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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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82movie
2006년 06월 16일 17시 46분 20초 2901
#.1 강원도 외진 산골 마을 (초저녁)

야트마한 산기슭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골짜기 마을.
개울을 경계선으로 두 시골집이 다정하게 마주 보고 있다.
맑고 깨끗한 물이 고요히 흐르는 개울, 곳곳에 바위들도 있다.
2미터 남짓한 깊이의 물로 화면 다가가면 그 밑으로 속옷 하나 달랑 입고 잠수 상태로 수영치는 남선, 손에는 작살을 들고, 얼굴엔 해녀 물안경을 쓰고, 잠수 상태로 무엇인가 찾는 듯하다.
20초 정도 지나서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7살짜리 꼬마 남선.
헐 덕 헐 덕 숨을 깊이 들이쉬는 꼬마 남선.
이윽고 다시 잠수한다. 물이 맑은 탓에 잠수한 모습까지도 훤히 보인다.
물 바닥까지 깊이 잠수해서 돌 밑바닥을 들여다본다.
살금살금 작살을 장전하는 남선.
돌 밑 깊숙한 곳으로 작살 끝이 박힌다.
아저씨 팔뚝만한 고기를 찔러서 물박으로 나온다.
작살에 꽂힌 채로 팔딱이는 송어.
신이 나서 환하게 웃는 남선, 물박으로 웃으면서 개헤엄 치며 나간다.

#2. 집 앞 마당과 뒷마당, 부엌 (초저녁)

남선

엄마, 엄마~ (신이나 큰소리로 뛰면서 부른다.)

부엌문을 확 열어 재끼며 뛰어 들어가는 남선.
뒤 돌아보는 엄마.


남선

엄마, 엄마 큰 거 잡았다.

엄마

(큰 송어를 보고 놀라는 엄마)
오늘은 매운탕으로 저녁 먹어야 하겠구나,

마루에서 송어 잡았다는 소리를 듣고 부엌으로 오는 아빠.
아버지도 싱글 벙글 웃으며 송어를 남선 에게 받는다.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건네는 남선.
송어를 들고 뒤란으로 나가는 아빠.

아빠

남선아, 이리와라.
(물 짜는 펌프를 보며 말한다.)
펌프 질 좀 해라.

아버지 말을 듣고 물 을 열심히 펌프질 하는 남선.
아버지는 물줄기에 송어를 깨끗이 씻는다.
그리곤 송어 배를 가르는 아빠.
송어 손질을 능숙하게 한다.
부엌에서는 분주하게 저녁식사 준비 중이다.

엄마

남선아, 할머니 할아버지 모셔 와라.
송어 큰 거 잡았다고, 매운탕 드시러 건너 오시라해.
(부엌에서 뒤란에 들리는 크기로 말한다.)

#3. 개울, 할머니 집 (초저녁)

엄마 말을 듣고는 능숙하게 담을 넘어 앞집 할머니 집으로 간다.
개울을 향해 뛰는 남선, 개울에 다 와서는 돌다리를 능숙하게 껑충 껑충 넘는다.
개울건너에 있는 앞집이 보인다. 여전히 신이나라 뛰는 남선.
앞집이 조금 더 가까워지자 할아버지, 할머니 하고 큰 소리로 부른다.
부엌에서 삐끔히 문을 열고 나오시는 할머니.
할머니한테 안겨 붙어서 옷가지를 손으로 잡고 말한다.

남선

할머니 내가 송어 잡았다. 큰 걸로
엄마가 매운탕 끓인다고, 할아버지랑 할머니 모셔 오래.

뜰에서 소를 몰고 부엌 옆 마구간으로 들어오며 남선에 말은 들은 할아버지는 소를 마구간에 매면서 말씀하신다.

할아버지

오늘도 작살질 했구나, (웃음을 띠며.)

