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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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장미꽃 시리즈 6 탄 제 2 부

73lang
2004년 08월 14일 05시 31분 23초 1762 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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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타는 어렸을적 술에 취한 동네 아저씨들이 군번을 떠들어대며 이야기하는 걸 보구

그넘의 군번이 주민번호인줄 알고 남자만 민증이 나오는 걸루 알구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짧고도 아름다웠던 시절 14타는 똘똘이 패거리들을 만나게 됐던 것이다.



우린 유흥가 술집 간판들 아래 한층 불투명한 대기를 바라보면스롱

찬란히 빛나던 네온싸인 아래서 꿈을 키워 나갔었다.

묘하게도 감미로운 자동차 마후라에서 흘러나오던 매연의 향기로 둘러싸인 밤의 어둠이 해맑게 느껴지던

꿈결같았던 그시절;;;;;;

더이상 돼지 뽄드와 부탄까스 같은 마약에서 손을 떼고 ;;;;

'똘똘이 4'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대학도 면제되고 신검에서 모두 5등급 이하를 받으며 군대도 면제됐었다.


똘똘이 패거리들은 만성화된 메탈계와 만화계 등 각자의 분야를 깨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성권위의 전복에 있어선 항상 실패했고

그것에 의해 파생되어 나온 결핍증이나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물론 14타도 그랬다.

뭐가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이 씨부럴넘의 사회가 보여주던 거대한 통제와 추악함 등 기성권위와 부딪혀 산산조각의 연속이었다.

우린 종3 공원에서 술도 마시면서 서로를 원망하기도 감싸주기도 했었다.



똘똘이 패거리들 중 수입원이 있었던 놈들은 단 네명이었다.

영등포 카네기와 완투쓰리 나이트의 죽돌이였던 똘똘이5가

서때지의 등장으루 한국 대중음악계에 불어닥쳤던 땐스뮤직의 영향으로

간간이 빽가리나 춤을 추면스롱 얼마 안되는 돈을 벌고 있었고,

배달민족의 기상을 드높이던 쑈바씩스 똘똘이3와

공장을 댕김스롱 선배들의 합주실에서 알바를 뛰던 존슨즈 베이비 스킨 똘똘이 2와

무대에서 악기등을 나르면스롱 헬파 알바를 하던 똘똘이 1이

돈을 모아

화곡동이나 봉천동 여관촌 등에서 월방 생활을 했었다.

그곳에서 우린 합숙을 하면스롱 깜장 봉다리 놀이나 ㅡㅡ;;; 오대양 육대주의 뽀르노와 만화책등을 통해서 습득한 지식들로

서로의 목표와 내공축적에 어떤 기여를 한 것 같았다.;;;

집나온 깻잎머리 소녀들을 데려다 보도방을 하던 백림장 302호실 놈들과 다구리가 붙는 등

찬란히 빛나는 젊은 날의 열정과 로맨쓰럴 불태우던 시절

서서히 우리들의 우정과 휴머니즘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느날 존슨즈 베이비 로숀 스킨 똘똘이 2가 구로공단에서 만난 연상의 뇨인을 소개시켜 준 것이었다.

7 : 1....치명적인 스코아였다.



사실 그뇨에 대한 14타의 첫인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씽크로율이 잘 안맞는거 같은 얼굴에 --;;;

존슨즈 베이비 로숀 스킨의 소유자인 똘똘이 2와 너무나도 비교되는 달표면 같은 피부가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뇨의 머리통만한 빨통하나 만으로도 똘똘이 패거리들을 맛이 가게 하기엔 충분혔다.

학번 없고 계급장 읍씨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던 똘똘이S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아니마인 구원의 여신상이였으닝께.

그런건 가슴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14타를 비롯한 똘똘이 패거리들은 동시에 그 연상의 뇨인에게 점점 빠져 들었었다.



저마다 그럭저럭 사회생활에 적응해 들어가면스롱

그 누구도 선뜻 나서서 연상의 뇨인에게 접근을 하지 모댔고

서루가 연상의 뇨인은 존슨즈 베이비 로숀꺼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보는듯한 분위기였었다.





지금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유일하게 너무나 건강해서 탈인 똘똘이가 시도 때도 읍씨 헤드뱅잉을 해대는 바람에

고해의 바다를 헤엄치던 14타는

밤에 잠도 안오구 해서 여관 옥상에서 술을 마심스롱

콩꾼(?) 또는 콩신(?)으로 불리던 똘똘이5에게 카운셀링을 받고 있던 날이었다.




14타 : 자위럴 많이 하면 대가리가 나빠지냐이?

똘똘이5 : 흠...월월이(月月이=달달이)도 적당히 하면 건강에 좋긴 헌디
지나침은 모자름만 모다당께 이것을 나타내넌 사자성어로는 과유불급이 있쥐!
똥이 너무 묽거나 되면 설사와 변비가 되딕끼 월월이에도 중용이 필요헌거씨여...
너무 많이 허다보면 아무리 똘똘이럴 잡고 흔들어도 쥐죽은디끼 움직이지 않넌 부작용이 생길수가 있넌디...
아무리 만지고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고것을 옛 선현들은 요지부동이라구 표현힜어야!

14타 : 우겔겔...쉐끼 워디서 줏어들은건 많어가꼬...긍게 월월이럴 많이 하면 뭐가 안 좋은거시냐?

똘똘이5 : 딸을 많이 잡으면 확실히 기억력은 많이 떨어지넌거 같어. 너무 지나친 월월이럴 하다보면 두가지점에서 안
좋은디 첫째넌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다넌 것!...둘째넌....둘째넌.....이 쒸 너때메 까묵었잖오!!


