간다라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