남선

할아부지 오늘은 큰놈으로 잡았어,
할아버지 팔뚝 만해,
(자랑스럽게 자랑하는 표정)

옆에서 남선을 보고 웃으시는 할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집으로 오는 남선.
어느덧 해가지고 제법 어두워졌다.
돌다리를 건너려 개울로 가까워지자 신발과 양말을 벗고는 양말을 신발 안에 말아 넣는다.
개울건너로 신발 두 짝을 집어던지는 남선.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구~ 이 녀석아..

두 발을 물에 담그고 할머니를 부축하며 돌다리를 건너는 남선.
뒤를 따라 건너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조심해서 건너와유, 엎어지지 말구~~
(금술이 좋아 보임을 느끼는 말투)

#4. 집 안마루 (밤)

어느새 저녁은 가고 밤이 왔다.
남선에 집은 주변에 새소리와 논에서 우는 개구리 소리로 가득하다.
전구 불빛으로 빛나는 안마루는 행복하고, 아담한 시골에 독특한 매력을
한결 보태주고 있다. (어두운 마당에서 안마루를 찍은 화면)
부엌에서 밥상을 차려 안마루로 가지고 오는 엄마.
안마루에 앉아있던 아빠가 받아 올려주신다.(어두운 마당에서 안마루를 향해 찍은 화면)
마당에서 들리는 남선 목소리
엄마, 할배랑 할무니랑 왔어.
남선에 말을 들고 엄마와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안마루로 들어온다.


할머니

복동이가 잡은 송어 덕택에 오늘 저녁 맛있게 먹겠구나.

좋아라, 웃는 남선
엄마는 손수 할아버지 할머니께 매운탕을 떠주시고.. 다섯 식구는 오순도순
저녁 식사를 한다.


엄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그나저나 걱정이에요,
내년 이면 남선이 학교가야 하는데..
4키로나 대는 거리를 아침저녁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우리가 농사짓는 이곳이 너무 외진 곳이라.
심심해서 매일 고기나 잡고 활이나 만들어 쏘고 매일 매일 혼자 외롭지
안으려고 애쓰는 모습 보면 딱하기도 하고, 읍내로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예 때문에 고민이.............
(중간에 말을 끊으며 끼어드는 아빠)

아빠

어허, 또 쓸 대 없는 소리
어머니 아버지 식사하시는데..
(멋적어 지는 엄마 얼굴)

할머니

애비야 어미가 틀린 말 하는 것도 아니고,
애비 네가 이해해라.. (자상한 목소리)


헛기침하는 할아버지.
신경 쓰지 않고 밥을 맛있게 먹는 남선.
7살짜리 꼬마가 매운탕을 맛이게 먹는 모습이 마치 깊은 골짜기에서 친구도 없이 아니 동네라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남선 다섯 식구뿐인 산골짜기 머그네미에 살면서 외로울 수박에 없는 꼬마아이에 외로움을 알리는 듯하다.
화면 서서히 회전하면서 어두운 밤하늘에 깨알같이 퍼져 있는 별들로 화면 가득 채운다.
별 빛 하늘을 비추는 화면은 다시 서서히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
화면 땅으로 내려와 집을 화면에 담으면 문을 열어 재끼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곤히 자고 있는 남선 모습과 안마루를 아직도 밝게 비추는 전구 불빛.
화면은 또다시 전구 불빛이 서서히 사라지는 어두운 마당으로 천천히 회전한다.
마당에서 하늘로 껑충 껑충 뛰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백구.
백구가 어둠에 묻혀 사라지자 반딧불 두 마리가 반딧불을 밝히며, 아름다운 동선을 그리며 날고 있다..

#,5 개울 (낮)

개울가에 앉아 개울 웅덩이로 돌을 힘없이 집어던지는 남선.
돌 하나가 퐁당하고 빠지면 다시 하나 들어 집어던지는 남선.
얼굴엔 외로움이 가득하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일어나 개울가 땅을 파기 시작한다.
땅이 어느 정도 파이자 서서히 고여 드는 물.
물이 어느 정도 고여 들자 핸드볼 공만 한 크기에 돌을 들어 반쯤 물에 담긴 수박만한 돌을 내려찍는다.
그리곤 돌을 들추는 남선.
돌 밑에는 작은 고기 한 마리가 기절해 있다.
고기를 손에 쥐고 애써 만든 작은 웅덩이에 집어넣는다.
작은 웅덩이에 흰 배를 보이고 뒤집어져 있는 고기, 가만히 들여 다 보고 있는 남선.
시간이 잠시 지나자 정신을 차린 고기는 작은 웅덩이 안에서 이리저리 헤엄친다.