유창하게 말을 하다가 끊기면 승질을 잘 내넌 똘똘이5가 '툭쉬 뚝쒸!' 발길질을 하넌 바람에

우린 옥상위를 뒹굴면서 주먹다짐이 일어났었다. --;;;


술병이 깨지면스롱 시끄러운 소리에 옥상위로 올라온 나머지 멤버들이

14타와 똘똘이5를 뜯어말린 후

존슨즈 베이비 로숀의 중재루 우린 화해를 하게 됐다.

7명이 다 모인 자리에서 월급을 받은 똘똘이2가 부탄까스와 삼겹살을 사가지고 올라와 또다시 술판이 벌어지게 됐었다.


14타의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던 똘똘이2와 나머지 멤버들은

그 연상의 뇨인을 양보허겄다넌 뇌에서 지진 나는것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순간 14타는 허공위로 방울방울 비누거품들이 날아댕김스롱 하늘에서 노란 맥주가 비가 되어 떨어지는거 같은 희열을 맛봤었다.



다음날 14타는 곧바루 행동개시럴 혔었다.

똘똘이 후렌드덜이 보태준 돈으로

일단은 싸우나를 가서 때빼고 광내고

슬램덩크와 드래곤 볼 만화책을 산 후

장미꽃 백송이럴 들고

구로공단으로 찾아갔었다.




이후의 스토리는 세줄요약이면 충분하다


그뇨를 만났다
같이 여관에 갔다.
똘똘이가 안 섰다. ㅡㅡ;;;;;;



14타는 여관방 그물 커텐을 붙잡구 하염없이 닭똥같은 눈물을 쏟았었다.

그뇨는 첨이라 긴장해서 그런 거니깐 너무 상심말라고 위로를 해줬지만

14타는 그날처럼 똘똘이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그뇨에게 '쩍팔리닝께 후렌드덜에겐 비밀로 해달라'구 '오늘 우린 다섯번씩 한걸루 해달라'구

사정을 혔다. 난 다른 '사정'을 하고 싶었지만 ;;;;;;;;;

그렇게 그뇨와 14탄 쓸쓸히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튿날 술집에서

똘똘이 패거리들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14타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14타는 최대한 영화나 책에서 습득한 지식들에 기대

과장을 보태가면스롱 첫경험에 대한 얘기를 장장 두시간에 걸쳐서 나열했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똘똘이 패거리들이 저마다 뭔가 의혹에 가득찬 눈초리를 보였지만

그넘들은 14타가 뇨자와 여관방에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치 자기 일인양 기뻐해줬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소주병이 근 열댓병쯤 비워졌을 무렵

저마다 돌아가면스롱 아련한 첫 경험의 추억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근데 뭔가 좀 이상혔다.

똘똘이 5를 제외한 나머지 놈들의 첫번째 퍽(?)에 대한 기억들이

너무나 비슷한 분위기로 흐르는 것이었다.

그건 마치

같은 프로덕션에서 제작된 같은 소속사의 여배우가 출연하는 에로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였다.




갑자기 존슨즈 베이비 로숀 피부를 가진 똘똘이2가 제안을 했다.

하나 둘 셋 을 외친 후

각자가 그 첫경험의 뇨자 이름을 말하자고...


불길혔다.

14타와 똘똘이5는 서로 눈치를 보면스롱 조금씩 의자를 뒷쪽으로 밀치고 있었다.;;;



하나



셋!


(동시에) "향숙이!!!"




글타! 나머지 다섯명의 첫 아다줄을 끊은 상대는

바로 그 연상의 뇨인이었던 것이다.



똘똘이2가 먼저 술병을 깨고 똘똘이1을 찔렀다.

엄청난 피가 촐촐촐 흐름스롱

한데 뒤엉켜 술집 안은 개구신 난장판이 되었다.

14타와 똘똘이5는 주위의 도움을 원했다.

주위는 냉담했다.



한놈이 실신하자 나머지 아이들은 싸움을 멈췄다.



그 사건 이후로 똘똘이들은 병원 신세나 징역을 살게 되었다.



아...이것이 젊은인가?

진실로 웃은적이 없는 이 시대의 똘똘이들은 왜 이렇게만 살도록 되었는가..

실존주의에서 퍽이나 떠들어대는 무의미라든지 무가치라든가 하는 것들이

우리 음지의 똘똘이들에겐 값싸게만 보인다.

그리고 지금은 상실이다.

그들은 단지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기위한 저마다의 아니마나 뇨자럴 원했었던 거였다.

꿈이니 뇨자니 하는 모든 것들이 부재해 있고 분열해 있다.

정신마저 해체된 똘똘이들은 모두가 응어리진 정서와 정신만이 굳게 남게 되었다..








뱀발 : 그때 사건을 통해서 많은걸 배웠다. 묵묵답답할 뿐이다.

더 이상 부가할 수 없고 딴얘기를 쓴다는 것도 별 의미를 못가질 것 같아

14타의 장미꽃 시리즈 제 6탄은 여기서 마친다.

향숙이...향숙인 이뻤따!!



우겔겔...



<이 글은 시나리오 작가 컨텐츠 그룹 풍년상회(http://pungfilm.com)에도 올려진 글입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pearljam75
2004.08.21 19:27
안정효님의 소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 나오는 병석의 누나인 젤소미나도
동생 친구들에게 모두 돌아가면서 성교육을 시켜줬는데...... 14타님의 연상의 여인 향숙이처럼.
세상엔 고차원적 나눔의 실천을 하는 너그러운 몇몇 여자들이 소년들을 일깨우는 일들이 종종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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