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열마리가 달립니다.
논길을 지나 계곡을 타고 바닷가 백사장을 가로질러 달립니다.
말 위에는 김유신이 있고, 그의 심복을 위시한 일당들이 있습니다.
전력질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수들이 직접을 말을 타고 대역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물들... 정말 스트레스 잘 받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우들을 위해 아침에 말들에게 신경 안정제를 먹였습니다.
신경 안정제 먹이고 달리라고, 전력질주 하라고 하니... 말들이 퍼지고 난리가 아닙니다.
급기야는 말이 흥분을 하기 시작합니다.
10년 넘게 말만 타신 분들이 툭툭 말에서 떨어집니다.
겁먹은 연기자 분들... 덜덜 떨리는게 눈으로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의 자태는 역시 도도하고도 멋지답니다.
노란 오줌을 싸고 황토색 똥을 아무데나 싸놓지만 그래도 엉덩이 뒤로 갈 때마다 말의 위엄을 느낍니다.
항상 방어 자세로 뒷다리를 세우고 있지만, 그 역시도 상당히 거만해 보이지요.
아무래도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잘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책없이 행동하기 때문에 늘 걱정스럽지만, 무사히도 우린...
30회차를 찍었습니다. 70%찍은 셈이지요.
비도오고, 워낙 많은 연기자들의 스케줄 문제로 난항을 맞기는 했으나 7월 2일부터 다시 촬영은 시작됩니다.
대다수가 day 씬인데다 로케라서 조명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울 조명부... 바로 포지션을 바꿉니다.
조명기사님이 "야, 조명부!!"하면 얼른 "네!"하고 나타나 쓰레기를 줍고, 대도구들을 옮기고,
매일매일 그날의 제일 바쁜 팀들을 도와줍니다.
시커멓게 무뚝뚝한 조명부였는데, 요즘은 슈퍼맨이 되었습니다.
어딘선가~ 무슨일이 생기면~ 조명부!! 슈퍼맨이 나타나지요.
날마다 무거운 갑옷을 수십벌씩 챙겨야 하는 의상팀
수십명의 얼굴에 수염붙이고, 머리 붙이고, 분칠을 해야 하는 분장팀
아무리 통제를 해도 1분에 두대씩 혹은 4대씩 에어쇼를 하는 비행기를 어쩌지 못하는 제작부
평균 2미터 이상의 아시바 위건 목책이건 더 높은 망루건 떠다녀야 하는 촬영부
수십개의 깃발과 무기도 벅찬데 매일 쌀섬을 이리저리 옮기고 세팅해야하는 소품팀
등... 슈퍼맨들의 도움으로 한결 마음이 뿌듯해지겠지요?
비가 오네요.
앞으로 남은 30%는 몹씬입니다.
하늘이 눈치껏 행동해 주길 바랄 수 밖에 없겠죠.
그럼, 전이만... 아직도 보지못한 <살인의 추억>을 보러 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