#.6 마당 (낮)

마루 밑에서 꺼내 드는 활.
활의 재료는 모자리 할 때 쓰는 대나무 쪼갠 것으로 활대를 만들었고, 신발 끈으로 활시위를 만들었다.
옥수수나무 끝가지를 잘라 만든 화살을 활과 함께 들고, 닭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집 주변을 돌아다닌다.
닭을 발견하고는 쪼그려 쏴 자세로 제법 진지하게 활시위를 당긴다.
제법 빠른 속도로 날아간 화살은 닭을 살짝 빗나간다.
놀라서 도망가는 닭, 재빨리 일어나 닭을 쫒으며 허리춤에 꽃은 화살을 꺼내 뛰면서 활시위를 당긴다.
폼을 보니 많이 해본듯하다.
한 참을 닭에게 활을 쏘며 놀더니 마루에 와 앉는다.
마루에 누웠다, 일어났다 한다, 방문 고리를 잡아 문을 연다.
방에 걸린 시계를 확인한다.
11시 40분쯤 되어가는 시계.
시간을 확인하고는 마당으로 내려온다.
마당에서 300미터쯤 떨어진 산 바로 밑에 밭에서 농약을 뿌리는 아빠와 엄마 모습을 바라본다.



#.7 논두렁 (낮)


논두렁 위를 걷는 남선.
논두렁 옆으로는 햇빛에 반산되는 맑은 토랑 물이 흐르고, 노란색 나비 두 마리가 날고 있다.
엄마 아빠한테 50미터쯤 근처로 가서 선다.

남선

엄마~~ 엄마 (크게 부른다. 두 손을 입에 모으고)

엄마와 아빠는 듣지 못하고 여전히 농약 치는 일에 바쁘다.


남선

엄~~마!!
(신경질적으로 아주 크게 부른다.)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는 엄마와 아빠.
하던 일을 멈추고 남선 을 처다만 보고 있다.
그러자 밥 먹는 시늉을 하는 남선.
왜 왔는지 알았다는 듯 엄마는 가라는 손짓을 해 보인다.
뒤돌아서는 남선, 무언가 잊은 게 있다는 듯 뒤를 돌아 엄마 쪽을 다시 본다.

남선

백구야, 백구야 (큰소리로)

애타게 부르는데도 백구는 엄마 일하는 뒤꽁무니만 졸졸 쫒아 다닌다.

남선

(시부렁거린다)


#.8 마루 (낮)

마당에서 조금한 구멍을 발꿈치를 이용해 빙빙 돌면서 파고 있다.
3개쯤 팠을 때쯤 밭에서 돌아오는 엄마, 아빠, 백구


엄마

너 또 또 또 땅 파냐.. (어깨를 때리며)
너... 다 놀고 다시 맺꿔 놔라.

남선

(대답 없다.)

엄마 뒤를 쫒는 백구에 엉덩이를 걷어차는 남선.
엄마에게 반항적인 모습을 본 아빠는 경고에 눈빛을 보내고
마루에 들어 눕는다.
금방 잠들어 버리는 아빠.
부엌에서 분주하게 점심준비 하는 엄마.


