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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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j 를 만난 뒤, 사라져가는 것.

sadsong sadsong
2003년 03월 07일 03시 37분 34초 1052 8 1
더 늦기전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배에 뭔가를 새겨 넣고자
깊은 밤마다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작년 말.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뛰었고,
새해첫날에도 뛰었고,
설날에도 뛰었고,
발렌타인데이에도 뛰었고,
비가조금와도 뛰었고,
눈이조금와도 뛰었고,
술먹은날에도 뛰었다.
독하게.
(대신, 그런 날들에만 독했고, 평범한 날엔 종종 걸러주었다는 문제가....)


총 4획인 王자[짜] 중, 첫 번째 가로획이 막 나타나려는 그 때에....
j 를 만났다.


그로부터 2주동안....
운동화 끈이 매어진 날은 단 하루도 없이,
'굉장히' 달콤한 삼겹살과
달콤하지도 않은 맑은술이
많은 밤을 지배했고.

결국,
2개월만에 겨-우 얻어가던 굴곡을
2주만에 쉽게 잃어가고 있는 지금.

'빽 투 더 퓨처'. 사진속의 사라져가는 가족들을 바라보던 애절함으로
내 배위의 사라져가는 한 줄 흔적을 허무하게 지켜보려고
오늘도 발가벗고 거울 앞에 선다.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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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가 빨래판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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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DI
2003.03.08 01:45
사라지는것이..앞으로도 참 많겠지만..;;;;
반면에 새롭게 얻는것도 많을것임다.
Profile
sadsong
글쓴이
2003.03.08 06:48
앗, j ....
marlowe71
2003.03.08 20:51
조심하지 않으면 두 분의 j와 비슷한 허리, 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부디 조심하시길, sadsong님.
cryingsky
2003.03.08 23:12
저 인라인 탈 때 옆에서 함께 뛰셔여~! ^^
한강변을 휘젓고 다니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네여~
pinkmail
2003.03.09 00:38
그 j 가 그 j 맞져?
아니...우리 j 가 어디가 어때서여...
silbob
2003.03.09 00:47
가재는 게편.
Profile
xeva
2003.03.14 23:56
푸하하하.... 그런데 혼자 먹지말구 나두 좀 주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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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jooji
2003.03.21 23:24
제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생각나네요.
한때 별명이 빨래판이였었는데...

운동 안한지 벌써 15년이 되어가네요.
이제 다시 그 몸매를 찾을려고 다시 몸부림 치지만 이런 젠장...제...에...엔...자...앙...

제 몸에 넘 자신감이 있었나봐요. 사실은 게을러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데 옛날 일자로 찌져진 내 다리를 다시 보기가 힘드네요.
아니 넘 힘드네요. 사실은 진짜 아파요.

우쨋던...

sadsong님 happysong이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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