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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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뉴욕 탄광의 비극

pearljam75 pearljam75
2004년 02월 06일 02시 13분 55초 1181 3
지하에는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모두 단념하고,
철수해버렸을까.

<뉴욕 탄광의 비극>
(작사,노래/비지스)



(전략)
......정말이지 그해는 지독히도 장례식이 많은 해였다.

내 주위에서는, 친구라든가 옛날의 친구가 차례차례 죽어 갔다.

마치 날이 가문 여름의 옥수수 밭 같은 광경이었다. 스물여덟살인데 말이다.

내 주위의 친구들도, 대개가 비슷한 나이였다. 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죽기에는 왠지 부적합한 나이다.

시인은 스물한 살에 죽고, 혁명가와 로큰롤러는 스물네살에 죽는다.
그 나이만 지나면, 당분간은 그럭저럭 잘해 나가리라, 라는것이 우리들의 대체적인 예측이었다.

전설의 불길한 커브도 지나갔고, 조명이 어두운 축축한 터널도 빠져 나왔다. 이제는 곧장 뻗은

육차선 도로를 (그다지 마음은 내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목적지를 향해서 오로지 달리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매일 아침 수염을 깎았다. 우리는 이제는 시인도 혁명가도 로큰롤러도 아니었다.

술이 취해서 전화 부스 안에서 잠들거나 지하철 찻간에서 버찌를 한 봉투 먹어치우거나,

아침 네시에 도어즈의 LP를 큰 볼륨으로 듣거나 하는 일도 그만두었다. 교제상 생명 보험에도 들었고,

호텔바에서 술도 마시게끔 되었고, 치과의 영수증을 간수해 두었다가 의료 공제를 받게도 되어 있다.


벌써 스물여덟인걸 ... .(후략)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뉴욕 탄광의 비극> 중에서.

Bee Gees 의 이란 노래를 듣다가 적어봅니다.

내 나이 스무살에 nirvana의 커트 코베인은 스물 일곱의 나이로 권총자살했지요.
설운도와 동갑인 장국영은 작년, 내나이 스물 아홉에 투신자살, ...정몽헌 회장도.
내 나이 서른엔 .....부산시장이.... 자살을 했군요.

자살을 하면 천국에도 지옥에도 못가고 연옥이라는 곳에서 떠돌아야된다는것이 사실일까요.
사후세계는 ...無 그 자체일까요?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궁금하군요....

윤회 시스템이 정말 존재한다면 ... 내세에 나는 또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 않을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스무살 넘기고 내 일기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허무주의가 스멀스멀.... 살아나려나....봅니다.

허허허.

Don't look back in Anger.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ncent
2004.02.07 03:25
허무주의는 다시 꾹꾹 눌러 못올라오게 하시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동물원에 가보세요.
벵갈호랑이는 없지만... 하루키의 감성과는 다른 동물원 풍경 때문에 슬며시 웃음이 나올 겁니다.
한산하고 나른한 서울대공원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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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글쓴이
2004.02.07 15:33
서울대공원 너무 좋아해요...
들어가자마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빛깔의 홍학과 ....예쁘고 선명한 무늬를 가진 기린들...구제역땜에 고생한 아해들도.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에서의 그 넘과의 추억......때문에 다시 가본지 오래된것 같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함 가봐야겠네요.
동물우리앞에서 피어나는 그 냄새가 따따블이 되어서 쓰러질찌라도.
good79
2004.02.08 12:23
대공원에 가본지 오래되었다..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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