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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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초딩에 관한 시...

jasujung
2002년 12월 07일 11시 31분 21초 1117 2 1
초딩적 이야기에 대한 멋진 시를 한 편 보았다....
시간을 거슬러....아무리 헤집고 헤집어도 ....초딩적 기억이 나지 않는다...
헷세의 유년시절의 예찬에 대해...나는 내 유년시절은 참 아름다웠노라고 느끼고 있는데,,,
과거라는 것들이 내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난 늘 현재에 지쳐하며 지겨워 하며 분노하며 좌절하고 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그런데 자꾸 기억해보았다....초딩적을...
머리를 잘라본 적이 없었다...
늘 까만 긴머리에
늘 수줍어 말수도 없었고,
그저 늘 빙긋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난 인생이란 진실을 그적 가장 많이 숨겨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사랑했던 선생님들,,,지독하게 집착하며 곁에 두고 싶어했던 친구들...

1.죽음..
유독 내게 선량하게 대해주시던 내 3학년때 젊었던 여자선생님은 만난지 6개월만에 내게 작별인사를 했다.
멀리 차를 타고 떠나는 그분께 엄마의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
이유를 몰랐다.
그저 엄마가 인사를 하라했고, 나는 무언지 공허한 냄새를 맡으며 아주 깊숙히 인사를 했다.
느낌이 좋질 않았지만 난 곧 9살아이대로 유쾌해졌다..
그분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멀지 않은 후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선량함과 내게 비춰지던 서글픈 자상함은
인생의 마무리인사였다는 것을 그 어린 나는 본능으로 깨달았다.

2.좌절
노래경연대회 학교대표로 추천을 받고
첫 연습날...
잘나오던 내 목소리가 높은 음에 가서 멈춰버렸다.
왜 이러지???
몇번을 음악선생님의 반주에 맞춰 불렀지만
가슴이 막히고, 소리를 내지 못했다.
결국 나대신 다른 남자애가 나가게 되었다.
난 지금도 그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
그 노랜 다신 들을수도 부르지도 않았다.

3.공포
아파서 몇번을 입원을 했던 나는 전학도 자주 다녔다.
낯선 학교에서..
나는 도시락을 꺼내 먹을 용기도 없었다.
남자선생님이었는데
참 무서웠다.
지금도 나는 무섭게 나를 위협하는 남자를 참아낼 수 없다.
가끔은 무시하며 더 노려보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무서운 사람을 견뎌내지 못한다...

너무 아프면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사람과
오히려 분노하며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가 어쨌든, 캐릭터가 어떻든,
다같이 고통이란 것을 감지하는 촉각이란 것을,
그리고 것이 것에 대해 버텨내려는 의지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의지를 갖고 있는 인간이 가여워진다.

휴일의 오전,
아니, 오전이란 시간을
나는 버텨내지 못한다.
빛을 사랑하는 나는 깨어있는 빛이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부담스러워진다.
너무 많이 산 듯 하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로단테
2002.12.14 20:40
이런 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어둠이나 죽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우리가 느끼는 어둠은 그저 빛이 없는 상태일 뿐.
어둠 자체는 [빛]처럼 어떠한 물질을 매개로 하여 존재하는것과 같이 존재하는것이 아니란 것이다.
죽음또한 마찬가지 이다.
삶이 없는 상태를 우리가 죽음이라 느끼는 것일 뿐.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것이다.
우리가 두려워 하며 도외시 하는 어둠과 죽음이란것은
그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내어 느끼는 얄팍한 감정일 뿐이다.
그렇기에 내세라던가 저승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그런 [상태]일 뿐이다.
때문에 인간은 그저 내게 지금 주어진 [삶]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아아, 물론 이런 말은 아니었습니다만..
이와 엇비슷한 말이었습니다.
뼈대는 윗글과 같죠. 다만 다른것이라면 좀더 살을 붙인 정도랄까요.
..원본은 참 삭막하더라구요.
아하하.
그냥 그렇다는 것입니다.
원래.. 사람이란,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 어느정도의 두려움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인간은 자연을 사랑하지만, 자연을 두려워 합니다.
과학을 사랑하지만, 과학을 두려워 하고..
가족을 사랑하지만, 가족이 가장 두렵고..
친구를 사랑하지만, 친구가 두렵고..
애인을 사랑하지만, 때때론 그가 가장 두렵습니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일뿐.. 사랑하는 것에 대한 집착과 공포는, 모든이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죠.
저 또한 사랑하는 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 그사람이 제일 무섭더군요.
얄팍한 내 마음에 상처를 입을 것 같아서..
어줍잖은 내 소유욕으로 그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그로인해 더 괴로워할 내가 보이는것 같아서.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막을 순 없죠.
님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세상을 산다는것은, 생각보다.. 많이 단순합니다.
약육강식, 이율배반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곳.
빛이 두렵다 해서 그것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피한다거나, 자포자기식 사고를 한다면..
..인생 다 산거라 해도 할말이 없죠?
아직 살날이 더 많은데.
빛 자체가 두려운 것이라면, 다른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빛을 보면 되잖아요.
길가에 피어있는 작은 들꽃 하나에도, 발에 채이는 자그마한 모래알 하나에도.
내 옆에서 맑게 웃음짓는 이웃집 어린 아이에게도, 주름진 손으로 날 보듬는 어머니 에게도.
늘 빛은 깃들어 있으니까요.
처음엔 천천히 시작하세요.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익숙해 지면..
그때엔, 가슴을 펴고 빛을 마주하면 되는겁니다.
항상 웅크려있기만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요.
차가운 칼날이 그립고, 음습한 죽음의 그림자가 포근하게 느껴진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여기서 그이야기아 왜 나오냐;;)
뭐,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잖습니까.
사랑하는 빛을 위해서라도 웅크려 있는 몸을 펴고 빛이 충만한 곳으로 나아가야죠.
..말이야 쉽다고 그럴지도 모르지만..
시도는.. 해볼만 하니까요.
덕분에 꽤 즐겁게 살고있는 저도 있잖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는건 항상 있는 일이고
어려운 일은 누구나 한번씩은 다 겪어본 일이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누구나 한두번씩은 격는 일이고..
병약한것..은, 으음.;;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한번씩은 격는 일이니까요.
너무 그렇게 힘들어 하지 마세요.
그리고 인간은..
의지를 갖고 있기에 [인간]일 수 있는 것이니까.
의지가 없이, 이성이 없이, 본능만이 지배한다면, 그건 이미 인간도, 동물도 아닌거죠.
쨌거나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한많고 정많은 짧은 인생..
즐길만큼 즐기다 가자구요!
좀더 밝게 사고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내가 항상 놓치던 사소한 것들 속에서
아마..
색다르고, 즐겁고.. 좀더 기분좋은, 그런 체험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아아, 횡설수설이네요.^^;;
jasujung
글쓴이
2002.12.16 19:52
님은 내게서 공포를 끄집어 냈고, 나는 님에게서 사랑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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