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차

ctalker23
2009년 04월 29일 07시 55분 36초 1963
이런이런....
비가 온다...
오늘은 카메라 두대오는 날인데...이론....ㅠㅠㅠ
감독님 말씀 왈 감독님께선 여태까지 날씨때문에 촬영 못하신 적이 한번도 없으시다구..심지어는 비 와서 촬영나가도 촬영 나가면 비가 그친다구 고로 오늘도 비가 그칠거라는 감독님의 굳은 확신을 믿고 현장에 나갔다...
웬걸...
바람까지 거세게 분다...
베이스 캠프에 쳤던 천막이 마구 흔들린다.....어쩜 좋아....어쩜 좋아....오늘 꼭 촬영해야 하는데...
비야 제발 그쳐다오...
빨랑 찍고 묘지를 벗어나고 싶단다....
근데 정말 희한하게도 비가 그친다...
저녁을 먹고 나이트 씬을 준비할동안 비가 말끔히 그친다...
정말 대단한 감독님의 쌔복(?)이다...ㅋㅋㅋㅋㅋ
비온 뒤라 그런지 약간은 춥다..
지금은 4월달이다....이젠 겨울 파카 그만 입구 드라이클리닝 맞기고 싶다...
그건 아마도 촬영이 끝나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촬영 끝나구 집에 갈땐 좀 챙피하다...다들 나만 쳐다보는 것 같구..잉잉잉...
다들 예쁘고 화사한 봄옷 입고 다니는데 난 컴컴한 색에 두꺼운 파카를 입고....지하철과 버스를 누비고 다닌다.
하지만 난 영화인이라는 사명을 갖고 꿋꿋이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한다....음하하하하하.....
오늘은 그야말로 공동묘지 씬의 압권이다..
묘지 사이를 카메라가 마구 훑고 다닌다...
난 그 뒤를 따라간다....무섭다....
하지만 어제와 또 다른 느낌이다...
약간은 친숙한(?)느낌이랄까?
그리구 무엇보다 스탭들이 가까이에 있어서 하나도 안무섭다....ㅋㅋㅋ
그린빛의 필터를 댄 조명이 묘지를 아름답게까지 만든다...
카메라 두대나 돌았는데도 오늘 분량을 소화하지 못했다..
해가 왜이리 빨리 뜨는지...한 시간만 더 늦게 떴어도 다 찍을 수 있는건데...
윽....분하다.....
왼쪽어깨에 담이 걸렸다...아프다...
촬영 끝나구 나니 온 몸이 쑤신다...ㅠㅠㅠㅠ
향긋한 파스 냄새가 날 꼬드긴다....하지만 파스가 없다....
내일까지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면 향긋한 파스 냄새가 내 몸을 감싸도록 해야징....
시원한 파스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듯 하다.....
키는 작아지고 팔을 길어만 가는 것 같다....
점점 비대칭이 되어가는 내 몸뚱이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오늘도 수고했다....내일도 수고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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