엄마

남선아~ 소 물 좀 퍼다 줘라,
(마당에 있는 남선 에게 들릴 정도 목소리 크기로)

엄마 말을 들은 남선은, 구슬치기를 하려다 멈추고 부엌을 지나 뒤란에 물 푸는 펌프로 간다.
펌프에 매달리다시피 펌프질 하는 남선.
한통 물을 가득 채우자, 다시 엄마가 점심식사 준비 하는 부엌을 지나 마구간으로 간다.(물통을 굉장히 힘겹게 불안한 자세로 들고 걷는다.)
이 모습을 본 엄마는 귀엽다는 듯 쳐 다 본다.
안마루서 식사하는 엄마, 아빠, 남선.
반찬이 맘에 안 드는 듯 좋지 않은 인상으로 식사중인 남선.
이 모습을 본 엄마는 아빠가 알까 걱정인 표정이다.
화면, 마당 쪽을 향해 회전하면 백구도 컹컹대며 식사중이다.
식사를 마치고 밖 마루서 녹색으로 넓게 물든 논과 밭을 보며 쉬고 있는 엄마와 아빠 모습, 다시 농약 치러 가는 엄마 아빠 뒷모습으로 화면(디졸브) 된다.





#.9 앞 집 할머니네 (낮)

마당 한 구석에 서있는 경운기, 7살짜리 꼬마 남선은 경운기 시동을 걸 여고 안간힘을 쓴다.
걸릴 듯 말듯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운기.
한 참을 경운기와 씨름하다 힘에 겨워 바닥에 주저 않는다.
어느 정도 쉬고 다시 일어나 있는 힘을 다해 경운기 시동을 건다.
“덜 덜 덜 덜” 하더니 마침 시동에 걸렸다.
7살짜리 꼬마는 겁도 없이 경운기에 올라타 제법 능숙한 솜씨로 경운기를 몰고 길가로 나간다.
먼 밭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농사일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10 길, 아랫마을 (낮)

경운기를 몰면서 때로는 겁에 질린 표정, 때론 재미있어 웃는 표정이 가지각색으로 변한다.
아랫마을로 향해서 경운기를 계속해서 몰고 가는 남선.
다녀 보지 않은 길이라, 거리감각을 잃고 경운기 모는 일에 정신 팔려 4키로나 떨어진 아랫마을 초등학교 근처에 근접 한 것도 모른 채 경운기를 몬다.
30미터 앞에 쯤 보이는 내리막 커브길, 내리막길이 가까워지자 긴장한다.
나름대로 속력을 줄이고 안전하게 가려 준비했으나 내리막길에 올라서자 경운기 방향을 남선에 힘으로는 틀수가 없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결국 경운기는 커브를 틀지 못해 5미터쯤 높이에 뚝 아래로 떨어지고 위험을 느낀 남선은 이윽고 경운기에서 뛰어내린다.
주인 없는 경운기는 혼자서 뚝 아래 개울로 곤두박질치고, 남선은 다행히 팔꿈치만 까지고는 다친 곳은 없는듯하다.
당황한 나머지 당장이라도 울고 싶지만 눈물을 먹음 은채 경운기를 살피러 뚝 아래로 내려간다.
뒤집어져 있는 경운기, 곤두박질하는 소리를 듣고 주변에서 수영하며 놀던 아랫마을 아이들 다섯 명이 모여든다.
그중에 한 아이는 여자 아이고 셋은 10살쯤 되어 보이고 한 녀석이 남선 과 동갑내기로 보인다.
아랫마을 아이들은 모두다 속옷만 달랑 입고 있다.


아랫마을 꼬마1

야, 너 모냐.. ( 껄렁하게)



남선

넌 뭐냐? (도도하게)

옆에 있던 여자 아이 꼬마1에게 말한다.

여자아이

저 위에 머그네미 사는 놈이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이웃에 친구가 아무도 없어서
원시인처럼 뱀 잡고 고기 잡으며 매일 매일 혼자 논데,

푸 하 하.. 웃는 꼬마1
주변 친구들도 꼬마1이 웃자 따라 웃는다.
조금씩 약이 오르는 남선, 살벌한 눈빛으로 째려본다.
꼬마1,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남선과 동갑으로 보이는 꼬마에게 가서 말한다.

꼬마1

야.. 너 저놈이랑 싸우면 이길 수 있어? (비웃으며)

남선과 동갑으로 보이는 꼬마는 머뭇거리더니 말한다.

