喪故
촬영 최건희기사 아버님 배상,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__)m
2002년 10월 23일 수요일 / 날씨: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 촬영 8일전 (이틀 딜레이됨. 31일 예정)
-방금 고사겸 MT를 다녀왔습니다. 모두 잘 도착 하셨죠? 저는 지금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따듯한 커피에 몸을 의지한채 누구를 씹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MT...구태의연한 표현을 하자면 배우와 스텝간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고 조금 솔직히 표현하면 누가 술먹고 깽판 부리길 좋아하는지, 꼬장은 어느정도인지, 누가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지 탐색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습죠. 치열한 각축이었습니다. 수상자들은....
-꼬장부분
1위 김명국(배우)- 각방을 돌아다니며 엄청난 꼬장과 썰렁개그를 흩뿌렸으며 결국 자신의 방이 어디인지 모르면서도 위풍당당함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2위 김유진(감독)- 고사가 끝난 직후 뒷풀이 장소에서..."여자 스텝들 전원집합"을 하신 후 미모의 스텝분들에 둘려 싸여 음주와 가무를 즐기셨습니다. 그때 남자스텝들의 원망어린 눈빛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후 남자스텝분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셨습니다. 감독님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3위 신근호 (PD)- 처음엔 잘 나갔죠. 문제는 망할놈에 술이었습니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사회를 보면서 납죽납죽 잘도 받아 마신 술에 정신은 혼미해지고 온몸은 나른해 지셨나 봅니다. "사회자는 왕이다"라는 신념으로 들뜬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혀 주셨고 급기야는 충청도식 고성방가로 훌륭히 마무리 해주셨습니다. 영화판에서 사회자 자리는 그 자리가 마직막일 듯 합니다.
-스포츠부분 - 축구, 발야구, 족구, 피구, 말뚝박기(여성전용), 농구..
1위 이홍표(무술감독) - 일단축구, 참여인원 30여명(남자 20명+여자10명), 심판 김유진 감독 . 동네축구의 전형(공따라 다니기)속에서도 1득점 2어시스트로 맹활약, 밥먹고 달리는게 주된 업무이신 이홍표무술감독님의 맹활약에 힘입어 3:1로 무술팀이 속한 팀이 승리 하였습니다. 촬영, 조명팀의 골키퍼를 보신 김명국(배우)의 자살골에 힘입어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2위 최영우(조명팀) - 이홍표 무술감독에 못지않은 맹활약으로 대등한 경기를 이끌어낸 장본인입니다. 젊음이 좋긴 좋더군요. 큰키에 다부진 몸매 잘생긴 얼굴(?)... 관심있으신 분은 메일 보내주십시요.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3위 정기훈(조감독) - 몸치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선수였습죠. 개발질의 명수요 헛발질의 대명사 였습니다. 소뒷발에 쥐 밟히듯 엉성한 어시스트로 인해 한골이 들어가자 공격포인트 운운하며 여자 스텝주변을 맴돌았지만 싸늘하고 냉담한 그녀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후반전에 교체 되었습니다. 그것을 만회하고자 뛰어든 농구게임.. 멋진 레이업슛을 시도하고자 했던 그는 상대 선수의 가벼운 차징으로 인해 아스팔트 바닥에 두바퀴 굴렀으며 손바닥이 찢어지는(살짝 긁힘-왠 압박붕대??) 부상을 당해 또 후반에 교체 되었습니다. ㅜ.ㅜ
-음주가무부분
1위 - 유정씨(스틸, 성을 까먹어 죄송합니다) - 간드러진 목소리로 뭇남성들의 넋을 빼놓았으며 급기야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를 만드신 성희롱의 대가 감독님자리에 초빙되어 자리가 끝날때까지 총애(?)를 받으셨습니다.
2위 - 이만희(작가) - 놀라운 가창력으로 이름모를 노래와 야한 안무로 열창하신 우리의 작가 선생님. 뭇 여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유정씨이외에 유일하게 앵콜을 받음. 이만희 작가 선생님의 현 직업은 여자대학 교수임. 걱정됨.
