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그렇다하여 이다지도 여기저기 참여할 일을 많이 주어지게 할지는 몰랐다.
날 좀 내버려두지 그래..... 이제 슬슬 짜증이 난다.
아침 든든히 먹고 강남으로 스크린쿼터사수영화인결의대회에 가려는 계획은
곧 응모마감인 시나리오를 쓰느라 새벽까지 컴퓨터앞에 앉아있던 나에겐 무리였고
죄책감이 들었지만, 늦잠을 잤으니 어쩔수 없이 원래 스케쥴대로 <블러디 선데이>를 보러 광화문에 나갔다.
실화지만, 아일랜드의 가슴아픈 민주화투쟁운동현장을 잘 재현해낸 영화지만
사실, 더 고립된 피바다였던 광주가 우리 대한민국의 땅 아니던가.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어렸을적부터 서강대앞 대흥동에서 뛰놀다가, 열라게 두들겨맞고 옷이 다 벗겨져서 개처럼 닭장차로
끌려가던 대학생들 많이 봐왔었다. 얼음땡하던 국민학생은 너무너무 무서웠지만 내막은 알지못했다.
중학교땐 아예 가방에 치약을 가지고 다녔다.
연대와 이대 데모가 함께 있는 날이면 길이 막히고 차가 끊겨서 집에 못가던 반친구들도 있었다.
최루탄때문에 수업이 중단되던 그때도 내막은 알지 못했다.
내막을 알았을땐? 뭐, 열만 받아했지, 막상 한 일은 막상 없었다.
Bloody History....
아침부터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결의대회가 있었는데 가지도 못하고 허둥댔는데
이제 저녁에는 다시 광화문에 모이자는 문자가 온다.
명문대 석사를 마치고 인권관련기관에서 매달 50 여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살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광화문에 나갈 모양이다.
25일이 영진위 시나리오 응모 마감일인데......왠지 이번에도 못낼것 같다.
(아니면 제본을 못하고 풀칠을 해서 내거나... 받아줄지 의문이나...)
쪽팔리게 탄핵을 당해서 며칠씩 광화문으로 출근하게 만들더니.
응모마감에 맞춰서 또 나의 "참여"를 이끌어내다니,
아침엔 스크린쿼터사수대회, 저녁엔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위한 파병반대집회.
정부이름덕에 대한민국 국민들, 여러모로 참여하느라 바쁘다.
배후엔 결국 미국이 있는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