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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페이퍼 + 작은 벌레

2003년 03월 13일 17시 59분 16초 1362 2
오랜만에 휴식을 맘껏 누리기 위해 새로산 페이퍼를 펼쳐놓고

한참을 뒹굴거리고 있었다.

그런 내 눈을 잠시 사로잡게 만든것은 눈꼽만끔이나 작은벌레 한마리였다.

이 벌레는 어디서 왔을까?

서점에서 집으로 온지 한참이나 되는 시간을..아니 서점으로 오기

전부터 책속에서 누군가 책을 펼치기를 기다린 인내심강한 벌레일까?

아님, 바쁘다는 핑계로 청소를 안한 내 방에서 스멀스멀 기어다니던

벌레였을까?

꼼지락 거리며 지나가는 벌레를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에 빠졌다.

그럼 나는 그 사람을 언제 부터 기억하고 추억하며 사랑하고있었던 걸까?

무더운 여름 대책도 없이 주저앉아버린 나를 위해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체 뛰어와 제일 먼저 나를 챙겨주던 그 사람을 보고서?

아님, 나는 지금 슬프니까..당신의 슬픔보다 내 슬픔이 훨씬 크니까

나를 달래달라고 막무간에 생떼를 쓰면서 일까?

.....

인내심강했던 벌레를 휴지에 묻고서 나는 벌레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는 어디서 왔냐고..

그리고 내 자신에게 물었다

너의 시작은 언제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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