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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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무서운영화5

junsway
2007년 02월 06일 22시 34분 19초 10044 3
한 이름없는 시나리오 작가는 요새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름하여 <무서운영화 5!!>

이 영화는 끝임없이 뭔가를 봐야하는 한 무명의 시나리오 작가가 주인공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글을 쓰는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무섭다.

아침에 일어나 평소 채널로 이용하는 4개의 사이트, 수십개의 메일을 체크하며 봐야한다.

즐겨찾기에 등록된 20개의 사이트를 서핑하며 새로운 업데이트를 본다.

정리하고 구입한 수십, 수백권의 독파해야할 책들이 놓여져 있다. 끈기를 가지고 봐야한다.

봐야햐 영화들이 봐도 봐도 자꾸 넘쳐난다. 신작, 구작, 명작 한이 없다....

미국 외화 시리즈는 또 왜 이리도 재미있는지... 끝도 없이 시즌을 바꿔가며

장르별로 눈을 못띤다. 계속 보게 만든다.

한국 드라마도 본다, 일본 드라마도 본다.

영화잡지도 보고.... 신문도 보고... 시사잡지도 보고...

마케팅과 트렌드 관련 서적도 찾아서 보고....

지인들이 계속해서 보내주는 시나리오도 모니터 해주고....

아이들을 위해 뽀로로와 토마스 기차도 봐야한다... 톰과 제리는 물론이고....

네군데 은행의 통장도 매일 체크하고....

매달 수십종의 카드 결제서와 공과금 고지서도 봐야한다.

어머니 아버지도 봐야하고... 형과 형수도 보고.... 열두 형제인 처가집 식구들도 보고

친구들 경조사에서 가서 친구, 선후배들 얼굴 보고....

기획피디, 감독들, 제작자.......... 동료 작가에 후배 배우에......그들도 여지없이 봐야한다.

그렇게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어놓고 하루를 좆나게 보고 다니면..... 어느새 하루가 마감된다.

다시 반복.......

무서운영화다. 보지 않으면 저주에 걸려 죽는 무서운 영화다.

모 감독이 "이젠 더 이상 보지 말고 쓸때야!!"라고 했는데....

보지 않고는 말이 안되고 퇴보되니..... 어쩌랴......

필커 식구들에게 눈에 좋은 음식이나 약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는 수 밖에는......




마틴 트레비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7.02.06 23:38
택시 드라이버의 주인공이 트레비스 맞나요?

거울 앞에서 내 뱉던 대사가 떠 오르네요...

"You know me? Do you know me?"

맞지 안 맞는 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 총 꺼내는 연습한 것으로 기억 되는 데...

여하간.. 좋은 약은...

항상 그 모순에 휩 싸여야 하지만...

결국은 (모방이라 의심 될지라도...)

자신의 상상력이 최고라고 생각된다고 판단되는 요즘입니다...

모 감독의 말에 동의...

말이 안되면 안하면 되고... 표현하면 되지요...

대화에 못 낀다고 퇴보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영화 안봤다고 하면 죄인 최급당하는 충무로 영화인들의 술분위기도 한 몫하지요 ㅋㅋ

다 자기 취향을 고집하는 것이니..

님도 님의 취향을 고집하삼~~

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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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220
2007.02.07 18:35
junsway님.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눈에 좋은 건 '토O콤' 밖에 안떠오르는데요.
sandman님. 거울 앞에 선 트래비스의 대사는 you talking to me? 였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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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7.02.08 12:24
^^;
You 하고 me 두 개는 맞췄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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