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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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핸드폰에 목맨 나의 인생

mee4004
2002년 05월 17일 14시 45분 56초 1068 5 5
항상 나랑 일하는 친구들은 내가 핸드폰 없이는 못살꺼라고 놀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밧데리가 다 되었다거나, 귀찮아서 핸드폰을 잠시라도 꺼두면
바로 "잠수탔네" 가 된다.
친한 주변인들에게 맨날 침튀기며 듣는 연설은  "통화중 대기" 하지 말라는 거다.
왜 꼭 그놈의 전화는 통화중에만 또 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요즘 오는 전화중에 대여섯통은 안부를 가장한 청탁(?)성 전화이다.

작품 들어가는데, 스텝 누구 좀 없니?      ----------------   1순위.
너 누구랑 잘 알지, 그사람 연락처 좀 알켜줘 ------------   2순위.
있잖아, 기획서랑 예산서랑 만드는데 자료 없냐 --------   3순위.
스텝인건비, 장비가격 등등에 관련된 문의 ---------------   4순위.

진짜로 내 안부가 궁금해서,
날씨가 좋아서, 혹은 아무생각없이 영화라도 한편 보자라는 전화는  
가물에 콩나듯  온다.

가끔은 서운해서 투덜거린다.  
"넌 일 있을때만 전화하냐?"
그러면 본전도 못찾는다.  "내가 안하면 넌 생전가야 전화나 하냐!"

우쒸...난 왜 일케 사는거야!
욕먹으면서도 통화중 대기 해제하지 못하고,
사실 따지고 보면 나두 맨날 용건 있을 때만 전화하고 (몇몇사람 빼고).....

핸드폰 없던 시절이 몹시 또 그리워 진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inslet
2002.05.17 15:06
가끔은 삐삐가 그리워집니다..
비오는날 공중전화박스에서 좋아하던 그 친구의 사서함에 조심스레 음성을 남기곤
결국 우물 정짜로 취소하곤 말던 그 소심함과, 어림이..
uni592
2002.05.17 15:39
음. 그럴땐 수신제한을 해두세요. 전화 절대 안옵니다. (무슨 기능인지 몰라서 했다가 욕만 잔뜩 먹었다는...) 그리고 오늘은 발신번호보기제한을 해두었더니 아무것두 안뚜드만요. 재밌습니다. 이것도 ^^; 삐삐에 소중히 음성 남기던 그 시절이 그리운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음성메세지로 넘어가두 아무도 메세지 안남기두만요. 그게 슬플 따름이지요...
pinkmail
2002.05.25 10:45
내가 종종 쓸때없는 전화 하자나...
vincent
2002.06.01 01:11
몇 일 전에 "늘 일 때문에 내게 전화하는 모모님", "통화중 대기 때문에 산만하게 대화를 나누어야했던 모모님"에 모두 해당됐던 저... 기억하시죠?
mee4004
2002.06.01 12:07
미안해 빈센트...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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