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나리오
638 개

직접 쓴 시나리오,시높등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고 의견과 조언을 구하는 공간입니다.
장난을 친다고 느껴지거나 광고의 성격이 짙거나,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것이냥 사기를 치거나... 게시판의 원래 목적을 벗어난 게시물은 삭제하고 회원자격을 박탈합니다.

제작 진행 중인 단편 [쓴 맛!]입니다. (현재 배우 모집 중~! 011-9098-9570)

kh5217
2009년 06월 14일 12시 15분 55초 6100 2
필름메이커스 패밀리 여러분 안녕하세요~
세종대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고
콘텐츠진흥원에서 디지털영상편집 전문과정을 밟고 있는 강한빛이라고 합니다.

현재 story2film과 상상마당에 제작지원을 신청한 작품 입니다.
고수님들의 모니터링과 특히 극중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면접관 3인' 캐스팅을 진행 중이오니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011-9098-9570
holysabbath@hanmail.net


<필자 약력>

단편영화 연출작
시사회 (2003, 코미디 DV/16min)
양을 잡아... (2003, 스릴러 DV/12min)
그 집 앞(2003, 멜로 DV/16min)
카운트는 필요 없어! 다시 일어날 테니까 (2003, 다큐 dv/10min)
safe~! (2007, 무성 로맨틱 코미디 DV/16min)
박살중대 이상 없다! (2008, 사회드라마 HDV/32min)
한빛의 명함제작기 (2009, 다큐 HDV/10min)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보조작가

그 외 9편의 습작 단편 및 7편의 장편 시나리오.



1. 기획의도

어느 늦은 저녁 집에 들어 왔을 때,
책상 위에 박카스가 놓여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이 작은 사건을
하나의 소우주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힘은

누군가의 작은 격려와
적어도 내가 열심히 하는 일을 가족에겐 인정받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독립영화스럽다’라는 편견의 딱지를 떼어 내고
조금은 낯설지만 충분히 장르영화, 상업영화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위트와 퀄리티를 가진 웰 메이드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2. 시놉시스

<나에게 박카스는 아무 의미도 아니었다.
그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강 건너 불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진정 하찮은 청춘의
‘쓴 맛’의 세계가 그대 앞에 펼쳐진다!

[3대 째 군인 가문 출신인 아버지는 재능 없는 아들놈이 영화하겠다고 까분다며 어머니에게 역정을 내고
차식에게는 면접까지만 가면 합격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뜬금없이 한국 마사회에 취업원서를 내라고
압력을 가한다.

상갓집에 가보니 음악 한다고 까불던 친구 필근의 아버지는 화병으로 돌아가셨고 집에 돌아와 보니 늙은 어머
니는 을씨년스럽게 혼자서 팔뚝에 인슐린 주사를 놓고 계시는 상황!
목구멍이 포도청, 그 놈의 취업이 원수로다! 분기탱천한 차식은 전날 밤 [각설탕]을 시청하고는 심기일전하여
마사회 면접실로 향하는데...]


3. 주요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차식(26) - 영화과를 졸업한 백수. 아버지의 권유로 아버지 친구가 임원으로 있는
마사회에 마음에도 없는 지원을 한다.

부친(56) - 군인 출신의 아버지. 재능 없는 아들이 영화를 하겠다고 까부는 것을
늘 못마땅하게 여긴다.

모친(54) - 당뇨를 앓기 시작한 어머니.

그 외 인물 - 담당교수, 필근(상주), 상갓집에서 만난 친구들, 면접관 1,2,3 등
Special starring - 한지혜



4.시나리오

#.PROLOGUE 졸업식장 (낮)


코스모스 졸업식이 진행 중인 대학교 강당 앞. 인파들로 북새통.
스틸 카메라의 뷰파인더처럼 보이는 화면 안으로
학사모를 쓴 차식(26),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들어온다.
졸업장을 들고 읽어보시는 할아버지께 학사모를 씌워 드리는 차식.
할아버지는 계급장이 달린 정복에 훈장을 덕지덕지 달고 계신다.

