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야, 부산가자

mauve26
2004년 01월 19일 09시 45분 40초 3130
2003년 12월 17일

어제 밤부터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더니, 막판의 추위가 한바탕 몰아치려나 보다.
7시에 사무실에 모여서, 연출, 제작, 미술팀장님은 스타렉스를 타고 부산으로 떠났다.
1차로 월요일날 선발대로 출발한 정수오빠, 창호오빠, 김팀장님과 합류하기로 하고,
2차로 기차를 타고 오시는 감독님, PD님, 촬영, 조명, 미술 감독님과 합류하기로 했다.

차안에 앉자마자 잠이 들더니, 금새 부산에 도착했다.
우선, 부산 영상위원회에 도착해서, 부산 영상위원회 사람들과 정수오빠 창호오빠 김팀장님이 준비한 헌팅 자료들을 보며, 영화 속의 장소에 관하여 회의를 했다.
도시(부산)≠서울은 역시나 아니였다. 역시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 지역마다의 색이 있는 것 같다. 회의를 하면서 영화상의 공간적 미장센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도 나왔다.
간단한 카메라 테스트 촬영을 하기로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서 취소되었다.
우리는 다시 부산영상위원회로 돌아와 현재 짓고 있는 세트장으로 갔다.
높이는 양수리 세트장보다 낮은 것 같았지만, 넓이는 양수리 1,2,3 세트장보다 더 넓은 평수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완공이 된다면 우리 달마야, 서울가자가 부산 세트장을 제일 먼저 접수할 것 같다.
우리는 엄청난 시멘트 가루를 먹고 난 뒤, 영화의 메인 촬영장소인 대각사로 향했다.

으악!!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의 강남역 사거리보다 길 한번 막히면 오도가도 빼두박두 못하는 것이 부산같다.
대략 30분가량 걸린다는 곳을 한 시간을 넘어서야 대각사에 도착한 것 같다.
뭐... 퇴근시간이 겹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잠도 안올때 차 안에 갇힌다는 건 정말로 끔찍하다. 두 대의 스타렉스와 한대의 승용차가 길가에 주차한뒤 우리는 대각사를 향해 들어갔다.
대각사를 실제로 처음 본 순간, 정말로 신기했다.
이 느낌은 나혼자 느끼는 것이 아닐테지만, 영화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들게 할 정도였다.
오PD님과 절을 관리해주시는 보살님과 얘기를 잠시 나누는 동안에, 절안이며 마당이며 구석구석 그리고 최대한 기도하는 신도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살폈다.
부산을 1박2일의 짧은 일정의 헌팅이라서, 우리 일행은 세부적인 곳은 돌지 못하고 내일아침 법회를 보기로 하고 서둘러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먼저 선발대로 갔던, 정수오빠,창호오빠,김팀장님이 추천하는 횟집을 갔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때는 몰랐는데, 조감독님이 오시고 또 대기업 면접보다 더 까다롭다는 우리 조감독님의 면접을 통과하고 연출부가 꾸려지고... (사실... 나는 낙하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 작품을 위해 이렇게 하나.. 둘씩 모여지는 영화의 스텝들을 볼 때마다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영화야 말로 점 하나로 시작되는 예술 아닌가? ->악! 갑자기 소설가가 된 기분이다!
감동도 잠시, 재밌고 새로운 점을 발견했다.
달마야, 서울가자의 특징! 그리고 여느 현장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을 발견했다!
뭐... 내가 쫌 인연이니 운명이니를 억지로 엮어가는 사람이지만~
스님들은 빡빡머리다.
그리고 우리 주 스텝 일명, 오양붕이라 불리는 분들 또한 빡빡이시다.
조명감독님, 미술감독님, 제작실장님.
그리고... 건너편에서 이 세분들의 머리카락을 합쳐놓은 듯한, 허리까지 긴 머리를 자랑하시는 촬영감독님.
그리고 빡빡머리와 긴머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듯한 감독님과 조감독님.
정신없이 머리스타일을 연구하는 동안, 감독님께서는 폭탄주를 연구하며 주거니 받거니 드시고 계셨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테지만, 영화의 현장일은 힘들다. 하지만, 이 힘든 일을 서로가 재밌게 일을 즐겨가며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거국적으로 한잔씩 하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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