동갑 꼬마

저런 쪼다 같은 놈 이길 수 있다. (겁이 나지만 용기내서 말한다)

꼬마1

그럼 싸워 바,

머뭇거리는 동갑 꼬마.

꼬마1

(머리를 툭 치며)
멍청한 새끼

꼬마2

야.. 쪽 팔리게 아랫동네 망신시키지 마라,

아랫동네 꼬마들 다같이 무시하는 표정을 짓는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씩씩거리고 있는 동갑 꼬마.
남선에게 두 주먹을 쥐고 다가간다.
얼굴에 정확히 명중하는 주먹, 동시에 돌아가는 남선 턱.
괴성을 지르며 더욱더 강렬하게 달려드는 동갑꼬마.
서로 치구박고 날 리가 났다.
주변에서 좋다고 낄낄거리며 웃는 아랫마을 꼬마 녀석들.
어인일인지 웃음을 멈추고 녀석들 표정이 굳어 버렸다.
대자로 뻗어 있는 동갑 꼬마.
천천히 아랫마을 꼬마 녀석들에게 가까이 오는 남선.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1에게 말한다.

남선

너 디질래?

어이없어 웃는 꼬마1
잽싸게 날라 가는 남선 주먹, 턱을 맞추는 동시에 무릎으로 아랫배를 강타한다.
엎어지는 꼬마1, 발로 내려찍고 지지 밞는 남선.
주변아이들이 남선에게 다 같이 달려든다.
몰매 맞으면서도 틈틈이 한 녀석 씩 때리고 있으나 뒤에서 날아오는 발과 주먹.
몰매 맞으며 바닥으로 넘어지는 남선.
꼬마들은 다 같이 모여 사정없이 때린다.
한 참을 때리고 나서야 아랫마을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쓰러져 있는 남선, 찢겨진 옷, 퉁퉁 불은 입술, 시퍼렇게 얼굴에 멍이든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는다.
독기 품은 표정으로 아직 누워있다.
얼굴 위로 몇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 맑은 하늘에 잠시 내리는 소나기다.
무수히 많이 내리는 소나기, 비를 맞아도 꿈쩍 않고 하늘을 보며 아직도 대자로 누운 상태다.
비 줄기는 조금씩 약해지고 다시 맑은 여름날에 오후가 되었다.
그제 서야 일어나 앉는 남선.
경운기를 주시한다. 좀 전에 있었던 일은 다 잊은 채 오로지 경운기 걱정뿐이다.
경운기 주변을 살피지만 혼자 힘으로는 경운기를 다시 몰고 집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경운기 옆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흐르고 초저녁이 되고 점점 어두워진다. 여전히 경운기 옆에 앉아 있는 남선.




#.11 남선 집 (늦은 저녁)

저녁상을 안마루에 놓고는 소 먹이를 준비하는 아빠에게 가는 엄마.

엄마

저녁 들어요.


아빠

응, 알았어,

집 주변을 돌아보는 엄마 모습.
“남선아, 남선아 ” 몇 번 불러본다.
주변을 살피며 대답이 없자 혼잣말로 “ 할머니한테 갔나,”
할머니한테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안마루에 식사하러 간다.
아빠와 엄마는 식사중이다.
멀찌감치 마당에서 들리는 목소리.

할머니

어멈아, 어멈아 (안마루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할머니를 주시하는 아빠와 엄마.
할머니가 안마루로 가까워지자 일어나 나가는 엄마, 아빠.

엄마

네, 왜 그러세요.

할머니

집에 경운기가 없어 졌어,

엄마

네, 경운기가요 (놀라 걱정하는 표정)
남선이 집에 있지 않나요?

할머니

아니, 남선이 안 왔어.

엄마

(놀라며)
남선이 집에도 없는데, 그럼 그놈이 또..

모두 놀라 걱정하는 아빠, 할머니, 엄마

방 안으로 들어가는 엄마 후레쉬를 들고 나온다.

#.12 길가 (밤)

엄마

어머니는 들어가세요.
애 아빠랑 찾아 올 게요.

