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방 fix헌팅 다녀왔습니다

jelsomina jelsomina
2001년 01월 18일 14시 36분 17초 2104
여자 주인공 아파트.

동해안에 늘 있는 그런 언덕에 등대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작고 하얀 등대가 있는 .. 상상처럼 그렇게 이쁜곳은 아니구요 ..
왜냐면 마을 너머로 하얀 등대의 머리만 보이니까 .. 주인공 집 창에서 보면 말이죠.
모바일 폰 안테나가 가려서 더 잘 안보입니다. -_-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작은 아파트가 서 있고, 그 앞에서 길게  바다로 나 있는 노란 길이 있습니다.  물론 창에서도 보입니다.. 길 바닥이 노란건 아니고 아주 낮게 만들어 놓은 길 옆 난간을 노란색으로 칠했더군요 ..
밤에는 항구의 불빛이 환하구요

아파트 두 동 사이로 바다만 보이기두 하구 ..
언덕뒤 초등학교로 가 스탠드에 앉으면 파란 바다도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성채처럼 서 있는 그 작은 아파트도 보입니다.
실연당하고 그 운동장을 서성거리는 상우(남자 주인공)도 생각납니다.
어디에나 초등학교가 있고 아이들이 있고 같은 풍경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꽤나 황량하고 묘하게 이쁜곳이지만 ...
그렇게 이쁘게 찍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여러 감독님들과 헌팅을 다니면 생각치 못한 좋은곳을 찾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진전사지 -

동해가 보이는 산 중턱에 천년전부터 서 있는 탑이 하나 있습니다
진전사지 3층석탑. 문화유산 답사기에 작가가 "답사에도 격이 있다"고한 바로 거기입니다. 그 옆에 작은 대밭이 있어요. 그렇게 높지 않고 그렇게 넓지도 않은 강원도산 작은 "대"가 선 풍경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그런곳입니다.
그 대밭 너머에 그 탑이 보이죠..
거기에 오늘 막 만난 두 남녀가 와서는 대밭의 소리를 땁니다
아주 작은 바람에도 소리를 내는 대밭소리..
마이크를 들이댄 여자와 해드셋을 쓴 남자..

바람이 불고 대밭이 소리를 내기 시작할때, 탑도  그 소리를 들을겁니다.
1000년을 넘게 한 자리에 서 있는 탑과 한 계절을 사랑하고 헤어질 두 남녀.
너무 감상적인가요 ?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런 장면은 우리 영화에 없을것 같네요
눈이 너무 와서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대나무가 다 눈에 덮혔습니다.
봄까지는 기다려야 대가 다시 일어설것 같네요
아주 길게 난 하얀 길을 따라 내려오며 언 계곡 밑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었습니다.
발자욱을 띠면 들리지 않고 발자욱을 멈추면 들릴만한 정도의 물소리..
아주 맑았습니다.

그래도.. 그 다음날 산사를 보러 갔다가 다시 찾게된 대밭..이 있습니다
삼척이 생각보다 좋네요 ..
정선을 참 좋아하는데요 .. 마치 거기 있는 느낌이 있더군요

앞에 큰 개울이 흐르고 그 뒤로는 넓은 논..밭들..
그 뒤 산이 시작되는곳에 대밭이 있는데 이놈들은 좀 큽니다 ..
담양에 있는 대밭과 좀 닮았지만 훨신 여려보이는 그런곳입니다
대밭속으로 들어가면 넘어가는 해가 보이고...  대밭 사이로 작은 평야(큰 논밭^ ^)도 보이고 ..
그 대밭 바로옆에 작고 오래된 집이 하나 있네요.

까맣게 그을린 부엌벽에 액자같은 작은 창이 있는데 그 안에 호롱불이 들어있습니다 . 예전 시어머님이 자기가 뭐 훔쳐먹나 감시할라고 만들어 놓았다고 하시네요 ..
나오면서 스텝들 입에는 곶감이 하나씩 물려있었습니다..
항상 느끼는것이지만  평화롭죠..

이 동넨 무슨소리가 좋아요 할머니 ?
우리집 뒤 대밭 소리가 좋지..

바람이 많이 불때면 대끼리 부딪치며 삑삑 소리를 낸다는 ..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몇몇 강원도의 산사들 ...
낙산사.. "꿈"을 찍었던곳..  
정암사 .. 부처님이 없는 법당..
삼척의 작고 외로워 보이는 신흥사  ..

왕곡마을 키작은 대밭들..
아주 넓은 동해의 바닷가들..
소돌 ..망상.. 맹방 해수욕장.. 무지 썰렁하더군요 ..

눈 때문에 너무 눈이 부셔서 내내 인상을 쓰게 한 아우라지 ..
물살이 조금 센곳은 아직 얼지 않았습니다.

암튼 그렇게 몇군데 돌아보고 왔습니다.

가끔가다 여러분들이 영화 그러다 언제 들어가냐고 걱정을 해주시는데
곧 들어갑니다 ...

안보여주면서 보여주고 .. 안들려주면서 들려주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그런건 욕심이겠죠.. ? 나중에 라도 ..





















































젤소미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