할아버지
(분통을 터뜨리며)
봐라! 졸업장에 ‘수석’이라고 안 써있냐!
근디 이 문디 개시끼들이! 우리 손주를 면접서 떨어뜨리고!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야겠구만!
박통 때처럼 다 조사뿌려야.......

어머니
(웃으며)아버님;; 진정하시고요~ 앞에 보셔야죠. 웃으세요. 김치~

할아버지
카악 퇬!

할머니
끌끌...취업이 장원급제보다도 어려운게비야.
애미야, 차식이랑 니가 가운데 서라.
(차식 옆에 서게 한다)

어머니
(화면밖에 아버지를 가리키며)
여보, 빨리 들어와요.

차식
(떨떠름하게)
셔터 자동으로 안 눌리는데...그냥 우리끼리 먼저 찍죠.

할아버지
(돈 콜레오네처럼)
아범 안 들어오면 사진 안 찍는다.

순간 정적...
아버지가 마지못해 화면 안으로 들어온다. 아버지도 역시 군인 출신인지 정복차림.
왠지 고압적인 부친과 조부가 양옆에 선 탓에 가운데 끼어 위축된 차식의 모습.

할아버지
우리 장손 큰 사람 될 기라! 마 걱정 없다!
우리 집안이 화랑의 후예 아이가!
니 애비도 왕년에 무슨 글 쓴다고 까불었지만 말이다.......

하고 할아버지가 말을 계속하려는 찰나에

‘찰칵~’
셔터가 닫치면서.

#.TITLE

무미건조한 글씨체로 화면에 타이틀

<쓴 맛>

이 조용히 떴다가 사라진다.



#.1-1 INT 차식의 방 (아침)

졸업 사진을 앨범에 끼워 넣는 차식.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 한 장도 보이지 않는다.
인생의 한 장이 끝나듯 앨범이 탁 덮이고 서랍에 꽂힌다. 서랍에는
[영화의 언어] [영상편집 기법] [채플린 - 나의 자서전] [레니 리펜슈탈 - 금지된 열정]
등의 책이 꽂혀있다. 차식의 전공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2-1 INT 아버지의 방 (아침)

지도책을 덮는 아버지 모습이 보인다. 서랍에 책을 꽂는다.
벽에 붙은 사진들을 통해 아버지가 완고한 군인 출신이라는 것과
산악 매니아라는 것 그리고 사진 찍는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사실이 대충 짐작된다.



#.3-1 INT 부엌 (아침)

시계가 정확히 7시를 가리킨다.
결벽증인 어머니가 싱크대 위에 설치된 붙박이 라디오를 튼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G-선상의 아리아]다.



#.2-2 INT 아버지의 방 (아침)

클래식 선율에 맞춰 이불을 군인출신답게 각 잡아 개키는 아버지. 절도가 있다.



#.1-2 INT 차식의 방 (아침)

역시 이불에 칼각을 잡는 차식. 유전이다.
모서리 부분을 만져보며 손이라도 베일 듯 엄살을 부리며 자기도 모르게 만족스러워하고



#.3-2 INT 부엌 (아침)

어머니의 손가락에서 진짜 베인 듯 피가 송글송글 올라온다.
혈당체크기에 핏방울을 묻히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그새를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도너츠를 한 입 먹는다. 단 것을 너무 좋아하는 어머니.
혈당체크기에 숫자가 뜨는 순간



#.2-3 INT 아버지의 방 (아침)

만보기의 세팅을 0으로 하고 주머니에 집어넣는 아버지. 등산갈 채비를 끝내셨다.
책상 서랍을 열어 니콘 F시리즈 카메라를 꺼낸다.
서랍 아래는 군인 정복을 입고 차식과 함께 찍은 졸업 사진이 들어있다.
박근혜와 이명박을 함께 찍은 듯
엄청나게 어색한 두 부자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3-3 INT 부엌 (아침)

결벽증인 어머니가 수저와 젓가락을 한 치 오차도 없이 바르게 세팅하고 있다.
(어머니의 시점으로 가상의 GRID선이 보인다)



#.1-3 INT 부엌 (아침)

결벽증인 차식이 책상의 물건들을 가지런히 정리한다. 유전이다.
책상 왼쪽에 다이어리와 수첩을 가지런히 포개놓고 삐뚤어진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차식.
그런데!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며 인상을 찌푸린다.