할머니

별일 없어야 할 텐데.. 큰일이구나,
그래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마..(걱정스런 말투)

경운기가 갈 수 있는 곳을 후레쉬로 비추어 보며 아랫마을 길을 따라 걷는 아빠와 엄마.
남선에 이름을 부르며 초조한 모습으로 살피며 걷는 아빠와 엄마.
아랫마을에 거의 다 내려온 엄마와 아빠.
여전히 남선에 이름을 부르며 어두운 시골길을 후레쉬 하나로 의존해 살피며 걷고 있다.
저 멀리서 들리는 희미한 목소리.
남선은 자기를 찾는 엄마 목소리임을 직감으로 안다.
빙글 빙글 어두운 밤을 길게 비추는 후레쉬 불 빛, 주변에 들리는 시골에 밤소리.
어두움에 두렵고 , 적은 옷 때문에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남선.
엄마 아빠에게 가는 것이 경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점점 경운기 사고 지점 내리막 커브 길로 오는 엄마 아빠.
아직도 여전히 애타게 남선에 이름을 부르는 엄마 아빠.
용기를 내서 엄마 하고 큰소리로 소리친다.
목소리를 들은 엄마 아빠는 더 큰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
언덕 아래에서 기어오르며 엄마를 부르는 남선.
소리를 들은 엄마는 직감적으로 휘레쉬 불빛을 남선 쪽으로 향한다.
만신창이가 되어 엄마 에게 오는 남선.
엄마를 보고서야 울음을 터트리는 남선.
엄마와 아빠는 남선에 몸을 살핀다.

엄마

왜 이렇게 됐어? ( 걱정스런 말투)

남선

경운기 타다 굴렀어, 경운기는 저 아래로 굴러 떨어졌어.( 울음을 머금고 말한다.)

아랫마을 아이들과 싸운 것도 말하려다 말하지 않는 남선.

아빠

(어디 심하게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본다.)

후레쉬를 들고, 아빠 엄마 남선은 경운기 굴러 떨어진 곳을 비추어 보고는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엄마

(여유를 찾은 목소리)
누굴 닮아서 이러는지..
동네에 또래 친구들만 있어도 이러진 않을 텐데.


아빠

(말없이 듣고만 있다)

세 식구는 후레쉬로 길을 비추며 시골에 밤길을 걷는다.
주변에 들리는 새소리, 풀벌레소리 개울에 흐르는 물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 시골의 밤길은
소리로써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12 할머니네 집 (밤)


아빠

어머니, 어머니 (마당에서 부른다.)

황급하게 뛰어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남선에 몰골을 살핀 다음 엉덩이를 마구 때린다.
살살 맞을 여고 엉덩이를 빼는 남선.

엄마

경운기 몰다가, 내리막에서 개울로 굴러 떨어 졌나 바요. (한대 쥐어박으며)

할아버지

혼나는 게 무서워 집에도 못 오고 있었구만..
대려가서 빨리 재워라..

아빠

저희 건너 갈 게요 주무세요.

가라고 손짓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가는 아빠 엄마 남선.

#.13 다음날 남선 집 (낮)

얻어 마자 시퍼런 얼굴로, 티비를 보는 남선.
티비는 (지지지) 소리와, 잘 나오지도 않는 화면으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티비를 툭툭 때려보는 남선.(짜증나는 표정으로)
너무 시골이라 kbs 1채널만 간신히 나올 뿐 다른 채널은 전혀 잡히지도 않는다.
갑자기 마루로 나가는 남선, 논에 있는 엄마에게 소리친다.

남선

엄마, 엄마

남선을 주시하는 엄마.

남선

안테나좀 돌려봐. (손짓하며)

엄마는 말을 알아듣고는 논두렁 옆에 서 있는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 본다.
재빨리 방으로 뛰어 들어간다.
티비를 확인하는 남선.
방안에서 티비를 보며 소리친다.

남선

(아주 큰소리로)

조금씩 돌려바.. 살살

살며시 조심스레 안테나를 돌리는 엄마 모습.
갑자기 마루로 뛰어나가는 남선, 소리친다.

