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지막 촬영

jelsomina jelsomina
2001년 08월 25일 16시 58분 54초 3855 1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마지막 녹음을 하고 돌아오는 상우와 은수

은수 : 이제 뭐할꺼야 ..이 일도 다 끝나가는데
상우 : 무슨말이야
은수 : 다 끝나간다구
상우 : 뭐가 ? 뭐가 끝나가는데 ?
은수 : 다 끝나간다구 ..내말 못들었어 ?

...^^

작업이 끝나가면서 영화속에 나온 대사들을 스탭들이 즐겨 사용할때가 있죠 ...

그런거였습니다

"이 일도 다 끝나가는데 뭐할꺼야 "
"그러게요 ..."
...한숨 ~

그런데 일이 생긴거죠
아비드 편집을 하게 되면서 편집화면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고
확인해야 할 곳들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것 같습니다

촬영중에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곳은 러쉬를 봤는데
그러지 못한곳이 있었나봐요

일본 측에서 프린트로 믹싱을 하고 싶다고 해서
프린트를 떴는데 ..그거 확인중에 에러를 발견한거죠

낼 모레 믹싱만 하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이럴때 가장 힘든게 사람들 모으는 일이더군요

호주 파리에 가 있는 배우들 불러오고
촬영 조명 녹음 .. 미술. 의상.분장 ..
다들 다른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모아 다시 팀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  

촬영감독님은 결국 영상원 입시 2차 전형에서 빠져야 했습니다

뭐 그게 대표적인 예일 뿐이고 ..
다시 봄날팀을 모으는 일로 난감해 지셨던 분들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

우리가 촬영가능한 날짜는 22 23일 딱 이틀 ..
이날 촬영을 못하면 정말 대형사고가 나는거죠 ..

근데 촬영에 데인 전 촬영지에서는 촬영허가를 안해주고
이미 한번 뒤집어 놓았던 오픈 세트에 배우랑 장비가  다시 들어가야 하는 상황까지도 ...
동네 주민들도 반대하고 ..

3일동안 정말 전쟁을 치르듯 준비를 하고
동해시로 가는 당일까지도 촬영허가가 되지않았었습니다

이동하면서 스탭들간에 전화가 난리가 나고
가는중에 일기가 심상치 않아서 비까지 온다고..
비가 올 경우.. 연결씬까지 다시 찍을 생각으로
지태씨까지 서울서 대기 ..
생각치 못했던 연결 의상문제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협찬사 창고에서 서울로 옷이 보내지고 ..

물론 그날 밤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촬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주민들도 마지막까지 잘 참아주었죠

그게 첫날 촬영

다음날 수색역 촬영까지는 잘 끝났는데
허가를 해줄것 같았던(?) 모 방송국 측에서 촬영1시간전에
허가를 취소한겁니다 ..-_-;

정말 한순간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
...

다음날 아침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영화를 만드는 공정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서 에러가 나면 .. 다시 찍어야 합니다
그런경우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수 있겠지만 ..

180 컷밖에 안되는 영화에서는 다시 찍는 수 밖에 없죠..

찍었던걸 다시 찍을땐 참 흥이 안납니다
감독도 배우도 .. 다른 모든 스탭들도 그렇겠죠

콘티도 바뀌고 느낌이 바뀌고 .. 연기가 바뀌고
작은 변화가 크게 느껴집니다

언제한번 시간나면 촬영하면서 느겼던 것들을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잠시나마 편하게 있을수 있는 시간이 참 고맙습니다

지금도 문제는 있죠
편집실에서 믹싱쪽으로 넘어간 사운드 하드디스크가 그 쪽 본체에 연결이 안된다고 연락이 왔거든요 ..^ ^ 다시 해보기로 하고

이젠 이럴땐 그냥 웃고 기다립니다
다시 연락이 올때까지

뭐 많은 일들이 지금도 해답을 못찾고 진행중입니다

영화를 만든다는거 .. ..
같이 생각해보죠
















































젤소미나 입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iki
2001.08.26 07:22
진짜...힘드시겠어요...으휴~...
의상연결..이미 의상은 반납했을테고...시상에 그런일이있었다뉘...ㅡㅡ;;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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