3위 - 이정인(배우) - 뮤지컬 배우답게 화려한 무대 매너와 멋진 가창력으로 꼰대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음. 노래한곡 하셔야죠 라는 권유에 부끄러워하며 발을 빼시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무대를 보여주셨죠. 최우수 내숭상. 축하 드립니다.
그외 고사 & MT를 빛낸 BEST 사건
*"잘 모르겠는대요" 를 연신 외치던 우리의 호프 동근이가 여행중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3VS3 농구게임에 합류 놀라운 농구실력을 보여줌. 양동근 이한림(정진영 매니져), 조감독 같은편을 먹음. 조감독이 몸치의 대가임을 확인한 양동근, 그 이후 조감독에게 패스를 회피함.
* 한채영의 불참소식에 일찍 자리를 뜨신 배우및 스텝명단 공개 "더이상 있을 이유가 없으시다며 일찍 자리를 뜨신 이만희 작가 선생님, 눈뜨자 마자 사라지신 임재영 조명기사님, 불참소식을 전해들은 조성우 음악감독님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태국으로 날아가심.
* 고사가 끝나고 뒷풀이를 시작하자마자 버스기사님 두분과 글라스에 소주를 드신 서원삼 스틸 기사님 그 직후 부터 다음날 출발전까지 모습이 안보이심.
* 사회자의 독재속에 단 한곡도 노래를 부르지 못한 아트디렉터 이민복 실장님. 뒷풀이 도중 행방불명되심.
* 씨엔 필름팀의 해병대 정신에 모두 탄복함. 장윤현 감독님 이창준 피디님 박인정 홍보팀장님이 노래를 부를때마다 나오던 어설픈 백댄서들(김진아,박인선,박지숙,전숙현) 무지 안스러웠음. ^^
* 역시 우리 조감독들은 외모(만)보고 뽑은게 틀림 없습니다. 조감독님들 우린 노랜 부르지 맙시다. 윤미군, 명인군 우리 한달에 한번은 노래방가서 연습좀 하세나.. 내가 쏜다.
-날씨가 무척이나 쌀쌀해졌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스텝님들 옷 두툼히 입으시고 발가락 동상 조심 하세요. 참 그리고...형사역활을 맡으신 배우님들 로케이션부분을 전반부에 빨리 찍자고 해서 "노력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만 형사역활은 90%가 세트분량 입니다. 너무 걱정 마소서. ^^;
-요즘 회사 옥상에서 야구 하는게 유일하게나마 낙이라면 낙입니다. 라이타를 켜라 장항준 감독님에게서 연출공부보다 야구공부를 더한듯 보이는 김희찬조감독군의 지도아래 열심히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만 서른개 정도 던지면 어깨가 저려옵니다. 희찬군은 제가 공만 던지면 뒤에서 키득 대고 웃곤 하는데 언젠가 뒈지게 맞을것 같습니다. 저 승질 드럽거든요 ^^... 혹시 신경만 조명기사님팀중에 이글을 읽으면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십시요. 정말 100만원빵 게임을 하는지.... 경만이형! 야구는 덩치로 하는게 아닙니다!
-행복한 마지막 시간이 막을 내리던 오늘, 세상의 어느곳에서도 실질적으로 편재되지 못한 우리 스텝들의 초상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홍천을 빠져나온 직후부터 서편 하늘에 번진 석양빛을 이마로 맞받으며 무작정 떠오르는 생각들... 이 세상의 온갖 미물스러움과 속물스러움이 영원히 계속되는 현장으로 들어가는 바로 전 단계, 극단적인 그 현장이 매순간이 발에 밟히는것 같은지.. 알콜과 소란으로 위로 받으려는 우리스텝들의 어둡지만 다부진 표정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자, 이제 시작이군요. 뭐 설마 끝이 없겠습니까... 서로를 얼러주고 감싸주며 위로하다보면 금방 끝이 나겠죠. 화이팅 한번 외칠까요?
눈으로 읽기만 했는데
귀로 들은것 같꾸
또 제가 MT현장엘 다녀온듯한...
오늘도 여지없이 도장 찍고 갑니닷
쾅 쾅 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