남선

엄마 됐어 멈춰 (큰소리로)

기대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티비를 보고 있지만.. 재미있어 하는 표정은 아니다.
티비에서는 뉴스만 계속해서.. 나온다.
(뉴스진행 앵커 목소리 삽입)
이에 못 견디고 티비 코드를 뽑아 버리고는 마루로 나가서, 엄마 아빠 일하는 모습을 구경한다.
날씨는 비가 올 것처럼 흐린 날씨이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을 멈추고 들어오는 엄마 아빠.
세 식구는 바깥마루에 앉아 비를 구경한다. (지붕에 비 떨어지는 소리 요란하다)

아빠

감자 부침게 좀 먹을까.

아빠에 말을 듣고는 부엌으로 가는 엄마.
마루 밑에서 백구도 비를 구경하고 있다.
비가 정말 많이 온다.
3식구는 바깥마루에 앉아 감자 부침개를 만들어 먹는다.
남선은 백구에게도 부침개를 주며 백구를 예뻐해 주고 있다.

#.13 남선 집 사랑방 (밤)

잠을 자려 누워있는 남선.
비 오는 소리는 아직도 요란하다.
한 참을 무엇인가 생각하다. 살며시 잠이 드는 남선.

#.14 다음날 남선 집 (아침)

여전히 무수히 많이 내리는 비, 바깥마루에서 비 구경을 하고 있는 남선.
안마루에서 엄마와 아빠 말하는 소리 들린다.


엄마

개울에 물이 엄청 불었는데..
논 뚝 무너지진 않을까요? (걱정스런 말투와 표정)

아빠

그러게.. (걱정스러운 표정)

엄마 아빠에 말을 들은 남선은.
마루 밑에서 우산을 꺼내어 개울가로 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확인하러 간다.
물은 시커먼 흑탕물이 아주 빠른 속도로 요동치며 무섭게 흐르고 있다.
화면, 개울에 홍수진물을 비추다, 개울 건너편으로 화면 이동한다.
개울건너편에서 바라보는 할머니 모습.
남선과 할머니는 개울을 사이에 두고 말없이 한참을 지켜보고 있다.

#.15 논두렁 (밤)

엄마와 아빠는 우비를 입고 무너진 논두렁을 고치는 중이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으나 적은 량이 내리고 있다.
분주하게 삽질 하는 아빠 엄마 모습에는 시골 생활에 힘겨움이 보인다.

#.16 논두렁 (아침)

아빠와 논두렁을 걷고 있는 남선 모습.
무너진 논두렁이 있는지 확인하러 다니는 중이다.
비는 그쳤지만 온 세상은 비에 젖어있다.
화면, 비에 젖은 시골에 풍경을 서서히 돌면서 보여준다.

#.17 개울 (낮) (인써트 화면)

화면, 홍수로 인해 무섭게 흐르는 개울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깨끗한 물로 흐르게 되고, 조금씩 개울에 모습은 본 상태로 돌아온다.


#.18 시골 길 (낮)

저 멀리 아랫마을 쪽에서 차 한대가 덜컹 덜컹 거리며 오고 있다.
한 참을 달린 차는 남선 집 앞에 오자 선다.
차에서 내리는 청년.(이름은 이 형구 다)
개울을 건너 남선 집으로 온다.

#.19 남선 집 (낮)

낯 선 사람을 보고 짖어대는 백구. ( 멍 멍 멍 )
마당으로 들어서는 형구, 자신에게 짖는 백구를 보고 진정시키려 친한 척 한다.
단순한 백구는 조용해진다.
백구를 쓰다듬어 주는 형구.
개 짖는 소리를 들은 남선은 방문을 열고 나온다.

남선

누구세요?

형구

(다정하게 웃으며)
음.. 형은 포크레인 기사야..
그런데 부모님은 안 계시니?

남선

일하러 밭에 가셨는데요?

형구

부모님한테 꼭 할 예기가 있는데 볼 수 있을까?


남선, 마루에서 내려와 신발을 신으며 말한다.

남선

따라오세요..