자작 시나리오 <다시는 영화를 찍지 않겠어요>가 각도가 15도 정도 뒤틀린 채
책상 구석에 놓여있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다시 바르게 각을 맞춰 책상에 놓는다.

차식
(혼잣말)
내무사열해? 왜 자꾸 방을 뒤져?

툴툴거리며 옷을 갈아입는데 전화가 온다.

차식
어, 웬일이야.
졸업하고 바쁘게 지낸다.
정말? 갑자기 그랬다고?
(난처)
야 근데 어떡하냐. 나 오전에 영화사 사람들이랑
미팅이 있어서... 오후엔 제작자 몇 사람
만나봐야 되고...응 그러게. 요새 좀 바쁘네.
뭐 그냥 작품 몇 개 보더니 한 번 보자고 그러더라고.
그래 있다 저녁에 갈게 그래.

어머니 V.O
대통령 밥 먹어.

차식
가요.

짜증스럽게 지갑을 열어보더니 밖으로 나가는 차식.



#.4 INT 식탁 (아침)


4인용 식탁. 아버지 따로 앉고
어머니는 정장을 한 차식과 함께 앉았다.
식탁위엔 사진 속 졸업식 날 썼던 꽃다발이 꽃병에 담겨진 채 놓여있다.
사진에서와는 달리 슬슬 시들기 시작하는 카네이션, 안개꽃, 그리고 장미.

메인 메뉴로 오삼 불고기가 나왔다.
아들 쪽에 가깝게 대는 어머니와
아버지 눈치를 보면서 살짝 부친 쪽으로 미는 차식의 모습이 번갈아 보이고
심기가 불편한 아버지의 헛기침, 어머니가 살짝 아버지를 노려본다.

완전 침묵 속에 참기 힘든 무거운 분위기의 아침식사.
급기야 식사하던 차식이 사래가 들려 켁켁 거린다.

차식
컥!

정적이 가득한 식탁. 나지막이 지나가는 말로 묻는 아버지.

아버지
면접 가나?

차식
상갓집요.

아버지
준비 잘 되나?

차식
그냥. 뭐 영어 시험 준비하고요.

잠시 정적이 감돌고...

어머니
돈 필요하니?

차식
됐어요. 돈 많아요.

다시 침묵. 숨 막힐 것 같다.

아버지
점수 좀 올랐나?

차식
할 만해요.

아버지
니 학점 괘안지?

어머니
(화제 돌리려고)
김치 다대기 많으니까 씻어 먹어라.

잠시 정적.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 젓가락 움직이는 소리가 참을 수 없이 갑갑하다.

아버지
애비 친구가 지금 마사회 임원으로 있는데....
사람 뽑는다 카더라.

반응이 없는 차식.
어머니가 슬쩍 고갤 흔들며 차식의 발을 밟는다.
대꾸하지 않는 차식.

아버지
흠흠.

헛기침을 하더니 무안하게 밥을 먹는 아버지.
정적이 흐르고 아버지가 머리 숙이고 국을 마시는 틈에

차식
다녀오겠습니다.

밥 먹고 먼저 일어나는 차식.




#.5 EXT 아파트 입구 (아침)

현관 앞에서 문자가 온다. 열어 보는 차식. 어머니가 보낸 문자다.

<아빠한텐 절대 영화 찍겠다고 하지마라. 취업 준비하는 줄 아는데 난리난다.>

한숨을 푹 쉬는 차식.
경비실 앞에서는 경비와 한 아주머니가 대화 중이다.

경비 아저씨
701호 아주머니 소포 왔어요.

아주머니
예? 뭔데요? 올 데가 없는데?

경비 아저씨
[취급주의].
포도주라는데... 포항제철에서 보냈네요.

그 말을 듣고는 오두방정을 떨며 달려가는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이고! 우리아들 포스코 붙었네! 대한민국 만세!
동네 사람들 우리아들 포스코 붙었다아!

