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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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hal9000 hal9000
2013년 06월 14일 05시 18분 34초 79121 3

 

1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을 본다.

이미 두번째지만 아무 상관 없어.

난 이번엔 딸거니까.

하지만 불합격이랍니다.

그렇게 면허증 재수도 떨어졌습니다. 

줄을 밟고 넘어가서 풀까지 건드렸으니.

 

다음에 면허를 딸 수 있을지 없을지 가르쳐 주세요.

 

 

2

"글쎄요, 전 베끼지 않았어요."

"근데 왜 '글쎄요'라고 하세요?"

 

이 다음 말을 어떻게 받아야 될 지 가르쳐 주세요.

 

 

3

북유럽. [부규럽] vs [붕유럽]

 어느 국어 선생님께 여쭤 봤더니 둘다 맞다고 하시는데..

'부규럽' 으로 말하는 사람으로서 그 꼴은 못 보겠습니다.

맞는 발음 알려 주세요.

 

 

4

맨 뒷자리 vs 멘 뒷 자리

맞춤법 가르쳐 주세요. 

 

 

 

5

이건 좀 된 얘긴데.

엄청난 굉음에 왼쪽 차창 밖을 바라봤어요.

버스 멘(맨) 뒷자리 왼쪽 창가에 앉아있으니 왼쪽 시야는 가림이 없죠.

장마 때라 낮부터 어둡고 좋아요.

빗 방울들이 듣더니 버스 차창에도 송송 흘러내려요.

그 사이로 엄청난 굉음이 보여오기 시작해요.

탱크에 쓰이는 궤도로 커다란 포크레인이 후덜덜하게 굴러 지나가고 있었어요 -

그 쇳덩이 포크레인 커다란 삽에는 흙이 한가득하네요.

진동으로 흙가루가 떨어지기도. 떨어뜨리며 갑니다.

그런데 그 나아가는 쇳덩이의 커다란 삽에. 흙더미 안에 눈이가요.

유심히 봤더니 거기에 잘 피어 있는 꽃이 한 송이 있네.

그 쇳덩어리가 꽃 한 송이를 지켜주듯이 안고 가고 있는데

버스가 출발해서 포크레인을 지나쳐가고 있는데

그 꽃이 붉었다는거 말곤 뭐 였는지 모른채 지나쳐 가고 있는데

 

그 꽃이 무슨 꽃이였는지 가르쳐 주세요. 

 

 

 

6

술집에 있으면 생각보다 잡상인이 많이 드나든다.

우리나라는 떡을 참 좋아한다.

망개떡을 사서 그 자리에서 안먹고 봉투를 달라서 거기 넣어왔다.

막차의 스릴 속에 스무개의 지하철 역을 지나는 동안 망개떡이 든 비닐봉투를 들고 있었다.

달랑달랑 거리며 환승을 두번하고 미어터지는 지하골목들을 거치면서도

중요한 건. 나는 떡봉투를 악착같이 쥐고 왔다.

집에와서 망개떡을 꺼냈는데.

뭐 그냥 이파리 떼고 먹었는데 맛있더라.

 

망개떡이 뭔지 가르쳐 주세요. 정확하게  (내공 냠냠 신고)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DI
2013.06.19 11:10
잘 지내나 할
Profile
hal9000
글쓴이
2013.12.23 16:30
네.. 안녕하시죠?
Profile
kinoson
2014.03.17 13:10
1. 저 한달전 드디어 면허취득 했습니다 (염장)

2. 글쎄요...

3. 저도 모르지만 저또한 부규럽파 입니다.

4. 맨 뒷자리파 입니다.

5. .........붉은 꽃

6. 망개떡은 망개잎으로 싼 떡입니다.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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