남선을 따라 가는 형구.

#.20 밭 (낮)

체소를 밞지 않으려고 엉거주춤 하며 걷고 있는 남선과, 형구 모습.
조금씩 부모님이 일하는 곳과 가까워진다.


남선

엄마 여기 이 분이 할 말 있다는데..

엄마 아빠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빠

왜 그러시죠?

형구

전...... 산림청에 근무하는 포크레인 기사인데요.
이번 홍수 때문에 저 위에 산림도로가 무너져서 복구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 현장 근처에 하숙을 하는 것이 여러 모로 공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아빠

아~ 네

형구

몇 일전에 이 동네를 둘러보았는데..
집은 딱 두 채 더 라 구요.
여기랑 개울건너편 저쪽에..

아빠

(웃으며 말한다)
개울건너 집은, 부모님이 사시고...
이 동네는, 우리 식구 뿐 이네.. (웃음)

형구

이곳에서 공사를 할여면 절대적으로 하숙할 곳이 있어야 합니다.
돈은 넉넉히 지불 할 테니.........
하루 3식과 잘 곳만 마련해 주시면 됩니다.
(눈치를 살핀다)

아빠

집이 누추한데 그래도 괜찮나?

형구

(웃으며)
그럼요...한 적 하고 좋기만 한데요.

엄마를 쳐다보는 아빠, 엄마도 나쁘지 않은 표정이다.
남선이는 새로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게만 느껴지는 표정이다.

아빠

좋소, 그럼 언제부터 있어야 하나?

형구

(고개 숙여 인사하며)
감사합니다.
3일 뒤부터 공사 시작이니까..
2틀 뒤 저녁 까지 댁으로 오겠습니다.

아빠

음... 알겠네...

형구

앞으로 두 달간 잘 부탁 합니다.( 웃으며)

아빠, 엄마

(밝은 표정으로 같이 웃어준다)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남선에게도 귀엽다는 듯 웃으며 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남선 돌아가는 형구에 뒷모습을 바라본다.

#.21 시 골길 (아침)

남선과 아빠는 이른 아침부터 아랫마을로 걸어간다.
한참을 걸은 뒤 경운기 사고를 낸 곳으로 왔다.
저 번에 홍수로 경운기는 물살에 밀려, 사고 난 그날과 같은 위치에 그대로 있지 않고 20미터쯤 밑으로 내려가 있는 모습이다. (경운기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임)
경운기를 살피는 아빠, 죄책감에 아무 말 하지 못하는 남선.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랫마을 아저씨들 4명이 경운기 사고현장으로 온다.

아빠

왔어. (손을 들어 인사한다)

남선

안녕하세요.

아저씨1

음, 그래...
너 또 몰래 경운기 몰거니?

남선
(멋쩍은 웃음)

아저씨2

형우야... 네 아들 쪼금 한 게 경운기도 몰고...
대견하다.
나중에 훌륭한 사람 돼 겠어.. (웃음)

아빠

너 지금 욕하는 거지? (경운기를 살피며 웃으며 말한다)

아저씨2

형우야.. 이거 이제 못 쓰겠는데..
고치는 돈이 많이 들겠어..
차라리 하나 다시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경운기를 살피며 안 된 표정으로)

경운기를 수습하는 아빠와 아저씨들 모습, 그 옆에 가만히 서서 구경하는 남선 모습.
(화면 페이드 아웃)

#.22 읍내 경운기 시장 (낮)

(화면 페이드 인 하면)
읍내 경운기 파는 곳에서 경운기를 사는 아빠 모습, 아빠를 졸졸 쫒아 다니는 남선.
새로 산 경운기를 타고 읍내 길을 달리는 모습으로 (화면 디졸브 한다)
아빠는 앞좌석에 운전을 하고 있고.. 입에는 담배를 물고 있다..
경운기 짐칸에는 부식거리가 가득 실려 있고, 부식거리 틈에 앉아서 경운기 가는 반대 방향을 보며, 가오리연을 날리고 있다.
바람과 함께 춤을 추듯 나는 가오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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