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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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난 지금 뭔가에 홀렸다가 풀린것 처럼 어리둥절하다.

ryoranki
2002년 04월 19일 04시 39분 35초 1267 5 4
새벽4시다. 머리를 잘랐다. 예전처럼..

머리를 감싸고 도는 바람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머리가 잘려나가는데 그렇게 속이 시원하게 느껴질 수 가 없었다.
기분이 가뿐하다.
오늘 처음 대낮 혜화동 거리는 여유롭구나 느꼈다.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로타리 고가밑 신호등을 가만히 기다릴 수도 있었다.
모든게 머리 때문이었다고 난 그렇게 생각해버리기로 했다.
뭔가 예전의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고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긴머리는 악몽이었다.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나를 믿지 못하게 했다. 힘들게했다.

알수가 없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머리를 자르지 않고도 견딜 수 있었던 거지?

난 지금 뭔가에 홀렸다가 풀린것 처럼 어리둥절하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ilbob
2002.04.19 07:53
익숙함과 생소함.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갈등하곤 하지요. 하지만 생소한 것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지더군요.
eyethink
2002.04.19 13:08
그렇찮아도 요즘들어 통화할때마다 니가 안정되어감을 느꼈다. 지난 겨울이후부터의 맘고생....잘 지나왔네. 그치?
silbob
2002.04.22 13:11
머리 길러. 너 범죄자 같더라ㅡ.ㅡ;
ryoranki
글쓴이
2002.04.22 14:28
익숙하다오.
eyethink
2002.04.22 23:09
앗! 짧은 것도 이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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