차식은 현관 앞에서 가방 안을 뒤지더니 뭔가를 놓고 왔는지 다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간다.



#.6 INT 현관 (아침)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온 차식.
마루에서인지 부엌에서인지 부모님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목소리
니 지금 뭐라카노?

어머니 목소리
왜 자꾸 애한데 감 놔라 배 놔라 못살게 구냐구?

흠칫 놀라 멈췄다가 눈치 못 채게 조용히 중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차식.




#.7 INT 차식 방 (아침)


책상위에 지갑이 놓여있고
그 옆에 단편 시나리오 <다시는 영화를 찍지 않겠어요.>가 있다.

아버지 목소리
니가 계속 감싸고도니까 저 모양아이가?
아가 나이가 스물 여섯이나 처 묵으가 아직도
앞뒤 판단 몬하고 꿈꾸는 소리나 하고 앉았고.

어머니 목소리
꿈을 꾸는지 성실한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

아버지 목소리
어떻게 알긴? 내사 그 잘난 시나리온지 뭔지 읽어 봤다 안카나.
무신 놈의 재능은 재능이야?!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즈 혼자 딴따라 하겠다꼬!

어머니 목소리
(버럭)왜 애를 자꾸 비교 하냐고!

아버지 목소리
답답 안하나 이 사람아! 앞날이 빤히 보이는데!
글 나부랭이 쓴 거 보니 내 얼굴이 다 빨게진다 안카나!

화면 안으로 손이 들어와 소심하게 지갑과 시나리오를 가방에 챙겨 넣는다.



#.8 INT 마을 버스 (아침)


멍하니 뒷좌석 구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차식.
뭘 바라보고 있는 건지 한 없이 멍하게 있다가 가방을 열어 시나리오를 꺼낸다.
‘그렇게 한심하단 말인가?’ 싶어 다시 찬찬히 한 장 한 장 읽어보기 시작한다.



#.9 INT 교수 방 (낮)


시나리오를 다 읽고 책상에 올려놓는 교수.
3차 공판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초조한 표정의 차식.
교수가 맘에도 없는 발린 소리로 위로한다.

담당교수
(썩소 날리며)
뭐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
스필버그도 초고는 문제가 있기 마련인데.

차식
(담담하게 그러나 절망적으로)
교수님, 이거 14고 짼데요.

담당교수
아 그래?
(입맛 다시며)
뭐 하여간...열심히 살다보면...

차식
역시........ 재능이 없는 걸까요?

담당교수
(비트)
아냐 아냐! 무슨 소리야. 니 나이 땐 아직 모르는 거다?
그건 그렇고 차식아

뒤에 있는 책꽂이에서 시나리오를 하나 꺼내는 교수.

담당교수
10분짜리 단편시나리오 하날 기막힌 걸 구했는데...
이게 여기저기 상을 휩쓴 거거든?
지원받아서 익명으로다 영화제에 낼 생각인데
한 번 읽어보고 모니터링 좀 해줄래?

교수가 내미는 시나리오를 받아드는 차식.
<단편 - 상실의 시대>라고 제본 된 얄팍한 두께의 시나리오다.

담당교수
그거 반전이 아주 죽인다. 보통 재능이 아니야.



#.10 상갓집 (밤)


아이고~ 아이고~!

탈진해서 링게르 주사를 맞고 망연히 앉아있는 미망인.

그 옆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상주들. 그 가운데
선글라스에 전인권 같은 머리 꼬락서니를 한 상주의 모습이 분위기랑 맞지 않게 심히 어색하다. 아버지를 홧병으로 돌아가시게 한 차식의 친구 필근이다. 옆에 통기타를 두고 그 와중에도 꾸벅꾸벅 앉아서 졸고 있다.

뒤쪽에 마련된 술자리에서 혀를 차며 잔을 기울이고 있는 친구들. 옆에서 떨떠름하게 듣고 있는 차식.

상욱
홧병이래. 졸업할 때 다 되도록 음악 한답시고 까불더만.
그 꼴 못 본다고 싸우다 기어이 쓰려지셨다나봐.

