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그림에서 무성영화 상영회가 있습니다.
관람 신청 : https://forms.gle/N4STCmobv6m2gH5j7
[소리가 벌써 도착하였나?]
11.2 ~ 11.10
영화에서 이미지와 사운드는 언제나 동시적이지 않았다. 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되기 시작했을 때, 영화는 이미지의 데쿠파주를 통해 이뤄낸 미학의 정점에서 내려와야 했다. 무성영화는 발성영화와의 비교 속에서 때로는 단절된 역사의 한 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앙드레 바쟁은 무성영화에 들어있는 몇몇 영화적 가치는 유성영화에서도 살아 이어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무성영화와 유성영화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양자 사이에서 영화적 표현들의 구상상, 양식상의 동족들을 발견하는 것이라 말한다. 무성영화를 특정한 기술적, 문화적 환경에서 가능했던 효과들로 바라볼 때, 우리는 무성영화를 현행적인 것으로 맞이할 수 있다. 여전히 많은 것들이 가능했던 그 지대에서.
소리 혹은 대화가 없다는 것, ‘non talkie’라는 점은 하나의 속성일 뿐이며 그것이 무성영화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무성영화는 영화를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화면의 벡터와 몽타주, 가변적인 영사 속도 등 무성영화에서만 유효했던 어떤 관습들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무성영화를 영화의 역사라는 장에서 계보학적으로 살펴보는 대신 스타일과 장르라는 범주에서 톺아보려 한다. 쥘 마레의 크로노포토그래피, 독일 영화 및 사진 산업 전시회 Kipho(kino und photo)의 광고로 제작된 줄리어스 핀쉐어&귀도 제버의 광고영화, 그리피스와 르네 클레르의 영화를 비롯한 무성영화 시대의 극영화는 화면의 벡터를 주요한 표현 방식으로 삼는다. 무성영화의 코미디 또한 독특한 매력이 있다. 소비에트 몽타주론과 할리우드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합친 <체스 열기>가 대표적인 예시다. 한편 탈 것이 등장하는 무성영화들을 모아볼 수도 있겠다. 조르주 프랑주와 앙리 랑글루아가 공동 연출한 <Le metro>는 파리 전철 역사의 리듬과 기차의 속도를 표현하기 위해 화면의 벡터와 충돌 몽타주를 활용한다. 더불어 아벨 강스와 그리피스처럼 무성영화의 걸작을 남긴 이들뿐 아니라 벨기에의 실험영화감독 찰스 드쾨켈케어와 같이 그간 잘 소개되지 않았던 무성영화의 총아들을 소개한다. 유성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미조구치 겐지의 무성 영화는 유성영화보다 거칠고 튀는 네러티브를 보여준다. 프로그램 4에서는 유지완 작가의 연주 퍼포먼스와 함께 영화를 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현장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 또한 무성영화를 복원하는 하나의 방식일 것이다.
프로그램 3
11월 9일 (토) 19:00
1900년 하계 올림픽 (에티엔 쥘 마레)
1900 | B&W | 7min | Chronophotography
하얀 불꽃 (찰스 드쾨켈레어)
1930 | B&W | 11min | Documentary
베를린 여행 (오스카 메스터)
1910 | Monochrome (tinted) | 6min | Documentary
주사위 성의 미스터리 (만 레이)
1929 | B&W | 20min | Experimental
라우디 앤 (알 크리스티)
1919 | B&W | 24min | Fiction
프로그램 4 *유지완 작가 퍼포먼스
11월 10일 (일) 19:00
마네킹-파편들 (모리츠 스틸러)
1913 | B&W | 5min | Fiction
튀브 박사의 실수 (아벨 강스)
1915 | B&W | 14min | Experimental, Fiction
Le Metro (조르주 프랑주, 앙리 랑글루아)
1934 | B&W | 11min | Documentary
KIPHO (줄리어스 핀쉐어, 귀도 제버)
1925 | B&W | 4min | Experimental
에마크 바키아 (만 레이)
1927 | B&W | 16min | Experimental
불가사리 (만 레이)
1928 | B&W | 6min | Experimental
연주 퍼포먼스 작가 소개
유지완
영화이론을 전공했고, 여러 매체를 가로지르는 소리에 관심이 있다. 최근 필름이 사라진 조선 무성영화와 남겨진 변사의 음반에 대해 연구하고 <Muteunmute>라는 제목의 전시/퍼포먼스로 발표했다.
문의 : info@sorigrim.org
관람 신청 : https://forms.gle/N4STCmobv6m2gH5j7
소리그림(sorigrim)은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예솔비, 김지환, 손구용, 강예은, 김병규가 작업을 하는 작업실이자 정기적인 무빙이미지 상영회와 워크숍을 여는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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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들려보시면 자기에게 꼭 필요한 어떤것을 건질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