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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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네 명의 친구에 대한, 오해

ty6646
2008년 01월 07일 00시 49분 22초 1791 5
한친구는 내가 외지에 나오고나서 나에게 전화한통 해주지 않는다.
10년 동안, 내가 수백번 하는 동안 단 한통의 전화도 없다.
95%이상 내 전화를 씹지 않는 넘이 왜 한번도 전화를 해주지 않는걸까

한친구는 거의 매일밤 전화를 해왔다. 술사줘, 배고파, 옷사줘, 심심해...
그러나 그 친구는 6개월만에 내게서 도망갔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와 잘안되어 힘들때 나를 위로 해주었는데,
나중에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놀다가 차버리고 다른 여자랑 사귀더라.

한친구는 가끔 전화를 해온다. 내가 수백번 전화를 하면 80%는 씹어대지만
그래도 가끔은 전화를 해온다. 다만 자기 용무가 있을때 뿐이고
아무 이유없이 그리움하나만 가지고 전화해준 적은 단한번도 없다.

한친구는 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내가 멜 보내기를 잠시 잊어버리면 저쪽에서도 멜이 없다
그러다가 내가 다시 멜을 보내면 답멜이 날라온다.
혹시나해서 다시 멜을 안보냈더니 3년이 지나도 답멜이 오지 않는다.



어느 놈이 가장 나쁜 놈일까?
내 생각엔 네 놈 다 나쁘지 않다. 내가 기분나빠할뿐, 실제로 그들은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분상할정도로 나를 가슴안에 품고 살고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가슴에 품고 살다보니 괜히 나혼자 기분나빠진 것일 뿐이고
이따금씩 외로움이 지나칠때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그들을 나쁘게 생각해버리고 만 것이다.
그들은 나쁘지 않다.


내가 그들을 가슴에서 덜어만내면 그들은 평범함 사람들일 뿐이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8.01.07 01:40
친구에게 너무 많은 기대 하지 않는 것...

그냥 편하게 생각나면 전화하고
생각나면 시간되면.. 한잔하고..

어느 듯 그렇게 살아가는 자신을 보면
나이가 먹어 가나봅니다.
JULIE
2008.01.08 02:17
요즘 저도 친구들에 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 글을 보니 괜히 눈물이 나네요..;;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란 말이 있죠..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친구들에게 바라는 것도..해주려는 것도 없는..

단지 아는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걸..시간을 함께 했다는 편안함으로
몇마디 더 할 수 있는.. 그들을 친구라고 부르게 됐네요..

내가 잘못 살은걸까요..
안그런 사람들이 제대로 살아온 걸까요..
doggy4945
2008.01.08 16:09
다들.. 평범한 사람들 인것 같은데요. 솔직히 다 나쁘기도 하고 평범하기도 하고 그렇죠.. 원래 다 자기 필요할때 쓰고 버리고 하니까 뭐..; 그래서 전 사람같은거 잘 안믿는데. 얘기도 별로 안하고.. 오히려 상처받기 싫으니까 나도 똑같이 필요할때만 잠깐 연락하고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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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woun
2008.01.09 07:22
저도 제 자신을 외톨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님처럼 상처 받기 싫어서 그냥 아는 사람 봐도 못 본척 하고
눈 마주치면 그냥 고개 끄덕이는 정도...
제가 숯기도 없는데다 특출한 재능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괜히 사람들 틈에 끼면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고 나 자신만 상처받기에 ㅋ.
Profile
taira
2008.01.10 20:48
먼저 연락을 했었고 답변이 없어도 꼭 연락을 했었는데,,
그게 필요에의해서든 안부를 전하는 것이든 연락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겠지'라는 걸로 변해가더라구요.
어쨌든 저리 마음을 먹고 나니 한결 편하더군요;;
그리고 설상가상 그나마 1년에 한 두번 연락하고 지내던 사람들과는
정말 연락이 뚝 끊겼습니다;; 참=_=;; 이것도 그러려니 하니 편하네요 ㅎㅎ
그래도 하나 하나 소중한 인연이니만큼 좋은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인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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