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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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너를 기다리는 동안

vincent
2004년 03월 25일 16시 28분 49초 1087 4 3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욱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중에서


요즘에 너를 생각하면 저절로 저 시가 떠올라.
1시간하고도 20분쯤 후면 너를 만나는구나.
벌써부터 나는 너에게 가고 있지.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노란 버스는
내 가슴에 쿵쿵거리지.

오늘은 제발 내 말을 믿어주렴.
'코미'는 '달나라요정'이 아니라 '별나라요정'이란다.

사랑하는 조카야. --;;;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ilbob
2004.03.25 18:46
ㅋㅋ. .. 조카와의 전쟁 시작이로군요.. 제방엔 두마리나 있답니다.
언제 한번 대리모의 진수를 보여드리지요~
uni592
2004.03.25 19:19
옛날에 숙제 안해놓고 과외선생님 기다리면서, 창밖을 내다볼때 쿵쿵거리던 제 가슴 같은 걸까요?
hkchohk
2004.03.26 14:19
아름다운 시예요.
vincent
글쓴이
2004.03.26 23:41
위의 세 분께 모두 '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덧붙여...
(바로 아래 글, 리플 달기도 뻘쭘, 안달기도 뻘쭘하여)

저 남자인 척 한 적 없습니다.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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