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길을 가다가 길에서 단원을 만났다.
그녀는 음악을 들으면서 경쾌하게 걸어오고 있었고, 나는 스치면서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근데 문득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데..
'저렇게 에어팟을 꼽고 길을 걸어 다니면, 사람들의 말을 들을 수 없잖아?
그리고 일상에서 사람들 말을 안 들으면, 화술이 다양해질 수 없잖아?'
혹시, 그대들도 에어팟을 꼽고 늘 다니는가?
나도 음악을 들으면서 길을 다니지만,
때로는 나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서 일부러 아무것도 듣지 않은 채로 다닌다.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말소리 속에서 [그들의 욕망, 목적, 상대에 대한 감정, 목소리 톤, 말의 피치, 뉘앙스] 등
살아 숨 쉬는 화술을 느낄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화술을 얼마나 다양하게 구현하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더위의 냄새도 맡고,
그 냄새로 인해 나의 몸의 감각기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느껴봐라.
일상에서의 훈련을 놓치면 안 된다.
그것이 가장 본질이자, 가성비 끝판왕의 훈련이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더라도 유튜브 보지 말고, 사람들의 말소리에 귀 기울여봐라.
그리고 그들의 말이 대화가 하나의 [극]이라고 생각해 보고 그들의 말이 [대사]라고 생각해 봐라.
그렇다면, '나는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나의 세포들이 자극을 받아야 한다.
우리 일상에 영감의 원천들이 널렸다. 그것들을 무시하지 말자.
우선 연기를 잘하려면 말부터 잘해야 하고,
말을 잘 하려면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니,
그대 귀에 에어팟이든 이어폰이든 그놈의 헤드셋부터 벗어라.
그리고 그대의 세계에 갇혀서 그대 혼자 예술 하지 말고,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말에 집중해 보자.
그곳에 대중예술의 영감이 있다.
눈은 핸드폰 화면 속에 가두고, 귀는 에어팟 속에 가두고.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이 두 가지 감각기관을 가둬두고선
절대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그대들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할 수 없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뻔하고, 상투적이고, 그 배우가 눈물을 흘려고,
아무리 말을 구구절절해도 관객들에 가슴에 느껴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진 않겠지?
지금 당장, 에어팟 빼고 밖으로 나가라.
by. 극예술 매체연기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