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독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예를 들어볼게요.
① 리얼리티 연기를 추구하는 감독
vs 자연스러운 연기 고집하는 배우들 지양하는 감독
(특히 장르물에서 연기가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데 리얼리티 못 버리는 배우들 싫어함)
② 작품 주연급에 우는 건 꼭 넣는 감독
vs 우는 거 직접적으로 들어가면 신파 같아서 싫다는 감독
또 배우가 인물을 접근하는 과정에서도, 감독의 디렉팅이 극과 극일 수도 있어요.
③ 배우가 인물의 전사를 다 체화한 채 움직여주길 바라는 감독
vs 인물의 서사에 너무 깊게 빠지면 배우가 피폐해지니 촬영 순간에만 집중하고 나와달라는 감독
④ 배우가 분석을 디테일하게 하고, 인물에 대해 깊게 연구해 주길 바라는 감독
vs 배우 본연의 모습이 더 드러나게 연기해 주길 바라는 감독
촬영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⑤ 여러 테이크(= 같은 구도로 여러 번 촬영) 가는 감독
vs 1~2번만 찍고 끝내는 감독
등등.. 감독들마다 추구하는 방향과 작업 방식이 많이 달라요.
위에 이야기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너무 당연하게 벌어지는 일들이나, 아무래도 극과 극을 경험하면 신인배우들은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우들은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요?
2. 대비할 것 - 배우가 갖출 것
1) 경우의 수 대비 - 유연성, 순발력 (카드가 많아야 함 = 연기 폭 넓히기)
2) 줏대 - 흔들리지 않을 것 (기본기 탄탄하게)
우선, 어떤 감독을 만나든, 어떤 디렉팅이 들어오든
그것을 소화할 수 있게 연기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잘 말할 수 있어야 하고,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야 합니다.
감독이 연기를 즉석에서 바꿔달라고 했을 때, 훈련을 통해서 폭을 넓혀놓은 배우들은 디렉팅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유연성, 순발력'은 단순히 타고나야 하는 영역이 아니라,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 카드(=경우의 수)를 많이 갖고 있는 배우, 다양하게 많이 해본 배우가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장에 가면 극과 극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데, 이때 멘탈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나만의 연기 줏대가 있어야 합니다.
이건 고집과는 다른 겁니다.
배우는 자기 연기를 고집할 게 아니라, 연출의 디렉팅에 맞게 바뀔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예를 들면
1번에 ③번처럼, 인물의 서사를 너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감독과 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 본인은 그런 작업 방식이 맞지 않는 배우임에도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들으면 연기를 망치게 됩니다.
이럴 땐 감독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는 하되, 본인은 연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게 본인만의 방식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A 방식을 쓰던, B 방식을 쓰던 결론은, 배우는 연기를 잘 해야 한다는 거니까요.
또 평소에 리얼리티 연기가 맞다고 생각하고 연기해왔는데, 장르적 허용을 중요시하는 감독과 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 안 좋은 평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기존에 본인이 했던 연기가 별로인 것이 아니라, 그게 필요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연기 스타일을 바꿔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주변의 피드백에 휩쓸리지 않고 맥락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불필요하게 흔들리지 않아야 연기 생활을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배우들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자기 연기를 이해하고 있으며, 어떻게 바뀌어가야 하는지 아는 '자립적이고 능동적인 배우들'입니다.
그렇다면, 현장에 나가기 전에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실 배우들을 기준으로 이야기할 테니,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세요.
3. 기실에서 연습할 수 있는 방법
기실에는 담임 코치 두 분을 포함한 다양한 코치진들이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다른 코치님들의 수업 청강도 가능하고, 대표님들 특강도 있기 때문에, 본인이 부지런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많은 스타일의 코치님들을 만날 수 있어요.
코치를 감독이라 생각해 보세요.
코치님들마다 수업 방식/촬영·작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미니 현장을 경험할 수 있어요.
현장 대비한다고 생각해 보시고,
코치(감독)의 스타일을 파악한 후 배우로서 연기/작업 방식의 폭을 넓히는 데 이용해 보세요.
4. 마무리
잘 맞는 감독과 작업하는 건 배우에게 정말 행운이에요. 그래서 한번 같이 한 감독과 배우가 잘 맞으면, 다음 작품 들어갈 때도 계속 같이 가는 겁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나랑 잘 맞고 호감 가는 감독들과만 작업할 수 없어요.
스타일이 다른 감독과도 작업하게 됩니다.
스타일이 다르더라도,
영화 드라마는 감독이 연출하고자 하는 그림이 있고, 그 안에서 배우는 디렉팅에 맞게 제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감독의 디렉팅을 받을 수 있으려면, 현장 가기 전에 배우는 연기의 폭을 넓히고 수용력을 높여놓아야 합니다.
대비가 되어있어야 현장에 나가서 제대로 제 역할 하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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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명의 자립 배우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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