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부 합숙은 27일부터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26일에 다섯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도계에 오게 된거죠. (두명은 다음날 후발?)
합숙에 참여할 저와 황**양. 그리고 아이들.
강원도 헌팅에 참여할 연출부 김**군, 제작부 박**씨. 그리고 유** 제작부장님.
(언제부터 제가 이렇게 별표를 남발해온건지,
왜 이래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쉬운대로 별을 뿌리고 있습니다..)
저녁 도착, 숙소 잡고, 밥도 먹고, 선생님께 도착했음을 알려드리고,
애들 재운 뒤, 성인들간의 진지한 대화도 나누고..
다음날부터는 저와 황**양은 학교에서 아이들 합숙을,
연출부 김**군, 제작부 박**씨는 헌팅을 각각 진행하게 됩니다.
유부장님은 서울 가시고.
저는 이번 6일간의 일정중, 첫날만 숙소에서 자고 다음날부턴 아이들이 합숙하는
학교 안 큼직한 '온돌방 교실(?)'에서 20여명의 아이들, 선생님과 머물게 되기 때문에,
또한 그곳의 여러가지 사정이 열악한 것을 알기 때문에,
신기하게 생긴 샤워기 딸린 욕실에서 몸을 정성껏 씻어냈습니다.
'안락한 잠자리와 욕실은 이것이 마지막이다.'하는 심정으로..
여기서 잠깐, 아이들 합숙 진행을 함께 맡은 연출부 황**양은,
학교로부터 차타고 10여분은 가야하는 그 숙소에서 계속 잠을 잡니다.
그곳엔 함께온 헌팅팀이 묵고 있죠.
숙소까지의 차편이 없어서, 헌팅팀이 저녁에 데려가야 하고 아침일찍 다시 학교로 데려다 주어야 합니다.
그런 수고까지 감수하면서도 황양이 학교에 머물지 않는것은,
함께 자야하는 20여명의 남자 중학생들이 부담스러워서라는데....
(어쩌면 저나 선생님일지도....)
어쨌든, 다 큰 사람이 뭐 그런걸 부담스러워 하냐며 시간 날때마다 툭툭 건드리기도 했죠.
(한쪽에선, '다 컷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그런데, 지금 이순간, 이 늦은밤 가만히 입장바꿔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20여명의 여중생과 여선생님이 자고 있는 방에서 함께 눈을 붙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런거였군요. 미안해요 황.
어쨌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관악부 합숙이 시작되는 27일.
서울에서 내려온 두명 더해 총 일곱명의 아이들이 학교에 입성합니다.
사실 처음엔 부담이 컸죠.
선생님께서는 연기자 아이들의 합숙 참여를 흔쾌히 허락하셨지만,
정작, 순박하고 평온하기 이를데 없는 도계 아이들의 잔잔한 물결에
괜한 파문을 일으키는건 아닌가 해서였습니다.
색깔있는 안경을 쓰고 온 아이,
'비싸 보이는' 옷을 차려입은 아이,
허리띠를 무릎까지 늘어뜨린 아이,
모자를 옆으로 삐딱하게 돌려쓴 아이,
사진기 달린 번쩍거리는 휴대폰은 물론, PDA까지 가져온 아이.
그런 모든 것들에까지 신경이 쓰인게 사실입니다.
'좋은 아이들이니까, 서울서 온거 티내지 말고 제발 사이좋게 지내라'고 당부할 뿐이었죠.
서로들 처음 만나서,
선생님 말씀에 따라 다소 어색하게 서로 돌아가며 악수하고
도계 관악부원들의 연습을 그저 멀뚱멀뚱 쳐다보고,
입김 나오는 '가사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밥 지어먹고,
(그 때 역시 선생님 말씀에 따라 다소 어색하게 서로 섞여 앉아서는....)
서울 아이들 먼저 방으로 내려오고, 도계 아이들만 남아 찬물로 설겆이 할 때까지.
딱 그때까지만, 어색한 기운이 흘렀습니다.
그 이후 주어진 자유시간. 다시 아이들이 한데 모인 온돌방에선,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선 서울 아이들의 제안으로(역시 그래서 배우인 것인가 --) 게임이 시작되고..
너무 시끄러워 제지해야 할 정도로 서로들 뒤집어지며 요란법석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계산 필요없이 그렇게 벽을 허물던 시절이,
돌아보면 제게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한바탕 어울린 뒤에,
도계 관악부 다큐멘터리도 시청하고.. 그리고 잠들었죠.
전 이닦고 찬물로 세수만 했습니다.
* 역시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글에서 이어갑니다.
긴 글은 안돼요.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