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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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am 12:06

kinoson kinoson
2008년 01월 06일 23시 38분 28초 1763 2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중 한명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3시간이 넘게 술자리에 마주앉아 있지만 딱히 할말이 없다

"힘내세요" "올해는 다 잘될거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 어느것도 상황과 맞지 않다는걸 깨닫고 그저 술잔이나 비지않게

열심히 따라주고 나도 따라먹고...

한참만에 그 사람이 입을 연다...

- 씨발 진짜 좃같네..

- 그러게요...

시켜놓은 안주는 이미 차게 식어버렸고....

다시 데워달라기에는 양이 너무 적게 남아있고...

주변 테이블에는 사랑을 속삭이는지...

아니면 술집안이 너무 추운지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커플들이 보이고....

시바...합체로봇인줄 알았네.....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오는길....갈증이 나고 속도 타서 동네 슈퍼에 들렀다

오랜만에 보는 "쿨피스" 이게 아직도 나오는구나...

900원 이란다....이넘도 어느덧 고급 음료수가 되어있구나..

쿨피스 마저도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앞질러 가는구나...

라는 미친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왔다....

괜히 쿨피스가 건방져 보였다....
[불비불명(不蜚不鳴)]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GloomySunday
2008.01.06 23:42
요쿠르트는 언제나 겸손한데...
Profile
sandman
2008.01.07 01:38
ㅋㅋㅋ.
예전에 집에 오는 데..
전봇데가 우두커니 서 있어서..
이 건방진 넘이..
하며 이단 옆차기 날린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반사력으로 인해 아마 2m(뻥 보태서) 날아 간 기억이 납니다.
팅겨가지고..
얼마나 아팠던 지..
지금도 가끔 전봇대 보면 간간이 나는 생각...

쿨피스가 갑자기 먹고 싶네요.

아..
겸손한 요구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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