태중
저 새끼 저거 언제 사람 되냐 저거. 아이구...
저런 꼴통은 불알을 따서 종족보존 안 되게 자연도태 시켜야 돼.
언제까지 사람이 꿈만 먹고...

필근
(갑자기 자다가 깨어서 피크를 들고 하늘을 가리키며)
나는~ 광대야~!!

큰형
이놈! 정신 못 차리고! 차라리 죽어!

참지 못한 형제들이 들고 일어나 그런 필근을 짓밟는다.

자기 얘기 듣는 것처럼 영 떨떠름하게 등지고 앉아 홀짝홀짝 마셔대는 차식과
필근을 외면한 채 자기들끼리 떠드는 친구들.

창연
(잔 따르며)
상갓집서 우는 거 아니래드라.
자 다들 진짜 오랜만인데 한 잔씩 더 하자.
김상욱, MBA수료 축하한다.
예나지금이나 이놈이 제일 잘 나가.

상욱
어이구? 너도 회사 바빠서 잠깐 나온 거라매?
이런 불황에 무슨 장사가 그리 잘돼?
(명함 건넨다)

창연
(주고받는다)
그러게 남들은 불황이라는데 실감이 안 나네.

태중
우리 중에 창연이가 항상 제일 빨랐지.
취직도 젤 빨리하고 장가도 젤 빨리 가고.

재원
(구석에 있는 차식을 끌어와 어깨동무하면서)
야 그래도 대기만성은 역시 우리 정감독 아냐?
어이 정감독, 졸업영화 찍었다는 거 잘 나왔냐?

태중
(눈을 반짝이며)
바로 감독 되는 거야?

차식
(머뭇)
아니 뭐...그런 건 아니고...이제 슬슬 현장 나가야지.

태중
야 씨 이쁜 보지들 많이 보겠다. 나이스!

창연
차식아 나 옛날부터 진짜 궁금했는데
그 감독이랑 신인배우 애들이랑
막 떼씹하고 그런다는 거 그거 진짜냐?

상욱
(비웃는다)
감독이 뭔데 대줘?
제작자나 방송국 PD 정도는 되야지. 감독이야 만년 계약직인데.
씹 대주고 뺨맞을 일 있나.

창연
아냐. 야 창배 걔 이번에 주간스포츠 연예부 들어갔잖아.
걔가 그러는데 인터넷에 뜨는 거 웬만하면 다 진짜래.

짐짓 있는 자산을 모두 뻥튀기해 허세를 부려보는 차식.

차식
사실, 내가 한지혜는 좀 아는데 말이지.
태중
야 뭐?! 진짜? 야 집중 집중.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한지혜의 전화번호를 보여주는 차식.
경악하는 친구들.

창연
(명함을 건네며)
야 이새끼 잘 나가. 진짜 사람이 재산이구만.

태중
많이 친해?

차식
본명은 이지혜지. 사실.



#.11 INT 술집 - 차식의 FLASH BACK (밤)


<4년 전> 자막 뜨고.

일동
동기사랑! 나라사랑!

7~8명의 영화과 동기들이 회식자리를 가지고 있다.
한지혜 옆에 쭈뻣쭈뻣하게 앉아있는 차식. 면박 주는 동기들.

동기 여자애1
야, 정차식 어필 좀 해. 아무리 그래도 동긴데 이름도
모른다잖아.

차식
(어리버리)
하하. 들었지? 내 이름. 헤헤.

한지혜
너 시나리오 잘 쓴다며?
나 멜로드라마 좋아하는데 잘 써서 나 주인공 시켜 줘. 헤헤.



#.12 EXT 경마 오락실 앞 (낮)


바닥에 떨어진 [다시는 영화를 찍지 않겠어요] 시나리오가 바람에 날려 흩어진다.

[3번에 7번마. 7번에 4번마...] 오락실 안에서 중계방송 소리가 들려오고

살짝 취해 버스를 기다리며 토이 크레인으로 시간을 때우는 차식.
잡힐 듯이 잡힐 듯이........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잡히지 않는 토이 크레인 속의 만년필.

