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 연기 이론과 노하우
766 개

연기는 호흡이다.

gestapo8
2009년 02월 07일 19시 45분 50초 17279 11
내쉴 呼 / 들이마실 吸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것 = 연기는 호흡이다.



호흡이 깊어야 연기에도 깊이가 생기고 호흡이 편해야 연기가 편안하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



굳이 연기훈련 자료실의 첫머리에 호흡을 올려놓는 이유는 연기의 처음과 끝이



이 호흡에서 시작해서 호흡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을 하면 공기가 입을 통해 입 밖으로 나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쉬면 다시 폐가 팽만해지고



이 들이마쉰 숨(들숨)을 통해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아마도 이 들이마쉬는 숨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기훈련생이 말을 하고, 감정 잡고, 인상을 쓰는 것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실제 그러한 것을 가능케해주는 들숨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든 연기문제는 사실 여기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것들을 적용하면서 그것의 효용성에 대해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 연기를 입문하면서



이런 저런 연기서적을 뒤적이고 연기학원에서 이런저런 선생님들께 연기를 배우면서



나는 연기를 배워간다기 보다



스스로를 관념화된 연기의 틀 속에 가두워두고



소리는 질러지는 데 무엇엔가 억압되어졌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어깨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고 호흡은 벅차오르고



혀는 굳어져 발음은 뻑뻑해지고...... 목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핏줄은 터질 듯하고....



무대에서 손을 어찌해야할 바 알 수 없고, 걸음은 왜 그렇게 뻑뻑했던지...





10년을 연기해도 연기가 편해진다기 보다는



계속 무엇엔가 억압되어져 있다는 사실을 또 확인하고 계속 확인하면서



오히려 점점 경직되어지고 연기를 포기할까하는 생각과 스스로의 한계로 인해



좌절과 실망의 나날이 연속되었던 아픈 기억들이 있다.



연기....



책을 읽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



연기에 관한 무수히 많은(그게 과연 많은 양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실제적으로 그것이 "나"라고 하는 연기지망생에게 어떻게 적용되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결국은 책에서 해답을 찾고 적용하려 시도했던



모든 노력들이 나 자신을 억압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았는지....



대학을 다니면서 선생님들이 해주신 말씀,



"편안하게 해라"

"자연스럽게 해라"

"연기를 너무 양식적으로 하지마라"

"더 슬프게 울어라, 더, 더, 더!!!!!!!!"

"너 발음이 않좋구나"

"너 혀가 짧구나"

"너 ㅅ 과 ㄹ 자 발음이 안돼는구나"



......



과연 그것이 내게 얼마나 연기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혀가 짧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혀를 길게 만들라는 말인가?



발음이 안좋구나 ..... 당연히 혀가 짧으니 발음이 안좋지...



너 ㅅ 과 ㄹ 발음이 안돼네.... 과연 혀가 짧다면 그 발음만 안될까?



결국 옛 나의 연기 스승들이 내게 가르친 것은



자유로운 배우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신게 아니라 단점을 지적해주시기는 했지만



- 물론 항상 자유로운 배우가 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그 말씀을 항상 고맙게 가슴에 새겨두고 살고있다.

그래서 그나마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일테고... -



아무런 해결방법을 제시해주지 못한 까닭으로



난 점점 심한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어쩌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던 단순한 문제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멍에처럼 지고 살아와야만 했다.



그런데



그러한 스스로의 컴플렉스는 놀랍게도 - 뺀찌를 가지고 혓바닥을 돌려도 맘대로 안되던 나였다 -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극복되었다.



어쩌면 내 연기 인생에 있어 참 스승 중에 하나는 바로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연기가 실제적으로 연기훈련생에게 적용되어지기 위해 필요한 내 나름의 방법들을



하나씩 적어가고자 한다.



과연 이런 식의 글을 통한 "방법"의 전달이 얼마나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서둘지 않고 천천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와 같은 컴플렉스 덩어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하기로 한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yhandjm
2009.08.05 20:20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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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한섭)
2013.05.02 20:13
yhandjm
감사합니다~잘 읽었습니다.
꽃님이
2014.03.14 08:24
yhandjm
감사합사니다 잘일앗슴니다 도웅이 많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sjhysady
2009.08.20 17:34
잘 보고 갑니다^^
액팅패밀리
2010.01.26 12:24

잘보고갑니다.

 

별이되자
2011.09.11 00:5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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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캐리
2013.04.26 17:03
호흡 중요한 말씀입니다~~
붉은하늘
2013.05.30 09:35
좋은글 감사하게 읽고갑니다...굿럭~~~
인영
2013.12.08 22:08
좋은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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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려서인지 어제도 대본 연습하는데 숨차하고 힘들어하는데 님 말씀이 맞는것 같아요.
귀한말씀 새겨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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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rdldi2
2014.05.19 18:40
이런 글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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