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만드세요...

leeariel
2003년 01월 02일 10시 47분 29초 3112 3
벌써 2003년 1월 2일이군요.....
제작년(벌써 제작년이네요) 12월 말에..귀여워는 모두 당진 작은 바닷가에 있었는데....
벌써 1년 하고도 며칠 지나버렸네요...
그땐 지금보다 훨씬 우울한 마음으로.... 함께 있었습니다.
캐스팅도 힘들고 파이낸싱도 힘들고 해서 영화를 잠시 중단했던 시기였죠.
자 잠시 쉬자....하면서 여행을 갔던 곳이 당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난 오늘까지 무사히 가고있네요...

그리고 일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하 심란하여 자동차로 미국을 종단하고 돌아오니
흩어졌던 귀여워가 다시 모여있었고
6월 월드컵 열기에 맞춰 청년에서 튜브로 이사를 왔고
스탭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서늘한 바람 부는 9월 어느날 촬영을 시작했더랬습니다.

시간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벌써 촬영은 40회차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느리다 느리다 하면서도 어느새 40회라니 놀랍습니다.

2002년 12월 마지막 촬영을 바닷바람 휭하니 부는 인천 작은 화수부두에서 했었더랬습니다.
작은 마을 집집마다 요상스런 색깔의 조명을 치고
요란스런 옷을 배우들에게 입히고 나니
동네가 갑자기 사창가가 되어버렸습니다. (맞은편에 파출소 있는 것만 빼면...헤헤)
우리에게 집을 빌려주신 아주머니들은 자기 집에 사창가로 바뀌었는데도 아랑곳 안하고
자기들끼리 모여 술을 한잔 하신 모양입니다.
저쪽에서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몰려오시는게 심상치가 않습니다.
제작팀에 가서 한마디 할라치니까..
알어알어.. 우리 조용하래... 까르르..까르르.. 저기 우리집이야... 오늘 우린 어디서 자나..
하시더니.. 추운데 고생이야...하시면서
한사람에 하나씩 귤을 주시고는 가십니다.
까르르 아줌마들이 휭하니 지나가고 나니
제 손에는 귤이 다섯개나 있습니다.
독고다이 경환부장님이 말합니다.
"인심이 좋은 동네야.."

바닷바람 맞으니 감기에 걸렸습니다.
콜록대고 훌쩍거리고 끙끙댔더니 아빠가 한참 나를 보다가 방문을 닫고 나가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아프지 않는 것도 실력이다. 자기몸도 관리 못하면서 많은 사람을 어떻게 챙긴다고..끌끌......"
아빠는 가끔 제 가슴에 그렇게 대못을 박곤 합니다. 흑...
아프지 말아야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복은 자기가 만드는 거라고.... 누군가 그랬었지요...
새해에는 복 많이 만드시면서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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