결국 차식은 잡지 못하고 급하게 떠나는 버스를 뒤쫓아 허겁지겁 타고 간다.



#.13 INT 거실 (밤)


찰싹.

아무도 없는 집에서 어머니가 혼자 서툴게 팔뚝을 때려가며 인슐린 주사를 놓고 계신다.
기력 없고 지쳐 보이는 늙은 어머니.
현관 앞에 멍하니 서서 바라보고 있는 차식의 뒷모습.

CUT TO.

어머니에게 주사를 놔주는 차식

차식
죽을려고 환장했어... 그렇게 머리 아프다면서 도너츠를 또 먹냐?
그 설탕 덩어리를?

어머니
뭐 사는 게 재미가 있어야지.

차식
아 쫌! 말도 오지게 안 들어. 당뇨 환자용 설탕 있더만.
그거 사 먹어.

어머니
돈 아깝게 뭐 하러.

차식
(짜증)
아 얼만데? 내가 사줄게.

어머니
하이고, 어느 천 년에! 빨리 장가나 가라. 이놈아.

차식
나 장가가면 주사 놔줄 사람은 있고?

어머니
니 애비 뒀다 뭐하냐. 만날 산 아니면 소설책만 읽고 있는데.

차식
오여사.

어머니
왜?

차식
진짜 작가 되고 싶어 했어?

어머니
누구?

차식
누구긴.

어머니
(귀찮은 듯)
몰라. 니 애비 경상도 남잔 거 모르냐.



#.14 INT 거실 (늦은 밤)


어머니가 소파에 누워 드라마를 보다가 자고 있다.
산에 갔던 아버지가 중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혼자 돌아가는 TV에서 [사랑하는 자녀에게 피로엔 박카스!] 하는 광고멘트가 흘러나오고.
어머니를 발로 툭툭 건드려 깨우는 아버지.

아버지
들가 자라.

어머니
(비몽사몽한 목소리로 두리번거리며
누구한테 말하는 건지도 모르는 상태)
응? 잠이 와야 자지...

하면서 베개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는 어머니.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자 TV를 끄고 차식 방 앞으로 가보는 아버지.
살짝 열린 틈새로 빛이 새어 나온다. 몰래 방안을 들여다보고는 꽤 오래 서 있다가
베란다로 가는 아버지.



#.15 INT 베란다 (늦은 밤)


빨래걸이에 아버지의 군복과 차식이 내일 입고 갈 와이셔츠가 함께 걸려있다.
회한 섞인 표정으로 착잡하게 두 옷을 번갈아 바라보는 아버지. 베란다 창문을 연다.



#.16 INT 차식의 방 (새벽)


INSERT - 아파트 밖에서 보는 차식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창가에 앉아 있는 차식.
그리고 베란다에서 담배를 태우는 아버지의 모습이 한 화면에 보인다.

차식의 방.

전공서적들을 내다 버릴 샘인지 다 노끈으로 묶어놓은 모습이 보인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표정으로 TV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는 차식.
화면에서는 <각설탕> 혹은 <시 비스킷>, <킬링!> 같은 종류의 경마관련 영화가 나오고 있다. 힘차게 달려 나가는 경주마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고 천천히 화면 디졸브 되면.



#.17 INT 마사회 면접실 (낮)


힘차게 달리는 경주마와 기수의 모습이 박진감 있게 묘사된 포스터.
<이제, 당신의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라는 마사회 광고 포스터에서 트래킹-백 하면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싸늘한 인상의 면접관 둘과 능글능글해 보이는 인상의 면접관 하나, 총 3명으로 구성된 심사의원이 차식을 일대일 면접하고 있다. 제출된 서류를 꼼꼼히 살피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문을 여는 까랑까랑한 인상의 면접관 1.

면접관 1
어려서부터 말을 사랑했다고 하는데.
이력만 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거든요?
최대한 주어 술어만 사용해서 간결하게 설명을 해봐요.

