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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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꽁트

73lang
2005년 07월 24일 16시 29분 45초 1920 1 16
사람을 홀로 남겨두는 것

사람에겐 아마 그럴 권리는 추호도 없지 않은가 싶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자살을 생각할 때는 열번이면 모두 그런 상황속에서였다.

사람들로 붐비는 은행속에서 잠시 그가 스스로를 혼자둔다든지,

항상 혼자서 술집의 손잡이를 돌려 연다든지

그런것들은 그것으로 영원해지고 혹사당하고 멸시당하고

버림받았다는 기분은 어쩔수 없이 스며들곤하기 때문이다.

밤시간의 세이클럽엔 왜 이렇게 이혼녀들 천지인가..

술에 취해 길을 걷다가 삐끼한명이 접근한다.

"성님...더 이상의 기쁨은 없슴다...완존 여탕이예여~ 즐기다 가세요!"라고 외치는

삐끼의 꼬임에 빠져 들어간 곳에선 고등학교 졸업반 아들이 있을 것 같은 아줌마들 뿐이었다.

이런 똘똘이가 져먼스플렉스 들어 갈 것 같은 상황에 울분을 느끼던 그는

또 다시 혼자가 된다.

그는 혼자사는 자신의 거처가 싫어지거나 낯설게 느껴질 때 무의식적으로 비디오를 보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였다.

그는 집에서 누군가가 먹을걸 잔뜩 사들고 와 초인종을 눌러주는 것이 소원이었다.

만약 그가 자살을 위해 면도날을 찾고 있을때라도 누군가 찾아와 준다면 모든걸 잊고 기쁘게 반길 것이다.

세상은 그가 바라는 것 과는 거리가 멀었고 기적이나 우연따위는 항상 나쁜쪽으로 기가막히게 들어 맞았다.

그는 가족이 없었다.

직장을 다니는 형이라든지 결혼한 누나 따위도 없었다.

그는 혼자였다.

그는 우울하다.

그는 처녀막을 가진 두더지나 자살을 하는 레밍 같은것들을 떠올리다

혼자사는 옥탑집에서 뛰어 내리기로 결심하게 된다.

어두 침침하게 가로등의 주황빛 불빛에 녹아들어가던 밤시각

그는 심호흡을 하며 4층 높이의 발밑을 내려다 보았다.

유서같은 건 없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뛰어내린다'거나

'여탕이라고 해서 들어간 나이트엔 아줌마 밖에 없었다!'라는 이유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혼자라는 생각에 뛰어내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가 오른발을 들어 허공 아래로 몸을 날리려던 순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옆건물의 조그만 유리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투명한 칸막이 유리에 작은 사선들이 방울지기 시작했다.

조그만 유리창 안으로 물방울들을 튀기며 샤워를 하고 있는 전라의 뇨자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놀란 듯 눈썹을 내리깔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구도를 잡으려는 화가처럼 위치를 바꿔가며 조그만 유리창 안을 관찰했다.

샤워기에서 흘러 나오던 세찬 물줄기 사이로 그뇨의 커다란 찌찌가 드러났다.

하얗고 커다란 찌찌는 마치 고래가 수면위로 올라 물을 뱉어내듯 큰 것이었다.

가느다란 허리...

커다란 마시멜로우로 빚은것 같은 하얗고 빵빵한 궁디볼기짝...

물줄기를 머금은 무성한 덤불..

그는 똥꼬 잔잔히 밀려오는 청량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로 세로 채 30cm밖에 안될 것 같은 유리창을 통해서

2평 남짓한 구조물 안에서

눈부신 나신을 청결하게 씻고있는 뇨자의 누드를 목격한 그는 생각했다.

'저 아름다움이 누구를 통해서건 무엇을 위해서건 지금 내 눈앞에 있다'

그는 헛둘헛둘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는 자신의 똘똘이를 내려다보며 결심했다.

'살아야 겠다!'.....






우겔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junsway
2005.07.25 11:42
73lang님의 글이 요새 불을 뿜는 듯 합니다... 건필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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