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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란 사람이 아니다,

gestapo8
2009년 09월 03일 16시 32분 44초 19873 15
배우란 사람이 아니다.

정형화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소리다.
배우는 광대 배(俳)자에 넉넉할 우(優)자를 가져다 합쳐 쓴 말이다. 사람 '人'과 아닐 '非'가 합쳐져, 곧 사람이 아닌 존재를 일컫는다.
게다가 사람이 아닌데도 넉넉하다는 것이니
가히 보통의 존재는 아닐 것이다.

또 배우의 옛 우리말 격인 '광대'의 한자 가차 표기는
'廣大'라고 한다. 넓고도 크다는 뜻이리라.
곧 비천한 재인(才人)이라 손가락질 했을망정 그-그녀가 품고 있다.
세상에 뿌려놓은 값어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뜻이기도
고금을 막론하고 배우란 그런 존재였다.

배우는 '어색(語塞)'을 유발한다.
물론 이전의 '나'와는 다른 새로운 인간형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곧 오늘도 완전히 다른 그 누군가가 되어가는
변태(變態)의 과정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존재다.

언제나 꿈꾸었던 인물의 삶을 대신 살아보기도 하고,
그토록 저주했던 원수로서의 삶을 택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건 나 이외의 소우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
열정이 없을 때는 불가능한 짓이다.
그래서 배우는 죽을 때까지 '배우는' 사람이다.

종국에는 그 배움으로 얻는 영원한 가르침을
세상에 고스란히 돌려준다.

이는 예술이라는 장르의 직업인이기 이전에
삼라만상의 희로애락과 전쟁, 질투, 욕망, 복수, 추억,
죽음 등의 모멘트를 몸과 말로 표출하는 대리자의 역할인셈이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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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na5v
2010.01.01 03:00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연기자
2010.01.05 13:23

좋은 글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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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ng8421
2010.01.2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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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c5582
2010.04.09 21:14

이긍!~

나두!~^^

칼이쓰마
2010.07.01 14:51

참으로 조으신 지식을 주셔서 감사 합니다.

연기자김용준
2011.01.27 17:19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

althcjstk
2011.03.29 09:35

배우는 죽을때까지 '배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참 인상깊네요......

좋은 것을 배웠습니다.^^

별이되자
2011.09.11 00:55
좋은글 감사합니다!
배우이웅빈
2013.08.03 00:17
gestapo8님의 글을 읽고나니까 배우라는 저의 존재가 어떤 사명을 가졌는지 확실해지네요. 벌써 4년 전에 이런 글을 쓰셨는데, 지금은 어떤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연기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
Sirius
2013.11.20 10:40
멋진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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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2013.12.07 14:18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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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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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2014.07.11 00:40
아주 멋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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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최강철
2014.09.05 04:59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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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an
2016.03.03 19:08
배우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찾기위해서 이곳저곳 찾고 있는데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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