차식
(낯색 하나 변치 않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둘러댄다)
5살 때 어린이 대공원에서 조랑말 투어를 한 순간부터
저는...(잠시 생각) 말의 고동소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건 진짜구나! 척추에 와 닿는 그 말 잔등의 거칠고...!
와일드한 느낌!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1
(어처구니가 없다)
다섯 살 때 그걸 느꼈단 말입니까?

차식
(미친 척하고 빡빡 우기는 차식)
그렇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잘 하겠습니다!

면접관1
(못마땅)
여기는 군대가 아니야 이 사람아.

면접관2
(부드럽게)
그럼 차라리 기수를 해보지 그래요?
키도 그렇게 안 커 보이는데.

차식
가급적 제 전공을 살리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면접관3
(서류를 뒤적이며... 비트)
음, 성적도 훌륭하고. 내가 보기엔 기본적으로 성실한 거 같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는 잘 계시나?

차식
네?
(아하~!)
아. 예... 건강하십니다!

면접관3
허허. 나중에 술이나 한 잔 사달라고 하더라고 전해주세요.

불편한 듯 헛기침을 하는 면접관1. 하지만 능글맞게 면접관3 웃어넘기면서.

면접관3
사내방송에 지원했는데 콘솔이나 이런 건 좀 다뤄봤겠지?

차식
(급당황)
네? 아... 저.... 저는, 그 중계 아나운서를... 뽑는 줄 알고...

면접관1
(짜증)
그럼 준비한 걸 한 번 해봐요.

차식
예. 아에이오우 아에이오우.

긴장한 차식이 음음.. 하고 심호흡을 한 뒤 타이를 약간 느슨하게 하고는 우렁차게



#.18 INT 면접대기실 (낮)


대기실 풍경.
자기소개 족보를 외고 있는 대기자가 보인다.
갑자기 면접장에서 우렁찬 차식의 목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면접장 쪽을 바라보는 대기자들.



#.17_2 INT 면접실 (낮)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처럼 눈물겹도록 어처구니없게 의자 위에 올라가 열정적으로
중계방송(?)을 하는 차식. 압박을 견디지 못해 거의 제 정신이 아닌 듯하다.

차식을 뽑아주려던 면접관3도 이쯤 되자 수습불능상태.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만 들고 있던 펜을 떨어뜨리고 만다.

차식
(이판사판!)
아아! 3번에 8번마! 8번 2번마 따라붙습니다!
4번 라인 건곤일척. 기수는 류명만. 플라이퀸
3회 연속 우승이 희박해진 가운데 개선장군 치고 나옵니다.
뒤이어 막판 뒷심 내고 있는 멕시칸블루!

고갤 절레절레 흔들며 문 앞에 앉아 있던 안내직원이 명단표에서 정차식 이름에 X표시를 한다. (F.O)




#.19 INT 아파트 현관 앞 (낮)


고갤 푹 숙인 채 집으로 향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차식을 부른다.

경비 아저씨
401호지? 소포 왔어.

차식
예? 올 때가 없는데?

경비 아저씨
[취급주의].
허허~ 사람일은 모르는 거지 이 친구야.



#.20 INT 부엌 식탁 / 거실 (낮)


[귀하의 작품은 아쉽게도 근소한 차이로 본선에 오르지 못했음을...]
어쩌고 하는 편지가 동봉된 영화제에서 반송된 DVD다.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포도주스를 마시는 차식.
안방에서 아버지가 등산복 차림을 하고 나오신다.
화들짝 놀라 차식이 DVD를 뒤로 숨긴다.

차식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

잠시 어색하게 서 있는 부자.

아버지
발표 났나?

차식
아...아뇨. 아직이요.

아버지
(착잡한 표정을 짓더니)
잘 봤나?

차식
그냥요.

착잡한 한 숨을 쉬더니 뭔가 말하려다가 마는 아버지. 차식을 빤히 쳐다본다.

아버지
........

차식
.........

아버지
나간다.

차식
다녀오세요.

밖으로 나가려다 갑자기 차식을 부르는 아버지.

아버지
얘.

차식
예.

아버지
파이팅.

차식
........

아버지
.......

