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미모의 피디님 달콤한 한 마디를 아낌 없이 던지십니다..
"우리 제대로 된 빙수 한 번 먹으러 갈까?"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된 빙수라 함은..
팥이 듬뿍 담긴.. 연유가 철철 흘러 넘치는.. 모찌떡이 올망졸망 모인..
그런.. 재래식(?) 빙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빙수?!
그 하나의 단어는 참으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모니터만 멀뚱멀뚱 바라보던 연출, 제작부 일동..
일제히 짐을 꾸립니다..
정말 순식간에 나갈 준비를 마친 우리는..
쪼꼬만 차에.. 자그마치 10명이 모두 들어 앉아서..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길을 나섰습니다..
뜨거운 햇살.. 괜찮습니다..
차 안의 따뜨무리한 공기.. 또한.. 괜찮습니다.. @.@;;
잠시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이름만 들어도.. 비싼 느낌이 확~ 다가오는 투썸거시기..(스폰서 오인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상호는 밝히지 않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조그만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우리들 눈 앞에는..
하얗고 노란.. 형광색 빙수가 대령되고.. 우리는 말 없이 수저를 들어 그 맛을 보았습니다..
"맛이 어떠니?"
미모의 피디님 맑고 투명한 눈망울로 저를 바라봅니다..
"유.. 유자맛인데요.."
정말 그 말 밖에는 생각이 안나는 제가.. 너무 솔직한 제가 참으로 원망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다른 분들은.. 피디님의 시선을 피한채 빙수만 열심히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도..
"왜 유자맛이라 생각했느냐..?"
"네? 저는 그냥 제 입에서 유자맛이 나길래 유자라고 생각한 것이온데.."
이런 대화는 오고가지 않았습니다.. 하하..
조용히 빙수만 호로록 먹고 다시 사무실에 모인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일을 했습니다..
그 날.. 아쉬운 피디님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무더운 여름.. 우리에게 팥의 정기를 불어넣고자 하셨던 피디님의 계획은.. 결국 미수로 끝나버린 토요일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연출, 제작부였습니다..
요즘 정말 사무실은 너무 조용합니다..
복닥복닥 거리던 처음이 좋았는데.. 이제 프리 막바지라는 기분이 확 느껴지니.. 더욱 부담감만 생깁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렵니다..
다들 너무너무 열정적이라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
오늘도.. 말 많은 스크립터.. 알맹이 없는 수다였습니다..^^
신선한 맛의 느낌 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