잠시 정적이 흐른다.
아버지가 약간 웃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반응이 없자
아버지가 주먹을 더 어색하게 꾸욱 쥐어 보인다. 하지만
너무나 뜬금없는 차식은(사실 좀 놀랐다) 영문을 모른 채 잠시 그냥 멍하게 서 있다가

차식
아 예...화이...

쿵!

‘팅’ 라고 할 때 즈음 이미 아버지는 문을 닫고 나가 버렸다.

CUT TO.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다. 마루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반품된 DVD를 보고 있는 차식.
망연하게 바라보다가 [각본]이 뜨는 부분에서 TV를 꺼버리고는

차식
(자조하듯 아버지 흉내를 내며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내 얼굴이 다 빨게진다 안 카나........’

방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방에서 차식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차식 목소리
(궁시렁)
내무실이야? 왜 방을 자꾸 뒤져...



#.21 INT 차식 방 (낮)


툭~!

말을 끝맺지 못한 채
차식의 손에서 DVD가 스르르 떨어진다.

책상을 바라보고 있는 차식.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씁쓸함이 담긴 표정이다.
조소인지 냉소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책상 앞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

책상 위에
[상실의 시대] 시나리오가 놓여있고
포스트-잇에

[좋다! 파이팅!]

이라고 짧게 써 붙인
박카스가 한 병 올라가 있다.
(이 부분서 어색한 아버지 목소리가 오버랩 된다)

비참함과 어울리지 않는 흥겨운 음악이 흐르면서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angjun0202
2009.06.14 16:12
시나리오 잘 봤습니다...메일 보내써요..확인 하고 연락 부탁드려요^^
kh5217
글쓴이
2009.06.17 00:16
공지의 말씀 알려드립니다. 분명히 명시 되었듯이 현재 모시는 배우님은 <아버지> <어머니> <면접관 3인>입니다.
최소 40대 중반 이상의 연령대 배우님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아마도 앞부분에 공지가 가독성이 떨어지는 탓인지
20대 배우분들의 지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주인공 차식의 경우 캐스팅이 이미 완료된 상태라
배우를 모집하고 있지 않다는 말씀 올립니다. 동시에 뜨거운 관심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수
x 1 ehdud1145 2009.07.19 5055 0
뒤주 여행.. lhilhi 2009.07.16 5037 0
고등학생 졸업 작품 시나리오 giseokv 2009.06.18 6173 0
제작 진행 중인 단편 [쓴 맛!]입니다. (현재 배우 모집 중~! 011-9098-9570 2 kh5217 2009.06.14 6100 0
늪(시놉) 고수님들의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2 djmini1977 2009.06.13 4350 0
단편 시나리오(치킨맨) 평가 부탁드립니다^^ 3 monored 2009.06.06 6495 0
밑에 글 이어서...(너무 길어서 조금 짤렸네요) 1 engum 2009.05.27 3000 0
단편소설 형식으로 써 본 자작이야기입니다.(상당히 길 수도..)평가 부탁드립니다. engum 2009.05.27 3486 0
드라마극본 공모 내려고 한 이야기.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조언 부탁드립니다. nomang 2009.05.26 3980 0
관심있으신분~ 1 fdr11 2009.05.25 5032 0
꼭 댓글 달아주세요 지도편달부탁드리겠습니다. 2 holyamy 2009.05.24 3839 0
스.타.카.토 단편영화 assadembyo 2009.05.24 3784 0
이거 평가좀... 3 sun226 2009.05.17 3661 0
그냥 끄적거린거...평가 부탁드려요 2 Plamengo7 2009.05.17 3472 0
처음 쓴 시나리오 입니다... 봐주세요~ ^^ 부탁 1 maus19 2009.05.04 3553 0
'반추' - 시나리오 smooth5531 2009.04.24 3764 0
시놉시스입니당 yjidol92 2009.04.23 3917 0
졸업작품시놉입니다..냉정한 평가 부탁드려요,, hj4858 2009.04.16 3960 0
안녕하세요. 작가 지망생입니다. 냉정한 평가 부탁드립니다.. 2 kcrcool 2009.04.14 3866 0
첫 단편 시나리오 2 como4853 2009.04.04 10618 0
이전
20 / 32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